자연과 역사를 만나는 길, '한양도성 현장유적박물관'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19.05.30. 16:58

수정일 2019.05.31. 10:35

조회 2,903

남산공원 입구 한양도성

남산공원 입구 한양도성

남산 푸르름이 점점 짙어가는 5월, 남산 정상에서부터 한양도성 길을 따라 숭례문까지 걸었다.

1396년 조선은 새로운 수도 한양에 전국의 백성 약 20만 명을 동원해 한양도성을 건설했다. 자연의 지형을 거스르지 않게 산이 있으면 산 정상보다는 좀 더 바깥쪽으로 쌓았다고 한다. 98일이란 짧은 시간에 18.6km를 완공했다고 하니 조상들의 지혜와 노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잠두봉 포토 아일랜드 전망대에서 찍은 서울 파노라마 전경

잠두봉 포토 아일랜드 전망대에서 찍은 서울 파노라마 전경

한양을 둘러싼 4개의 능선을 따라 쌓아진 한양도성은 도심의 경계 역할을 하고 외부로부터 침략을 막는 역할을 했다. 지난 623년 동안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근현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마주한 한양도성, 도성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한양도성 복원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도성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한양도성 복원장면을 볼 수 있었다

도성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한양도성 복원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에서는 남산 회현 자락에 있는 일제강점기 옛 조선신궁 배전터 분수대 등 한양도성 문화재 수리 현장을 4월 24일부터 6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사전 예약한 30명에게 한시적 공개를 하고 있다.

복원되는 한양도성 모습

복원되는 한양도성 모습

남산 조선신궁터에서 한양도성 성벽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변변한 기계도 없을 때 저렇게 큰 돌을 어떻게 옮겨와 성벽을 쌓았는지 놀라웠다. 복원되는 성돌에서 한양도성을 쌓은 태조, 세종, 숙종, 순조 때의 모습을 다 볼 수 있었다.

조선신궁 배전터에서 작업하시는 분들도 만났다. 시굴조사를 할 때는 성벽의 흔적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전터를 파다가 성벽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높은 성을 쌓기 위해서는 비계가 필요하고 비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나무기둥(목주)이 있어야 하는데 109개 정도 목주의 흔적도 발견되었다고 전해 들었다.

문화재 처리팀 작업 모습

문화재 처리팀 작업 모습

문화재 수리 보존과정은 예비조사-손상지도 만들기-초음파 검사를 통해 풍화된 정도를 측정하고 구체적으로 보존처리에 들어가게 된다. 바닥부분, 성의 앞부분(면석), 성벽의 상면 이렇게 세 곳의 보존처리를 하게 된다. 성벽은 오랫동안 묻혀있었기 때문에 습식세척작업을 하고 돌이 깨지거나 이런 부분은 석조문화재 보존처리를 위한 합성수지로 때우고 다른 색깔과 색 맞춤작업까지 한다.

현재 도성구간은 1차 습식 세척까지 마친 상태로 발굴 당시의 모습 그대로다. 이곳에 현장유적박물관이 세워진다고 한다. 현재 있는 유적들이 잘 복원되고 보존되어 우리의 역사를 후세에 알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좋겠다.

한양도성길에서 만난 병꽃, 금낭화 등 예쁜 꽃들

한양도성길에서 만난 병꽃, 금낭화 등 예쁜 꽃들

발굴 현장을 보고 좀 쉬었다가 남산공원 쪽으로 내려왔다. 600여 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서 서울의 도심을 품고 있는 한양도성, 특히 남산(목멱)구간은 봄가을엔 꽃과 단풍이 도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니, 가볍게 걸으며 서울의 자연과 역사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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