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부터 지구 시민입니다”

시민기자 김진흥

Visit174 Date2019.04.26 10:01

지구의 날을 맞아 게시판에 남긴 시민들의 메시지

지구의 날을 맞아 게시판에 남긴 시민들의 메시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우리는 지구 시민이 되겠다는 선택을 합니다.”

서울광장에 모인 청소년들이 스스로 ‘지구 시민’임을 자처했다. 이들이 지구에 미안해 하고 앞으로 지구를 더럽히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9 지구의 날 기념식

2019 지구의 날 기념식

지난 21일 서울광장에서는 ‘지구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푸른 아시아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됐다.

지구의 날(4월 22일)은 1969년 미국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생겼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50여 개가 넘는 나라들이 참여해 지구를 보호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 액세서리를 만드는 아이들

친환경 액세서리를 만드는 아이들

이날 행사는 ‘홍보 및 체험 부스’와 ‘3가지 주제로 열리는 주제관’으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21개 환경 단체가 참여한 ‘홍보 및 체험 부스’에서는 친환경 손수건 만들기, 채식빵 시식, 지구에게 전하는 메시지, 퀴즈 & 투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이 많았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색칠하고, 꾸미는 등 스스로 지구와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아이를 데리고 행사장을 방문한 부모는 “아이랑 같이 여러 가지 체험들을 하니 재밌어요. 아이에게 지구와 환경이 어떻고 왜 중요한지 잘 알려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구의 날 이벤트에 참가한 시민들

지구의 날 이벤트에 참가한 시민들

‘3가지 주제로 운영되는 주제관’에서는 ‘기후변화 사막화 사진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둘의 관계가 궁금해’, ‘시민발언대 – 해우소’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기후변화 사막화 사진전’은 동아시아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최대 피해를 받고 있고 몽골의 모습이 전시됐다. 몽골에서 마을이 사막화가 된 과정과 피해모습, 숲을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접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국토의 90%가 사막화 위기에 놓인 몽골의 아르갈란트 솜에 40헥타르(ha) 규모로 4만 그루를 식재했다. 지난해에도 20ha에 2만 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황사·미세먼지 문제는 이제 더 이상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전시를 관람하는 어머니와 자녀

기후 변화에 대한 전시를 관람하는 어머니와 자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둘의 관계가 궁금해’ 코너는 온실가스 줄이기 실천을 독려하는 전시다. 미세먼지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이 온실가스라는 사실을 알리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천방법 등이 소개됐다.

‘시민발언대 – 해우소’에서 말하는 학생

‘시민발언대 – 해우소’에서 말하는 학생

‘시민발언대 – 해우소’ 코너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고충을 말하는 자리다.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1분 간 자신의 생각과 다짐을 쏟아내 고민들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는 취지다. 참가한 시민은 경품을 받았다.

해우소에 참여한 학생은 “할아버지가 기침을 많이 하시고 편찮으신데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그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나부터 대중교통을 잘 이용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지구의 날’ 메시지를 낭독하는 청소년들

‘지구의 날’ 메시지를 낭독하는 청소년들

다른 학생은 “저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몇 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사진이 뿌옇게 나오는 날들이 많아요. 사진 통해 미세먼지가 많이 심하다는 걸 느껴요.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미세먼지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한편, 지구의 날 기념식에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청소년으로 구성된 에너지수호천사단이 ‘지구의 날’ 메시지를 낭독하며 ‘지구 시민’임을 선언했다.

청소년들의 ‘지구 시민 선언’

“가난한 지구를 위해 우리는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땅, 우리의 하늘, 우리 모두를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필요한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나뿐인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50년 전, 100여 개 나라의 시민들은 지구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하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삶의 변화를 선택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중략)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말 특별한 세대입니다. 우리가 변하겠다는 선택이 지구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 우리는 지구 시민이 되겠다는 선택을 합니다. 이 모든 일을 이루기 위해 지구의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환경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을 약속하며 어른들에게 요구합니다.

하나, 우리와 지구를 위해 지구 시민임을 선택하고 꼭 필요한 자원만 사용해주세요.
하나, 온실가스,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도록 화력발전소를 줄여주세요.
하나, 사막화로 황폐해지는 땅에 나무를 심어주세요.
하나, 기후 변화와 온실가스, 환경과 에너지 교육에 기회를 더 갖게 해주세요.

2019년 4월 21일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고 싶은 청소년 일동”

행진 퍼포먼스 후, 기념 사진 촬영하는 시민들

행진 퍼포먼스 후, 기념 사진 촬영하는 시민들

청소년들의 외침에 박수가 이어졌다. 청소년들은 메시지 낭독 이후, 서울광장을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각자 준비한 홍보물을 들고 움직였다. 거기에는 지구를 위해 내가 지킬 수 있는 다짐이 적혀 있었다.

올해 1~2월 서울의 초미세먼지 최대 농도가 최근 4년(2015~2018년) 같은 기간 동안 평균 약 1.8배가 증가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시름하는 이때, 지구의 날 행사는 우리의 현실을 인지하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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