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둘째·넷째 토요일엔 ‘모두의 시장’...첫 날 풍경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9.06.05. 13:27

수정일 2019.06.05. 18:45

조회 2,630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 오후 1시~6시, 문화비축기지에서 ‘모두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 오후 1시~6시, 문화비축기지에서 ‘모두의 시장’이 열린다

마포 문화비축기지에 특별한 시장이 개장했다. 지난 5월 25일, 서울시는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 마당에서 2019 첫 번째 ‘모두의 시장’이 열렸다. 모두의 시장은 자원의 순환을 생각하는 시장, 지역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시장, 지구·동물·인간 모두를 위한 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일상의 생활방식을 공유하고 참여하는 시장이다.

모두의 시장 안내문.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며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의 시장 안내문.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며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8년 7월에 첫 선을 보였던 ‘모두의 시장’은 그해 7월부터 10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했다. 당시 총 260여 팀이 참가해 업사이클링, 동물복지, 가드닝, 전기와 화학물질 없이 살아가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구를 생각하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했다. 1만3,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꽤 있었던 모두의 시장이 올해는 기간을 늘려 시민들을 맞이했다.

올해 ‘모두의 시장’은 5월 25일 개장일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매월 2회(둘째·넷째 토요일 오후 1시~6시)로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7월과 8월에는 야시장(오후 4시~9시)도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매월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성’과 ‘순환’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 하나의 소주제를 선정해 그것에 맞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시민 참여 부스들도 선보인다. ▲6월(일상–핸드메이드), ▲7월(생활-손작업), ▲8월(마을–가족), ▲9월(친구–취향), ▲10월(가족–반려동물), ▲11월(몸–건강), ▲12월(산타–선물)이라는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체험 부스에서 볼펜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체험 부스에서 볼펜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5월의 ‘모두의 시장’은 ‘지구-재사용’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재사용, 수공예, 자유 제안, 기획체험, 먹거리, 설거지 존, 휴게공간 등 옹기종기 다양한 부스들이 모여 시민들을 맞이했다.

이날 체험 부스에서는 하바리움 볼펜과 크리스탈 볼펜 만들기, 전통한지 꽃 부채 만들기가 진행 중이었다. 각 부스 당 5,000원을 내면 자신만의 특별한 볼펜과 부채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작할 수 있었다.

재사용 구역에선 일상에서 쓰임을 다한 물건의 가치와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마포·은평·서대문구 주민들이 재상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존에 사용했던 것들부터 새롭게 디자인하여 재창조한 물품까지 다양했다.

모두의 시장에서 제품을 구경하는 시민들(좌),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수공예품(우)

모두의 시장에서 제품을 구경하는 시민들(좌),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수공예품(우)

수공예 구역에선 핸드메이드를 기반으로 한 창작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해 주는 천연 가습기를 비롯해 모스 전구 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수공예품들이 다수 전시됐다.

‘모두의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한 시민은 “아이와 함께 나들이 겸해서 이곳에 왔는데 이런 시장이 있는 줄 몰랐다. 둘러보다가 나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서 좋다”면서 만족스러워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거리가 넘치는 모두의 시장

금강산도 식후경. 먹거리가 넘치는 모두의 시장

시장에서 먹거리를 빼놓을 순 없는 법. 먹거리 구역에선 직접 기른 재료나 직접 조리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떡꼬치, 새우 크로켓, 김밥 등 다채로운 먹을거리들이 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식품 관련 제조업 또는 요식업 허가가 있는 이들이 음식을 판매하니 더 믿음직했다.

모두의 시장에서는 제로페이 결제도 가능하다

모두의 시장에서는 제로페이 결제도 가능하다

‘모두의 시장’에서 판매하는 물품들은 현금 혹은 카드가 없어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제로페이’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비추면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모두의 시장에선 일회용 용기 대신 시민이 직접 설거지할 수 있는 셀프 설거지 존을 설치했다.

모두의 시장에선 일회용 용기 대신 시민이 직접 설거지할 수 있는 셀프 설거지 존을 설치했다.

한편, 모두의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있다. 먼저, 설거지 존이다. 셀프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곳이 먹거리 옆에 있었다. 설거지 도구인 세제 등을 비치해 두었다. 친환경 시장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먹고 사용한 도구들을 버리지 않고 씻어서 현장 스태프들에게 전달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금 불편하지만 환경을 위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환경 캠페인에 동참하는 목적도 있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하는 공익활동인 ‘자유 제안’ 코너도 특별했다. 이 부스는 인근 지역에서 공익 및 사회적경제 활동을 전개하는 팀이 운영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해당 활동을 홍보하고 캠페인을 펼칠 수 있게 했다.

이날에는 문화비축기지 자원활동가 ‘tankU’가 기획한 ‘우리 이웃 길냥이’가 진행됐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나만의 고양이 그림 엽서 만들기’, ‘길고양이 캐릭터와 사진 찍기’ 이벤트도 있었다. 참가한 시민들에게 고양이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했다.

또, 기획 체험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각 달에 맞는 주제에 따라 기획 체험 프로그램들이 바뀐다. 이날에는 미세먼지와 화학물질이 없는 맑은 미래를 꿈꾸는 도시민들을 위한 3가지 프로그램들이 존재했다. 청림 작가와 함께하는 ‘손수건 쪽염색’은 홀치기 쪽염색을 통해 나만의 멋진 손수건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참가비는 2,000원. 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 ‘미니 공기청정기 만들기’ 코너에서는 내 방만큼의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공기청정기를 제작할 수 있었다. 참가비는 2만원.

마지막 ‘자전거 관리 수리워크숍’은 사회적기업 ‘사랑의 자전거’와 함께 자전거 관리법과 수리를 배우는 무료 프로그램이었다. 총 3시간 동안 자전거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문화비축기지 인근에는 공원, 한강 등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다 보니 주목도가 높았다.

문화비축기지에서 모두의 시장과 소풍을 즐기는 시민들

문화비축기지에서 모두의 시장과 소풍을 즐기는 시민들

문화비축기지에서 산책하다가 ‘모두의 시장’을 찾았다는 백발의 시민은 “이곳에서 오래 살았는데, 이곳이 공원이 되고 시장이 열리는 게 신기하다. 10여 년 전만해도 우리 같은 일반인이 오지 못했던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친환경 시장이 열리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석유 보관 장소에서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 공원으로 탈바꿈한 문화비축기지. 그곳에서 친환경적 시장, ‘모두의 시장’이 열리니 의미 있는 조합이다. 실속 있는 물건들도 구매하고 색다른 체험들도 하며 의미도 되새기는 좋은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모두의 시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화비축기지 블로그 혹은 관리사무소(02-376-8410)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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