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시민기자 김진흥 시민기자 김진흥

Visit402 Date2019.05.07 15:29

정식 개관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

정식 개관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

우리나라에서 ‘노동’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전태일’이다. 그는 봉제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가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 외치면서 분신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최소한의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의 현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9년 만에 그를 기리고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 마련됐다.

서울시가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30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을 정식 개관했다. 전태일기념관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노동복합시설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평화시장 근처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지상 6층 규모로 세워졌다.

1층은 전태일 열사 전시품 수장고와 로비, 2층은 노동관련 문화공연장, 3층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가 진행된다. 4층은 노동허브(공유공간), 회의실, 교육장이 설치됐고 5층에는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입주했으며 6층은 옥상쉼터로 이루어졌다.

현재 기념관 3층에서는 ‘전태일의 꿈, 그리고’란 주제로 전태일 열사의 유품과 당시 노동계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품 48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전태일 열사가 만들려고 했던 모범 봉제작업장을 구현한 ‘모범업체 : 태일피복’이란 기획전시도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기념관이 내 집이다’라고 생각하고 지나갈 때든 언제든 들러 달라”고 개관 인사를 전했다.

개관식에 참여한 성승준 씨는 “전태일이 우리 노동자들에게 남긴 유산이 참 어마어마하다. 노동자의 복지가 옛날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태일기념관이 우리나라 노동의 과거와 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리는 역할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태일 다리에 있는 전태일 동상

전태일 다리에 있는 전태일 동상

전태일기념관에서 도보 15분 정도 가면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평화시장이 나온다. 시장 한켠에는 전태일 열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전태일 열사의 35주기를 맞아 종로5가 청계천 일대에 ‘전태일 거리’가 조성됐다. 청계천 오간수교에서 나래교 사이에 있는 1.4km 구간이다. 그리고 기존의 버들다리는 ‘전태일 다리’로 불리게 됐다. 전태일 다리는 평화시장과 종로거리를 이어주는 다리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장소 앞에 위치해 있다. 전태일 다리에는 지난 2014년에 세워진 전태일 동상이 있다.

전태일 거리 바닥에 있는 동판 문구들

전태일 거리 바닥에 있는 동판 문구들

‘전태일 거리’와 ‘전태일 다리’의 바닥은 이곳만이 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바닥에는 김영삼,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들을 포함한 시민 1만 5,000여 명이 참여해 4,000여 개의 추모 동판들이 새겨졌다. ‘당신을 따라 참다운 노동자의 길을 가렵니다’, ‘전태일! 당신이 가진 길은 참다운 노동자의 길!’ 등 전태일을 떠올리며 적은 시민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민 강윤주 씨는 “이 다리를 종종 지나가는 편인데 바닥에 뭔가 써져 있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보지는 않았다. 시민들이 직접 전태일에게 남긴 글이고 근로자의 날과도 가까워서인지 뭔가 새롭게 보인다. 전태일 열사에게 감사함을 가진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태일기념관 정식 개관에 앞서 29일에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2019’를 발표했다. 전태일기념관이 노동존중특별시로 거듭날 서울시의 상징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전태일기념관 외벽에 쓰여진 전태일의 자필편지와 옥상에 있는 문구

전태일기념관 외벽에 쓰여진 전태일의 자필편지와 옥상에 있는 문구

전태일기념관 외벽에는 전태일 열사가 1969년 당시 근로감독관에게 여공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한 내용의 자필편지가 새겨져 있다. 글귀에서 전태일 열사의 마음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남긴 불꽃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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