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보니 더욱 감동! 경회루 내부 개방

시민기자 이영규 시민기자 이영규

Visit1,892 Date2019.04.09 16:37

경복궁 경회루 전경, 인터넷을 통해 내부 관람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경복궁 경회루 전경, 인터넷을 통해 내부 관람을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연못 위, 떠있는 섬 같은 ‘경회루’와 고종이 서재 겸 사신 접견소로 사용한 ‘집옥재’를 한시적으로 개방한다고 해서 경복궁으로 달려갔다. 먼발치에서 바라봐야 했던 우리나라 보물(국보 제224호 경회루)을 내부까지 직접 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경복궁 근정전 서북쪽, 연못에 세운 경회루는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이다. 1412년(태종 12)에 만들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867년(고종 4)에 재건됐다. 사방이 훤히 트여 있어 건물과 함께 아름다운 연못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경회루는 원래 담장이 있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본 경회루는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경회루(慶會樓)의 경회는 ‘군신경회(君臣慶會)’에서 따온 말로 임금과 신하가 즐겁게 만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누각을 굳건히 받쳐주고 있는 튼튼한 돌기둥에서는 힘이 넘쳐난다. 전체의 기둥 수가 48개나 되는 경회루는 단일 평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누각으로 꼽힌다.

바깥 쪽 24개, 안쪽 24개의 튼튼한 돌기둥이 받치고 있는 경회루 모습

바깥 쪽 24개, 안쪽 24개의 튼튼한 돌기둥이 받치고 있는 경회루 모습

경회루는 건축술에도 유교적 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경회루의 바깥쪽 24개 기둥들이 24절기(節氣)를 의미함도 이와 무관치 않다. 2층으로 오르는 나무계단과 천장을 수놓은 화려한 단청도 보인다.

누각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바깥 풍광을 즐기기 위해서다. 높이 오른 만큼 멀리 볼 수 있어 좋다. 경회루와 근접해 있는 수정전과 교태전, 자경전을 비롯한 궁궐의 전각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회루 연못가 ‘만세산’으로 불리는 작은 섬들

경회루 연못가 ‘만세산’으로 불리는 작은 섬들

경회루 연못에는 네댓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는 ‘만세산’으로 불리는 작은 섬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풍치를 자아낸다. 연못에 반사된 경회루와 나무들이 물결 위에 또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인공으로 조성한 연못이지만 자연미가 천연 연못 못지않다. 봄바람에 가지를 흔드는 버들 잎새와 눈 맞추며 연못 주위를 걷다보면 마음은 어느새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교태전 후원, 꽃동산을 이룬 아미산 풍경

교태전 후원, 꽃동산을 이룬 아미산 풍경

경회루를 보았으면 경회루 가까이에 있는 교태전을 꼭 들러보길 바란다.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뒤에는 ‘아미산’이라 부르는 후원이 있는데 이 아미산은 경회루와 연관이 있다. 경회루의 연못을 판 흙을 쌓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미산은 봄이 되면 진달래와 철쭉이 피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주황빛의 육각형 굴뚝이 있어 더욱 더 아름다운 곳이다.

경복궁 북쪽에 있는 팔우정과 집옥재, 협길당

경복궁 북쪽에 있는 팔우정과 집옥재, 협길당

경회루에서 교태전을 지나 경복궁 북쪽 맨 끝에 자리한 신무문을 향해 가다보면 북악산을 배경으로 아담한 누각과 한데 어울린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 가까이에 자리한 집옥재와 그 부속 건물들이다. 이 건물들은 경복궁의 북쪽 끝에 있어 궁의 주요 전각들과는 멀찍이 떨어져 있다.

집옥재(集玉齋)는 서책을 진귀한 옥에 비유한 ‘옥을 모으는 곳’이라는 뜻을 지녔다. 고종황제의 서재와 외국 사신 접견소로 사용되던 공간이었으며 선대왕의 어진을 보관하기도 했다. 집옥재는 당초에 창덕궁 함녕전의 별당으로 지어진 건물이었지만, 1888년 고종이 경복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함께 경복궁으로 이전하게 됐다.

화려한 무늬로 장식된 집옥재 내부 모습

화려한 무늬로 장식된 집옥재 내부 모습

집옥재 내부인 넓은 대청으로 들어서면 온통 화려한 무늬와 장식에 한참을 둘러보게 된다. 집옥재의 건물 옆 부분 벽체를 보면 벽돌로 쌓은 건물임을 알게 된다. 목조로 지어진 조선궁궐 전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지붕 양끝에도 잡상이 아닌 용 모양의 낯선 장식을 올려 중국풍이 가미된 모습이다. 집옥재 앞면의 세로쓰기를 하고 있는 현판 글씨와 집옥재 기둥에 붙여진 글 또한 중국풍의 색채가 짙다.

세로 쓰기를 하고 있는 집옥재 현판 글씨와 집옥재 기둥에 붙여진 글 또한 중국풍이 가미된 모습이다.

세로 쓰기를 하고 있는 집옥재 현판 글씨와 기둥에 붙여진 글 또한 중국풍이 가미된 모습이다.

화려한 집옥재는 양쪽에 두 채의 건물을 거느리고 있어 더욱 당당해 보인다. 복도로 연결된 오른쪽의 팔우정과 왼쪽의 협길당 건물이다. 고종의 쉼터로 쓰였던 팔우정은 팔각정 모양의 이층 정자로, 유리창을 과감히 사용했다.

세 채의 건물 중 온돌방으로 돼 있어 고종이 과거 침전용으로 사용한 협길당만이 전통적인 조선 궁궐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공력을 들인 단장에도 불구하고 고종은 집옥재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아관파천으로 경복궁을 떠나 덕수궁으로 환궁했기 때문이다. 일제 식민지 시대를 지나면서 세월 속에 방치되다 광복이 된 이후에는 청와대와 근접거리에 있어 오랫동안 닫혔다가 신무문이 개방될 당시 함께 개방이 됐다.

집옥재에 새로 꾸며진 작은 도서관 모습

집옥재에 새로 꾸며진 작은 도서관 모습

갖은 세파를 견뎌낸 집옥재는 이제 조선시대 역사, 인물, 문화 관련 도서를 갖춘, 궁궐 속 작은 도서관으로서 우리들 품으로 돌아왔다. 집옥재에 소장되었던 조선시대 왕실 관련 자료 영인본도 비치돼 있다. 집옥재에 새로 꾸며진 작은 도서관 모습은 생각했던 것보다 거창하지 않아서 오히려 친근감이 든다. 팔우정은 북카페로, 협길당은 열람실로 제 구실을 다하고 있다.

10월 31일까지 개방하는 경회루 특별 관람은 경복궁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다.

■ 경회루 특별관람 안내
○개방시간 : 4월~10월
○시간 : 평일(월·수·목·금요일) 10시, 14시, 16시 / 주말 10시, 11시, 14시, 16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일)
○예약 : 인터넷 예약(1인당 4명까지 예약 가능, 관림희망일 7일 전 오전 10시부터 하루 전까지 선착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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