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이 물씬! '푸른수목원'에서 신록 즐기기

시민기자 이영규

발행일 2019.05.24. 17:30

수정일 2019.05.24. 17:59

조회 3,215

구로구 항동에 자리한 푸른수목원

구로구 항동에 자리한 푸른수목원

어느덧 초여름, 나뭇잎들도 색이 더 짙어졌다. 초여름의 향기가 물씬 나는 곳, 싱그런 습지를 품고 있으며 시원하게 쭉쭉 뻗은 다양한 수목들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서울의 끝자락,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푸른수목원’이다.

2013년에 개장한 푸른수목원은 서울에서 첫 번째로 조성한 시립수목원이다. 10만여 ㎡의 너른 부지에 수생식물원, 억세원, 암석원 등 24개의 테마정원이 들어섰다. 기존 이곳에 있던 항동저수지를 최대한 살려 수목원과 수생식물원을 함께 조성했다. 수목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룬 푸른수목원은 그런 이유로 더욱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 됐다.

푸른수목원 초입에 자리한 잔디광장

푸른수목원 초입에 자리한 잔디광장

푸른수목원에 들어서면 첫 번째로 보게 되는 곳은 푸른 잔디 보이는 잔디광장이다. 수목원 진입로 초입에서 반기는 잔디밭은 항상 뛰어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차지다. 잔디광장 너머로 항동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푸른식물원 탐방은 수생식물원부터 시작된다. 딱히 차례가 있는 것은 아니어도 탐방객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쏠린다. 시원하게 나무데크 길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저수지에 친환경적 습지를 들인 수생식물원은 수목원의 중심부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상징적인 곳이 되고 있다.

나무데크가 들어선 양편으로 갈대와 부들, 수련 등의 수생식물들로 가득 하다. 드문드문 수련이 꽃을 피웠고 팔뚝만한 비단잉어들이 왔다갔다해 탐방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습지에 사는 여름철새인 개개비들의 우짖는 소리도 들린다. 느린 걸음으로 데크를 오가는 발길들이 더없이 한가롭다.

푸른수목원은 수목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뤄 더욱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푸른수목원은 수목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뤄 더욱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수생식물원 끄트머리에 또 하나의 나무데크 길이 나타난다. 물길 따라 보랏빛 붓꽃이 함초롬히 피어난 이곳은 계류원이다. 푸른수목원 조성 전부터 있었던 물길을 재현해 놓은 이곳에서는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에는 계류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수생식물원과도 맞닿아 있어 습지식물인 무늬키버들이 군락을 이룬 모습도 볼 수 있다. 습지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는지 나뭇가지며 잎이 튼실해 보이고 윤기가 흐른다. 새로 돋은 새순에 분홍빛깔 무늬가 있는 이 나무는 습지에 서식하는 키버들의 일종이지만 키버들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멀리서 보면 나뭇잎의 초록, 분홍, 은빛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비친다.

산책로 주변에는 정자도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다

산책로 주변에는 정자도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다

넓은 푸른수목원을 한 번에 다 돌아보려면 지치기 십상이다. 특히 그늘이 없는 수생식물원은 가급적 한낮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목원 둘레 한적한 산책로에는 원두막 모양의 정자가 군데군데 놓여 있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사방이 탁 트인 정자에 기대어 앉아 뭉게구름이 둥실 떠가는 모습도 맘 편히 볼 수 있다.

수목원 산책로 곳곳을 다니며 인증 도장을 찍고 있는 아이들

수목원 산책로 곳곳을 다니며 인증 도장을 찍고 있는 아이들

수목원의 푸르름을 눈에, 사진기에 담아 오가는 발길들이 더없이 한가롭다. 수목원 산책로에서 아이들이 인증 도장을 찍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수목원 곳곳을 빠짐없이 돌면서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고 인증도장도 꼼꼼히 찍으며 자연 속에서 교감하는 모습이 대견해보인다. 여러 곳에서 도장을 찍어 푸른수목원 북카페에 가져가면 식물의 씨앗을 나눠주고 있다. 몰랐던 나무와 화초들의 이름을 익히며 식물의 생태를 이해하게 된다. 재미를 느끼게 되고 자연에 동화되어 감에 뿌듯해진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소확행이 아닐까 한다.

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야생화들이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야생화들이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메타세콰이어가 즐비한 산책로에서는 싱그러운 고향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뻗은 나무들과 야생화가 즐비한 이곳은 오가는 탐방객들이 많다. 수십여 종에 이르는 야생화가 다양하게 모인 꽃밭에는 저마다의 이름표가 달려있어 탐방객들은 지나다 멈춰 서서 꽃향기를 맡기도 하고 이름표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나무 아래 많이 피어난 보랏빛 꽃의 이름은 ‘프란텐시스살비아 트와일라이트세레나데’로 참 길고도 독특한 이름이다. 이곳 산책로에서 자라는 야생화 대부분이 긴 이름을 갖고 있었다.

서양 양식으로 조성한 정원

서양 양식으로 조성한 정원

야생화길이 끝나면 다음으로 영국과 프랑스 등 서양 양식으로 조성한 정원들이 반긴다. 산책로를 거닐면서 나무들 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약식 정원들이지만 눈여겨보면 재미도 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기 좋은 미로원도 보인다. 미로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레타섬의 미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허브원과 활엽수원 침엽수원 등 다양한 테마원을 돌아보면서 이맘때의 나뭇잎은 꽃만큼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한다.

세계 식물을 볼 수 있는 온실이 있는 숲교육센터

세계 식물을 볼 수 있는 온실이 있는 숲교육센터

초승달 모양의 온실은 KB숲교육센터다. 유리로 된 온실에는 키 큰 열대식물과 하와이안 무궁화, 코알라가 먹는 식물로 알려진 유칼립투스를 비롯한 세계의 각종 유용자원 식물을 볼 수 있어 자연공부 하기에도 좋다. 교육적 자원을 활용해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생태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푸른수목원 근처에는 항동 철길이 있어 더불어 산책하기 좋다

푸른수목원 근처에는 항동 철길이 있어 더불어 산책하기 좋다

푸른수목원을 돌아본 다음 잊지 말고 꼭 둘러봐야할 명소가 한 곳 더 있다. 지금은 폐쇄된 항동 철길이다. 푸른수목원 정문에서 왼편으로 돌아 나오면 가까이에 항동 철길이 보인다.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기다란 철길은 한없이 걷고 싶게 만든다. 철길 너머로 울려 퍼지던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릴 듯 옛적 향수도 자극한다. 이제는 시골에서도 이런 철길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푸른수목원은 넓은 만큼 탐방 전 북카페 앞에 비치된 안내 지도를 챙겨 가면 돌아보기가 한결 수월할 것 같다.

소중한 생태계를 보존 유지하기 위해 푸른 수목원 탐방 중에는 몇 가지 지켜야할 사항도 있다. 식물 훼손을 방지를 위해 관람지역 외의 출입을 제한하며 생태계 보존을 위해 식물, 씨앗 채취 제한과 음식물 반입도 제한하고 있다.

푸른수목원은 휴무일 없이 매일 열린 공간으로 관람시간은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이다.6월에는 푸른 수목과 건강한 자연습지를 함께 볼 수 있는 구로구 항동의 푸른수목원으로 떠나보자.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