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이야기로 보는 서울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시민기자 김윤경 시민기자 김윤경

Visit187 Date2019.05.16 09:40

서울기록원 개원을 기념해 ‘시민의 목소리로 듣는 서울이야기’ 강연이 열렸다

서울기록원 개원을 기념해 ‘시민의 목소리로 듣는 서울이야기’ 강연이 열렸다

1990년 생 그녀가 떠올린다. “꿈에서 어떤 남자와 걷는 꿈을 꿨는데 깨어나 보니 몇 년 전에 얼굴만 아는 사이인 지인이었다. 홀린 듯 SNS로 찾아 만나보니 서로 좋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렇게 우린 결혼한다” 서울 길거리에서 만난 그녀가 영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페이스북에서는 축하한다, 신기하다는 댓글이 외국어와 한글 모두 달려 있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많은 서울 시민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고 생각할까?

‘휴먼스 오브 서’울 페이스북에 소개된 90년생 여성의 결혼 이야기 (출처 : 휴먼스 오브 서울 페이스북)

‘휴먼스 오브 서울’ 페이스북에 소개된 90년생 여성의 결혼 이야기 (출처 : 휴먼스 오브 서울 페이스북)

2013년부터 서울에서 만난 사람 이야기를 듣고 그 모습을 담고 있는 ‘휴먼스 오브 서울’, 그들은 2,000여 명을 인터뷰했고 2018년 말까지 1,500여 개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순간순간 기억을 모으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각자 책 한권을 품고 있다. 두께는 저마다 달라도 스토리는 모두 흥미롭다.

2,000명 넘는 서울시민을 만나고 그 기억을 기록하고 있다는 ‘휴먼스 오브 서울’ 이들에게 서울 시민들을 만난 기억은 어땠을까. 5월 15일 서울기록원의 정식 개원을 기념해 열린, 휴먼스 오브 서울의 ‘시민의 목소리로 듣는 서울이야기’ 강연에서 이들을 만났다.

서울시민 인터뷰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휴먼스 오브 서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시민 인터뷰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휴먼스 오브 서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휴먼스 오브 서울(Humans of Seoul)’은 2013년 11월 두 명이서 시작했으나 현재 본업이 다른 22명 정도가 속해 있다고 한다. 인터뷰 인물을 정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서울시민들을 만난 이야기를 SNS에 올려 다양한 생각을 듣는다. 나이와 직업 등은 묻지 않는다. 오로지 그 사람의 이야기로만 공감하자는 것이다.

“요즘 영상도 많이 하지만, 우리가 잘하는 글과 사진으로 끝까지 가보자고 생각했지요. 인터뷰 때 영상은 더 부담스러워 하시니까요. 오히려 변화를 주지 않은 점이 더 끌렸을 지도 모르겠네요.” 휴먼스 오브 서울 박기훈 디렉터의 말이다.

강연자로 나선 ‘휴먼스 오브 서울’ 운영자들

강연자로 나선 ‘휴먼스 오브 서울’ 운영자들

휴먼스 오브 뉴욕 페이스북을 본 게 계기였다. 처음 시작한 친구와 둘이서 길에서 인물을 섭외하고 사진과 인터뷰, 번역까지 매일 해야 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서울의 인상이요? 겉은 바싹하지만 속은 말랑하다고나 할까요? 느낌상 차가워 보이지만 진짜 친절하거든요.” 서울시민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박정원 씨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과 인터뷰방법, 팁 등을 들려줬다.

서울시민은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려할 줄 알았는데, 웬걸, 무척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없어서,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장소는 서울이라면 다 좋지만 앉을 곳이 있고 사람들이 많은 곳이면 다 인터뷰 장소가 되었다.

시민 개인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모여 서울의 이야기가 된다

시민 개인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모여 서울의 이야기가 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어떻게 내밀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좋은 질문이야말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든다. 평범해 보이는 서울시민들 한 명 한 명 모두 비범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걸 아는 순간, 설렜다.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운 그들의 말투 등을 그대로 전달하도록 알맞은 단어 선택을 해야 하죠.” 서울시민들 이야기는 SNS를 타고 세계로 나가기 때문에 번역도 상당히 중요하다.

5월 15일 서울혁신파크 내 서울기록원이 정식 개원했다

5월 15일 서울혁신파크 내 서울기록원이 정식 개원했다

서울기록원 박지현 연구사는 “개인적으로 삶을 기록해 남긴다는 강연자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앞으로 더 많은 서울시민들의 이야기를 남기는 일에 힘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했다.

박지현 연구사는 “휴먼스 오브 서울의 활동이 있는 그대로의 서울시민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그런 시민의 이야기가 모이는 게 바로 서울의 모습이겠다고 생각해 개원강연에 초청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민들이 서울기록원을 친근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 시간이란 강연이 짧게 느껴질 만큼 많은 걸 배웠다. 이번 강연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도 기록하고 기억으로 남겨야겠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