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혁신파크에서 7개의 미래도시를 만나다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414 Date2019.05.09 14:39

버려지는 섬유를 자원으로 재활용한 아트를 전시 중인 섬유도시

버려지는 섬유를 자원으로 재활용한 아트를 전시 중인 섬유도시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도시를 상상해 본다. 차가운 느낌의 빌딩 사이에서 조금은 포근한 느낌일지 모르겠다. 이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돼 ‘어떻게 지구에 덜 해로운 집을 지을 수 있을까’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은 현실이 됐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는 미래 도시를 꿈꾸는 팹시티 캠퍼스의 ‘흙의 도시’를 통해서 말이다.

7211번 버스를 타고 불광1동 주민센터역에서 하차, 5분여를 걸어 은평구 통일로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열리는 ‘제5회 팹랩 아시아 네트워크 컨퍼런스(이하 팹랩5)’를 함께 하기 위해서다.

지구와 도시의 미래를 위한 축제인 ‘팹랩5’는 5월 6일부터 11일까지 ‘우리는 변화를 만든다’라는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팹랩’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 나은 도시를 위해 연구하고 제작하는 ‘메이커’라 불리는 사람들이 모여서 실험하는 공간이라 보면 된다.

식물공장, 개인용 식물 재배 컴퓨터 등 미래 식량 생산 기술을 구현,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생각하게 하는 식량 도시

식물공장, 개인용 식물 재배 컴퓨터 등 미래 식량 생산 기술을 구현,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생각하게 하는 식량 도시

다채로운 구조물과 이색적인 부스가 마련된 ‘팹시티 캠퍼스’를 둘러보기 위해 혁신광장으로 향했다. 팹시티 캠퍼스에서 전시 중인 ‘흙의 도시’는 흙이 어떻게 건축물이 되는지, 그 재료는 어떻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도시는 우리가 살아야 할 도시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팹시티 캠퍼스’는 보고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 풍성하다. ‘식량 도시’, ‘에너지 도시’, ‘나무 도시’, ‘흙의 도시’, ‘재생 도시’, ‘섬유 도시’, ‘비전화 도시’ 등 7개 주제별로 전시 및 제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많은 탄소 배출로 환경오염의 주원인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섬유 도시’는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서 폐기되는 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섬유 도시에서는 가장 많이 낭비되는 자원 중 하나인 섬유로 타일을 제작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3D 프린팅 등 디지털 제작 방식으로 디자인을 해 보며 자원의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지금 당장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비전화 도시’는 플러그를 뽑는 것으로 시작한다. 태양광 식품건조기, 탄두르 화덕, 비전화 정수기, 장작 패기 등 전기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생활도구를 제작 체험해 볼 수 있다. 에너지 의존과 소비에서 벗어나 손수 짓고 만들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는 거다. 소비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인류는 언젠가 자본과 구조에 기대지 않고 자립하는 삶의 출발을 모색해 봐야 할 일이다.

햇빛 없이 약 20여 개의 센서와 작동기를 통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식량도시의 퍼스널 푸드 컴퓨터

햇빛 없이 약 20여 개의 센서와 작동기를 통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식량도시의 퍼스널 푸드 컴퓨터

‘식량 도시’라 쓰여진 컨테이너 건물 내에는 먹을거리가 아닌, 식물들이 가득했다. 개인용 식물 재배 컴퓨터인 ‘퍼스널 푸드 컴퓨터’는 햇빛 없이 약 20여 개의 센서와 작동기를 통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식물성장 환경을 센서와 데이터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으니 이는 미래 식량 생산 기술 구현 및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QR코드라는 디지털 매개체롤 접속한 에너지 도시 가상공간을 연출한 에너지 도시 파빌리온

QR코드라는 디지털 매개체롤 접속한 에너지 도시 가상공간을 연출한 에너지 도시 파빌리온

네모난 플라스틱이 쌓여있는 전시는 ‘에너지 도시’의 ‘에너지 도시 파빌리온’이다. 우리 생활 속 에너지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그 사용은 무분별한 것이 사실이다. 에너지 도시는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 그 기술의 활용을 소개하며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미래의 친환경 도시를 함께 그려나가고자 한다. 시민들은 QR코드라는 디지털 매개체로 접속한 ‘에너지 도시 가상공간’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 정보를 얻고 확장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

접착 없이 각재 단일재료만 이용, 최대최적의 구조체를 만든 나무도시

접착 없이 각재 단일재료만 이용, 최대최적의 구조체를 만든 나무도시

최소의 폐기물을 위한 기술의 최대화를 목적으로 한 ‘나무 도시’는 인류에게 가장 친숙한 건축 소재 ‘나무’를 활용한다. 접착 없이 각재 단일재료만 이용, 최대 최적의 구조물을 만들어 선보인다. 부재들끼리 균형에 맞게 상호 지지하도록 하여 추가적인 연결 작업 없이 구조체를 만든다.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자재를 최소화, 구조적 안정을 최대화, 공간의 크기를 최대화’ 라는 세 가지 목적을 추구하며 머신러닝 작업을 진행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를 연출하는 흙의 도시에서 흙벽돌로 아치를 제작하는 모습

인간과 자연이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를 연출하는 흙의 도시에서 흙벽돌로 아치를 제작하는 모습

‘흙의 도시’는 흙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실험 및 벽돌 아치 구축 및 흙미장 체험을 할 수 있다. 흙의 도시에 오는 이들은 건축행위가 자연을 덜 파괴시켜야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인류에게 친숙한 것은 역시 흙이 아닐까 싶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조각으로 새로운 장난감을 제작, 선보이고 있는 재생도시

버려지는 플라스틱 조각으로 새로운 장난감을 제작, 선보이고 있는 재생도시

혁신광장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재생 도시’다. 버려지고 있는 장난감 플라스틱 조각으로 새로운 장난감과 작품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다. 목재와 종이, 유리, 등을 재활용한 파빌리온 및 폐자재를 활용한 길고양이 급식소 등을 볼 수 있다.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자원들의 새로운 쓰임에 대한 고민의 흔적 그리고 새로운 쓰임에 대한 영감을 불어 넣는다.

디지털제작, 생명공학, 목공, 적정기술 등 26개 제작기술을 선보인 상상청 워크숍 체험의 장

디지털제작, 생명공학, 목공, 적정기술 등 26개 제작기술을 선보인 상상청 워크숍 체험의 장

팹랩5의 규모는 상당하다. 27개 국 60여 개 도시의 제작자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는 중국, 인도, 영국, 싱가폴, 베트남, 필리핀, 일본, 대만 등 국내외 제작자들이 운영하는 26가지 제작 워크숍이 진행된다. 디지털 제작, 생명공학, 목공, 적정 기술 등 다양한 제작 기술을 아우르는 전시가 이뤄진다. 아울러 체험도 가능하다. LED 스탠드 만들기, 구조목 활용 다용도 테이블, 미생물로 그림그리기 등을 함께 할 수 있다.

서로 키가 다른 농구대라는 기발한 발상을 한 혁신광장의 전시물

서로 키가 다른 농구대라는 기발한 발상을 한 혁신광장의 전시물

팹시티 프로젝트는 도시 내 생산성을 높이고, 세계 도시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 새로운 도시 네트워크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뭔가 어렵고 복잡해 보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이나 최첨단 기기를 활용, 지구를 위해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원을 소비하는 도시에서 자체 생산력을 갖춘 도시로의 전환을 실험해 보는 거다.

‘팹랩 아시아 네트워크 컨퍼런스5’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축제다. 일반시민과 학생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니 내 손으로 만드는 흥미로운 미래도시 체험을 떠나보자. 팹랩5는 5월 11일까지 서울혁신파트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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