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끝내 평화의 시대로 가는 길을 꿈꾸다

시민기자 조성희

Visit194 Date2019.04.30 18:16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중앙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중앙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2018년 4월 27일 한반도 평화로 감동했던 그날, 1년 전의 기억이 생생하다. 한반도에 전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작년에 남북정상회담 사상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땅을 밟았으며 남북 정상은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본 순간, 그 모습이 떠올라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자유의 집’ 도착을 알리는 표지석

‘자유의 집’ 도착을 알리는 표지석

2019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통일부, 서울시,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는 판문점 행사를 다녀왔다.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기념식수, 도보다리, 군사분계선, 평화의 집 등을 둘러보기 위해 부지런히 안내에 따라 움직였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심은 기념식수를 보았다. 남과 북을 대표하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가져와서 사용하였고, 한강과 대동강의 물을 뿌리며 교류와 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평화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나무라고 한다. 잠시 후에 이곳에서는 기념식 공연으로 일본의 피아니스트 아야코 무애하라와 플루티스트 아야코 타카기의 음악이 조화롭고, 애절하게 울려 퍼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산책했던 도보다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산책했던 도보다리

파란색 도보다리는 두 정상이 산책을 하다가 당초 계획보다 길게 30분쯤 대화를 진행했던 곳이다. 왼쪽 멀리에 당시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눴던 의자와 테이블이 보였다. 이 도보다리에서는 한국의 임지영 바이올리니스트가 바흐의 샤콘느를 연주했다.

의장대 사열장소에 ‘그리팅맨’이 서있다

의장대 사열장소에 ‘그리팅맨’이 서있다

그리팅맨 작품이 서있는 곳은 사열장소였다. 의장대 사열은 정상 외교 때 선보이는 대표적인 의전행사로 남북 평화 분위기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리팅맨은 여성일수도, 남성일수도 있지만, 작가가 나타내고자 한 것은 휴먼(human)이라고 한다. 그리팅맨의 메시지를 한 단어로 한다면, 마음이다. 자기를 낮출 수도 있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화해와 평화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소개를 들었다. 평화의 길을 가는데 그리팅맨의 배려와 존중이 한반도에서도 큰 역할을 해줄 것 같아 커다란 조형물을 보며 더 큰 의미가 느껴졌다.

평화의 집 회담장

평화의 집 회담장

평화의 집 회담시설은 총 3층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던 회담장과 접견실이 있는 건물이다. 1989년에 회담을 위해 준공이 되었다. 먼저 2층 회담장은 바닥에는 푸른색 카펫이 깔려있었는데 밝음과 평화를 상징한다. 양 옆에 12폭의 창호지는 우리 전통 가옥의 손님방에 해당하는 사랑방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회담장 내에 있는 모든 가구는 호두나무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휘거나 뒤틀리지 않는 속성을 담아 신뢰로 맺어진 남북관계를 형상화 하고 있다. 정면에 있는 금강산 그림이 있는데 38선에서 바라본 금강산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가져옴으로써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하는 작품이다.

평화의 집 접견실

평화의 집 접견실

접견실 중앙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ㄱ’(기억)과 문재인 대통령의 ‘ㅁ’(미음) 즉, 가장 중요한 초성을 상징화해서 훈민정음을 이용해 만든 김중만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었다. 정상회담이 있었을 때 대기하던 접견 장소였다.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가수 보아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가수 보아

‘판문점 선언’이 낭독됐던 평화의 집 앞에서 김광민 피아니스트 연주에 가수 보아가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불렀다. 특히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보세요)’라는 가사가 고요한 판문점에 깊게 울려 퍼졌다. 평화가 일상이 되는 세상을 향해 멈추지 않고 먼 길 천천히 나아가길 기대하는 마음 또한 공연이 계속 될수록 간절해졌다.

평화의 집 미디어 파사드

평화의 집 미디어 파사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 소리꾼 한승석 등이 피날레를 장식했던 ‘저 물결 끝내 바다에’ 공연은 가슴을 파고드는 가사와 함께 ‘미디어 파사드(외벽에 비추는 영상)’로 평화의 집을 아름답게 비췄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의 주요 인사를 포함한 주한 외교사절단과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 서울시, 경기도 주민 등 4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여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했다.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평화의 발걸음을 시작했던 주요 장소들을 돌아보니 평화의 새 시대를 열기위해 시작된 발걸음이 무척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큰 강은 구불구불 흐르지만 끝내 바다에 이른다. 한반도의 평화 또한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여러 나라들의 협력 및 관심도 필요하지만, 남과 북이 함께 용기 내어 출발한 평화의 길이다. 판문점 선언 1주년에 그곳에서 만난 산새들도 경계 없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는 하늘 길처럼 그 평화의 길이 땅 위에서도 이루어질 날을 소망한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