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만발! 국내 유일 ‘서커스 축제’ 사전 현장 공개!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9.05.03. 12:40

수정일 2019.05.03. 18:20

조회 2,470

5월 내내 서커스 공연이 펼쳐지는 마포 문화비축기지

5월 내내 서커스 공연이 펼쳐지는 마포 문화비축기지

디즈니 만화이자 지난 3월 말에 영화로도 개봉했던 ‘아기 코끼리 덤보’를 기억하는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정 끝에 슈퍼스타가 된 덤보의 이야기 배경은 서커스단이다. 텐트 안에서 저글링, 접시돌리기 등 갖가지 묘기들과 체험들을 펼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서커스 공연만의 매력이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서커스 축제가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벌어진다.

2019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

문화비축기지에 설치된 서커스 공연의 상징, 서커스 텐트

문화비축기지에 설치된 서커스 공연의 상징, 서커스 텐트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국내 유일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에서 오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개최한다. 올해 행사는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와 문화비축기지가 협력해 진행하며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한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서커스 캬바레’는 국내 유일의 서커스 축제다. 이번 서커스 축제에서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해외 초청작 4편을 비롯해 한국 서커스 10편, 저글링, 접시돌리기 등 서커스 기예를 전문가들로부터 배우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들까지 총 25편의 공연이 펼쳐진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

공연뿐만 아니라 서커스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도 가진다. 국내외 서커스 전문가들이 벌이는 오픈포럼이 열린다. 10여 개 국가, 2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포럼은 서커스와 관련된 이야기, 작품 창작, 서커스의 가치 등 주제를 가지고 진행될 예정이다. 서커스 아시아 네트워크(CAN, Circus Asia Network) 연례미팅도 열릴 계획이다.

시대별 서커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서커스 공연

서커스 텐트 안 무대

서커스 텐트 안 무대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국내 서커스 축제 개최를 위해 여러 준비들을 펼쳤다. 2015년부터 서커스 작품들을 개발 및 발굴하고 서커스 교육사업을 벌였다. 그래서 총 17편의 작품들과 연 인원 100여 명의 서커스 수료 예술가들을 배출했다. 센터는 해외 10여 개의 서커스 전문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예술가들과 함께 직접 현지에 방문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축제에서 국내 작품들 중 공연창작집단  ‘우주고래’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 근대 서커스의 장인, 안재근의 `뿌리` 재현 무대

국내 근대 서커스의 장인, 안재근의 `뿌리` 재현 무대

국내외 서커스 무대는 총 14편이다. 그중 한국 서커스는 10편의 무대가 오른다. 전통, 근대, 현대로 나눠 진행된다. 전통 연희는 두 개의 줄 위에서 재주를 부리는 ‘쌍줄타기’와 솟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솟대쟁이놀이’가 열린다.

동춘 서커스로 대표되는 근대 서커스는 서커스의 절정이었던 시기다. 이번에 동춘 서커스와 함께 국내 서커스 장인을 조명하는 뜻깊은 공연이 펼쳐진다. 전통적인 곡예와 묘기 위주 서커스에 예술성을 가미한 동춘서커스 ‘초인의 비상’과 국내 근대 서커스를 대표하는 예술가인 안재근의 50여 년간 서커스 인생을 담은 스토리 서커스 ‘뿌리’가 공연된다.

나머지 6개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서커스로 불리는 현대 서커스다. 이중에서 ‘태움’이라는 작품이 주목할 만하다. 이 공연을 연출한  ‘봉앤줄’은 현대 서커스를 표방하는 국내 대표 단체다. ‘태움’은 슬랙타이트와이어 기예로 쇠줄 위에서 떨어질 듯 말 듯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공연이다.

`태움`을 연기하는 안재현 씨

`태움`을 연기하는 안재현 씨

‘태움’ 무대를 열연하는 안재현 씨는 “이 작품은 일상에서 혹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현대인들의 긴장감을 줄 위에서의 긴장감으로 표현한다. 공연 중, 종이를 태움으로써 사람들과 지내면서 느끼는 불필요한 생각과 고민들을 태우고 줄 위를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처럼 여유를 가지게 되는 현대인을 그린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조동희 예술감독은 “전통의 여러 가지 기예들이 현대 서커스에 흔적으로 많이 남아 있다. 전통의 가치가 현대에서도 재조명되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면서 “한국 현대 서커스 작품들은 세계 공연들에 비해 수준이 매우 높지는 않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현대 서커스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 서커스 공연

프랑스 갈라피아 서커스의 `사탕의 숨결`

프랑스 갈라피아 서커스의 `사탕의 숨결`

올해 ‘서커스 캬바레’에는 해외 초청작들이 국내서 초연을 벌인다. 이전에 국내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서커스 공연들을 이번 축제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 벨기에, 대만 등 해외 컨템포러리 서커스 공연들은 고난도 기예의 경연이라는 서커스의 고정관념을 깨고 무용, 음악, 연극 같은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조동희 예술감독은 4편의 작품들 중에서 2편을 추천했다. 하나는 프랑스 갈라피아 서커스단이 공연하는 ‘사탕의 숨결’이다. 이것은 라이브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광대가 차이니즈 폴(Chinese pole) 서커스 기예를 펼치면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해학적 작품이다.

사탕의 숨결을 연기하는 갈라피아 서커스 단원과 배우 김선혁 씨

사탕의 숨결을 연기하는 갈라피아 서커스 단원과 배우 김선혁 씨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자 이 무대를 연출한 프랑스 갈라피아 서커스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Q. 높은 언덕 위에서 내려오며 공연이 시작되는데 어떤 의미인가?

A. 광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아이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것을 표현했다. 중요한 것을 말해야 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광대다.

Q. 언덕 위에서 내려오면서 불어로 소리를 질렀다. 어떤 말인가?

A.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내가 말을 못하겠어요. 말이 안 나와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뜻이다.

Q. 공연 내내 차이니즈 폴을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이 행동은 어떤 의미인가?

A. 반복적인 행동은 무언가를 찾고 갈망하고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를 반복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Q. 공연이 격정적이고 공연이 가지는 의미가 심오한데 반면, 공연 이름은 ‘사탕의 숨결’이다. 왜 공연 제목을 부드럽게 지었는가?

A. 불어의 언어유희로 탄생된 이름이다. 사탕의 숨결 원제가 ‘La Brise de la Pastille’인데 여기서 Brise의 ‘B’와 Pastille의 ‘P’가 서로 바뀌면 ‘La Prise de la Bastille’가 된다. 한국어로는 ‘바스티유 점거’라는 뜻이 된다. 예전에 프랑스 대혁명을 연상시키는 이름이 된다. 광대도 이러한 매우 중요한 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Q.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공연이다. 관객들이 그 메시지에 어떻게 반응하길 바라는가?

A.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우리는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제기한다. 관객들은 이 질문들에 대해 단순히 생각하거나 즉각 답을 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각자 집에 들어가 깊숙이 생각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이번 축제에서는 기존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 기대를 모으는 인물이 또 있다. 바로 국내 배우 김선혁 씨가 무대에 출연해 서커스단과 함께 열연하는 것이다. 그는 서커스를 처음 접하게 됐을 때 ‘차이즈 폴’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다가 갈라피아 서커스단을 알게 됐고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운영하는 ‘점핑 업’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로 연수를 가서 직접 서커스단을 방문했다. 이러한 인연이 지금 협업으로 이어졌다.

배우 김선혁 씨는 “요즘 컨템포러리 서커스는 다른 장르와 결합된 서커스라서 다양한 매력들을 뽐낼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음악, 드라마, 광대 등 여러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서 색다른 서커스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벨기에 서커스 공연인 `이노센스`

벨기에 서커스 공연인 `이노센스`

조동희 예술감독이 추천한 또 하나의 공연은 벨기에 라 시 뒤 부르종(La Scie du Bourgeon)의 ‘이노센스(Innocence)’다. 이 공연은 남녀가 대화하는 듯한 연극적 서사를 서커스만의 기예로 표현한다.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호흡과 움직임이 위트 있게 표현돼 드라마틱한 서커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서커스 기예와 바흐의 첼로 모음곡이 함께하는 공연인 프랑스의 ‘사라방드’와 아시아 현대 서커스 대표 작품인 대만의 ‘찰나의 빛’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책임하는 조동희 예술감독

이번 축제를 책임하는 조동희 예술감독

‘서커스 캬바레’가 끝나도 축제는 계속된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5월 둘째 주부터 매주 주말에 ‘서커스 시즌제’가 이어진다.

5월 11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주말마다 ‘서커스 캬바레’에서 선보인 작품 일부를 포함해 총 30회(14팀)의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때는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봉앤줄의 `태움` 공연

봉앤줄의 `태움` 공연

서울시는 작년에 서커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국내 최초 서커스 페스티벌 ‘서커스 캬바레’를 선보였다. 해외 초청작 3편을 비롯해 국내외 10개 작품이 무대에 올라 이틀간 공연을 펼쳤다. 총 11,684명이 관람해 서커스 공연을 맘껏 즐겼다. 일일 방문객 기준으로 문화비축기지가 개장한 이후 가장 많은 시민이 방문했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작년에 호응이 좋았던 만큼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은 시민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축제기간 이후에도 주말마다 서커스 공연이 펼쳐진다. 5월 내내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커스를 통해 좋은 추억들을 남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커스는 예부터 멋진 공연들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아기 코끼리 덤보’에서도 어른, 아이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서커스 공연들을 보며 삼삼오오 즐거워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과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캬바레’에 수많은 공연들과 체험 프로그램들이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 친구와 함께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따뜻한 봄날 아래 펼쳐지는 서커스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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