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극할 따름! 천원으로 화사하게 누리는 고궁 산책

여행스토리 호호 여행스토리 호호

Visit1,552 Date2019.04.18 14:36

창경궁은 고궁 공원으로 불릴 만큼 서울 도심 한복판에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창경궁은 고궁 공원으로 불릴 만큼 서울 도심 한복판에 울창한 숲을 자랑한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 (136) 창경궁 봄꽃여행

창경궁으로 더욱 특별한 봄 여행을 떠나봤습니다.

창경궁은 성종 14년(1483년)에 세조비 정희왕후와 예종비 안순왕후 등을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입니다. 수강궁은 세종이 즉위한 1418년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위해 마련한 궁이었습니다.

창경궁은 서울의 5대 궁궐의 하나이지만 그 위상은 좀 모호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경복궁, 창덕궁처럼 법궁도 아니고 덕수궁처럼 특정 시대를 대표하지도 않습니다. 창덕궁과 연결되어 있는 궁으로 알려져 사실 창덕궁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창경궁의 화계. 이웃 창덕궁과의 담벼락인 계단식 담장에는 봄꽃들이 알록달록 꽃잔치를 벌리고 있다

창경궁의 화계. 이웃 창덕궁과의 담벼락인 계단식 담장에는 봄꽃들이 알록달록 꽃잔치를 벌리고 있다

하지만 창경궁은 누구나 언제든 방문하고 산책하기 가장 좋은 고궁 공원이라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는 말합니다. 창경궁의 규모만 7만평. 도심 한 가운데 그 넓은 규모 대부분이 창경궁의 숲이 차지합니다. 낙산공원이나 삼청동 성곽길 등에서 도심 쪽을 바라보면 숲이 우거진 곳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창덕궁과 창경궁의 숲입니다.

진달래가 피어있는 창경궁 궁과 어우러진 도심 풍경이 이색적이다

진달래가 피어있는 창경궁 궁과 어우러진 도심 풍경이 이색적이다

창덕궁의 후원이 아름답고 넓지만 미리 예약해서 해설자의 안내에 따라 움직여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반면 창경궁은 궁이 열려있는 때면 언제든 자유롭게 산책이 가능합니다. 고궁 공원으로서의 궁궐을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오로지 시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궁궐 입장료가 전반적으로 3,000원으로 오를 때도 창경궁은 1,000원을 유지한 궁궐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밤 9시까지 휴궁일을 제외한 매일 야간 개장도 합니다.

창덕궁의 인공연못 춘당지 주변에는 능수버들이 연두빛 새 잎으로 봄을 알린다

창덕궁의 인공연못 춘당지 주변에는 능수버들이 연두빛 새 잎으로 봄을 알린다

숲이 우거진 창경궁은 그래서 봄에 방문하기 가장 적합한 궁궐이기도 합니다. 벚나무는 많지 않지만 개나리, 진달래, 철쭉이 시차에 맞춰 피고 앵두나무 등 각종 과실나무가 경춘전 뒤편 화계(궁궐 계단벽)를 비롯해 궁궐 곳곳을 화사하게 장식합니다.

창경궁에서 볼 수 있는 희귀종인 미선나무에 꽃이 핀 모습

창경궁에서 볼 수 있는 희귀종인 미선나무에 꽃이 핀 모습

노란 꽃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생강나무, 산수유도 봄을 알리고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보호나무인 미선나무의 좁쌀 같은 하얀 꽃도 볼 수 있습니다. 야생화 동산에서는 이름은 낯설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꽃들이 때에 맞춰 하나씩 피어납니다. 춘당지 연못의 능수버들은 연두빛 고운 잎들을 피우며 싱그러움을 자랑합니다. 벚꽃이 질 때 즈음이면 온통 어린 잎들이 궁궐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 겁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온실인 대온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온실인 대온실

후원에는 1909년 완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도 있습니다. 일제시대 우리 궁궐이 동식물원으로 바뀐 아픈 역사의 흔적이긴 하지만 창경궁 복원 이후에도 등록문화재로 남아 국내 자생식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봄이니 꽃을 피웁니다. 그야말로 창경궁은 온통 꽃 세상이 됩니다.

대온실 옆에 조성된 야생화단지

대온실 옆에 조성된 야생화단지

이제껏 창경궁의 전각과 주요 건축물들만 보고 떠났다면 올 봄엔 창경궁에서 좀 더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안쪽 숲까지 걸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어느 이름 모를 나무, 꽃이 시선을 붙잡고 발길을 놓아주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저도 지난 주 뭐가 있을까 싶어 대충 둘러보려고 갔는데 야생화 단지에서 한참을 머물러있었습니다. 아직은 차가운 대지를 뚫고 올라온 작고 예쁜 꽃들이 너무 대견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야생화단지와 대온실

야생화단지와 대온실

소박한 듯 하지만 저마다 매력을 발산하는 야생화들

소박한 듯 하지만 저마다 매력을 발산하는 야생화들

창경궁에서 4월 한 달 간 매주 금, 토, 일요일에 진행하는 꽃길을 거닐다 프로그램

창경궁에서 4월 한 달 간 매주 금, 토, 일요일에 진행하는 꽃길을 거닐다 프로그램

아참, 창경궁에서는 4월 한 달간 창경궁의 숲과 꽃을 음악과 함께 둘러보는 ‘창경궁, 꽃길을 거닐다’ 프로그램을 매주 금, 토, 일요일 오후 4시부터 약 50분간 진행합니다.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창경궁 숲을 돌아봅니다. 꽃여행에 함인정, 춘당지, 대온실 등에서는 사철가, 무산향, 거문고 산조, 해금 독주 등 음악도 함께 어우러집니다. 미리 포탈사이트 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할 수도 있고 당일 현장 예매도 가능합니다. 매 100명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여행정보
○ 창경궁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 매표 및 입장시간 : 9:00-20:00 관람시간 : 09:00 – 21:00
– 입장료 : 1,000원 (봄길을 거닐다 프로그램 참가비 무료)
– 연락처 : 02 762 4868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