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들어봤습니다! 청년자치정부가 필요한 이유?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9.04.09. 16:31

수정일 2019.04.09. 17:58

조회 2,897

청년자치정부 출범식과 함께 열렸던 ‘제1회 청년시민회의’ 조별 테이블 토론 모습

청년자치정부 출범식과 함께 열렸던 ‘제1회 청년시민회의’ 조별 테이블 토론 모습

함께 서울 착한 경제 (122)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출범

​청년이 희망이라지만, 정작 청년들은 희망을 잃은 지 오래다. 무일푼 청년들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좋은 대학 나와 취직하고 가정을 꾸려 내 집을 마련한다는 건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부모의 소득 격차가 대물림되고 더욱 심화되며 꿈의 격차가 되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성공 신화의 기성세대가 오늘날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상대적 박탈감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젊었을 땐...’류의 꼰대스런 충고로 청년들의 입을 막고 마음의 문까지 닫아걸게 만든 건 아닐까?

이에 서울시에서는 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판을 벌이고,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정책에 담아내고자 노력해왔다. 그동안 서울시와 서울 청년들의 참여와 노력, 활동이 지난 3월 31일 ‘서울청년자치정부’라는 작은 결실로 맺어지게 되었다.

서울청년차지정부 출범식 현장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인 청년자치정부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3월 31일 청년자치벙부 출범식이 열렸다. 청년자치정부 출범 퍼포먼스

3월 31일 청년자치벙부 출범식이 열렸다. 청년자치정부 출범 퍼포먼스

서울시 청년자치정부의 시작, ‘서울 시민의 결제를 바랍니다’

“저는 ‘희망두배 청년 통장’ 참가자로, 2년 동안 저축을 하며 희망 특강, 딴청연구소, 자치구별 자조모임과 같은 활동을 통해 삶의 주인공이 나 자신임을 발견하고, 나의 꿈을 함께 공유하며 나눌 수 있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또래들의 삶의 아픔을 나누고 성장하는 동안 더 단단한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 눈높이에서 만들어진 정책이 바로 저, 한 청년의 삶을 바꿨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불평등, 다가오는 인구 절벽 등 거대하고도 다양한 문제들로부터 저를 지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 청년들에게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청년시민위원으로 권한을 이양 받은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겠습니다.”

서울시 청년장치정부 출범식은 김유영 씨와 문지애 씨 등 8인의 시민 발언으로 시작했다. 김유영 씨가 참가한 희망두배 청년통장뿐 아니라, 청년수당, 취업날개 서비스, 청년 공간 ‘무중력지대’, 청년층 주택보증금 대출과 같은 서울시 주요 청년 정책들은 청년 당사자 모임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들이 제안한 것이다.

서울시 주요 청년 정책들은 청년 당사자 모임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들이 제안한 것들이다

서울시 주요 청년 정책들은 청년 당사자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들이 제안한 것들이다

청년정책네트워크는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570명의 청년이 1,044회의 분과 일상모임을 통해 청년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청년 정책을 발굴해왔다. 170회의 공론장을 운영하고, 98개의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162개의 청년 의제를 발굴했다.

발굴된 의제는 ‘서울청년의회’에서 신규 정책으로 제안되어, 담당 부서의 검토 후 서울시의회의 예산심의를 거쳐 서울시 사업으로 진행되었다. 2015년부터 연 1회 개최된 ‘서울청년의회’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와 서울시, 서울시의회가 공동 주최하는데, 성공적인 협치 모델로 꼽힌다. 청년들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시, 서울시의회, 청년 시민 간 새로운 공동결정 모델을 마련한 것이다.​

“청년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마음껏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지원하였을 때, 정책의 시차를 줄이고 진짜 문제해결력을 갖는 더 유능한 정부가 된다는 것을 지난 6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청년들과의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로 결정합니다. 그동안 청년 시민이 간접적 정책 제안의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직접 정책을 결정하고 설계할 수 있는 권한과 기회 부여하는 것, 이것이 청년자치정부가 출범하는 이유입니다.”

김영경 서울시 청년청장의 설명처럼 청년들과 서울시가 함께 만들어온 지난 6년의 거버넌스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기획부터 예산 편성까지 미래 서울을 설계하는 청년 자치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문지애 청년 시민이 발언하고 있다

문지애 청년 시민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정부의 수레바퀴 ‘청년청’과 ‘청년네크워크’

‘서울시 청년자치정부’는 청년시민 시정참여기구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와 정책을 집행하는 서울시 행정조직인 ‘청년청’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년정책네트워크가 청년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서울시의회의 예산 심의를 거쳐, 청년청이 집행하는 구조다. 서울시장의 권한인 정책 개발과 예산 편성 권한을 청년들에게 이​양한 것이다.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는 청년당사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정책 모니터링, 신규 정책 제안 등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해법을 능동적으로 시도하는 시민 참여 기구다. 올해부터는 오프라인 참여 그룹인 ‘서울청년시민위원’과 온라인 참여 그룹인 ‘서울청년정책패널’로 나누어 활동한다.

‘청년정책패널’은 서울시청년정책과 청년시민회의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의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청년시민위원’은 분과활동을 통해 신규 정책이나 개선과제를 서울시에 제안하고, 토론과 숙의로 사회문제를 공론화하며 사업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서울의 청년 정책을 결정한다.

“서울시는 기존의 청년정책과를 민간 기반의 개방형 조직인 청년청으로 확대 개편하였고. 의사 결정의 독립성과 시민 의견 수렴의 신속성을 위해 시민 시장 직속의 독립기구로 설치하였습니다.”

​김영경 청년청장의 설명처럼 청년청은 청년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집행하는 서울시 행정조직이다. 청년기획팀, 청년협력팀, 청년교류팀,청년활동지원팀, 청년공간운영팀, 청년공간조성팀, 청년인재발굴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9년 1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서울시장 직속 기구로 설치되었다.

청년자치정부 출범식에 마련한 청년정책 작은박람회

청년자치정부 출범식에 마련한 청년정책 작은박람회

2019 제1회 서울청년시민회의 ‘우리가 원하는 서울을 결정합니다’

​‘서울청년자치정부’ 출범식 후에는 ‘제1회 서울청년시민회의’도 열렸다. 서울청년시민회의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가 개최하는 전체 회의로, 지난해까지 연 1회 개최하던 ‘서울청년의회’가 연 4회 상설화·체계화되고 권한도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까지 기존 정책을 모니터링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발굴해 행정에 질의하고 정책을 제안하던 수준에 머물렀다면, 올해부터는 정책을 기획하고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것까지 권한이 확대되었다. 숙의·토론·공론화 과정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사업을 만들고 500억원 내에서 자유롭게 예산을 짜게 되는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와의 협의 및 심의를 거쳐 내년도 서울시 예산으로 확정, 시행하게 된다.

제1회 서울청년시민회의는 서울청년차지정부 출범식에서 위촉된 청년시민위원들의 첫출발을 알리는 자리로, 이날 2019년 서울청년시민회의의 활동 과제를 논의하고 채택했다. 상정된 두 개의 보고 안건(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추진 위원회 활동보고, 2019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계획보고)을 듣고, 한 개의 논의 안건(2019 서울청년시민회의 활동분과 및 주제 채택의 건)과 한 개의 기타 안건(2019 서울청년시민회의 분과별 성원 구성의 건)에 대해 토론하고 숙의하며 의결하는 과정을 거쳤다.

“일자리 관련된 것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눴는데요. 저는 프리랜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빈부격차 해결을 위한 보장을 해줬으면 좋겠고 노조할 권리에 대해서도 토론했어요.”

“저는 사업하다 실패했을 때, 그동안 낸 세금을 일정 정도 환급해준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안정성 같은 것을 보장해주자는 얘길 했습니다.”

​이날 청년시민위원들은 조별 테이블 토론을 통해 임기 동안 활동할 분과에 대한 생각을 나눴는데, 3조에선 ‘일자리·경제’ 분과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저희는 건강분과인데요. 주로 나왔던 얘기는 청년의 마음과 건강 문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고요. 청년들의 건강이 되게 위태롭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마지막으로 동물권 관련된 얘기도 해주셨는데,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새로운 분과로 제안하려 합니다.” ​강준원 시민위원은 자신의 조에서 나눈 토론 내용을 설명해주었다.

분과별로 조별 테이블 토론을 펼치고 있는 청년시민위원들

분과별로 조별 테이블 토론을 펼치고 있는 청년시민위원들

이날 분과는 ‘서울 청년의 정책 수요 도출 설문조사’ 결과(3월 14일부터 10일간 청년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와 ‘2019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멤버 응답 키워드 분석’ 결과(1,233명 참여), 서울시 행정 분류 체계를 기준으로 구성한 것을 토대로 청년시민위원들의 논의 및 토론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되었다. 건강, 일자리·경제, 평등·다양성, 교육·문화, 교통·환경, 도시·주거, 민주주의, 복지·안전망 총 8개 분과 42주제로 가결되었고, 각자 자신이 활동할 분과를 선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서울청년시민회의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장애나 생각의 차이가 결코 소통을 방해하는 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어통역이나 문자통역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서로 다른 의견이 틀림이 아닌 생각의 차이로 존중되는 청년들의 모습은 이들이 만들어갈 내일의 서울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지금껏 청년들은 앞으로의 겪게 될 미래 문제를 가장 앞서 예민하게 발견하고 대응해왔다. 청년의 문제가 내일의 서울 문제이며, 청년의 꿈은 청년의 미래는 서울의 꿈이자 미래다. 서울청년자치정부는 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기대해도 좋을 서울의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서울 청년들을, 서울 청년자치정부를, 서울 청년들이 만든 서울 청년정책을 넉넉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서울 청년 정책과 청년자치활동이 궁금하다면 청년포털 홈페이지 또는 청년정책네트워크 홈페이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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