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에서 DMZ행 열차를 타다!

시민기자 박은영

Visit1,097 Date2019.04.05 13:34

DMZ 전시가 진행되는 문화역서울284

DMZ 전시가 진행되는 문화역서울284

비무장지대란,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휴전협정에 의해 휴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각각 2km의 지대가 비무장지대, DMZ로 결정된 바 있다.

바로 그 DMZ를 주제로 50여 명의 예술가가 작품을 선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5월 6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전시되는 ‘DMZ’가 그것이다. 분단의 상징임과 동시에 접근 금지 지역이 주는 신비스러움이 느껴지는 장소 DMZ가 어떻게 표현됐을지 궁금했다.

DMZ 접경지역의 삶, 군인과 마을주민

DMZ 접경지역의 삶, 군인과 마을주민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서울역 2번 출구로 나오니 ‘문화역서울284’를 바로 마주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면으로 보이는 철조망이 DMZ의 의미를 무겁게 실감하도록 했다.

1층과 2층 복도와 대합실 등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구역을 나누어 진행됐다. 미래 공간으로서의 DMZ, 접경 지역에서 생활하는 군인 및 마을주민들의 삶, DMZ의 생명 환경, DMZ의 역사와 풍경 등 다섯 개의 구역을 나눠 각각의 테마를 이루고 있었다.

중앙홀에는 ‘현재’, DMZ의 공간과 시간의 교차점인 ‘지금의 공간’이 구성된다. 이곳에서는 한반도의 상황과 DMZ의 역사를 담은 타임라인을 볼 수 있으며, 평화를 향해가는 현재 DMZ의 모습과 전망대, 감시초소(GP) 잔해를 이용한 작업을 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난해 DMZ 내 감시초소(GP) 철거 과정에서 나온 철조망을 녹여 7.2m의 종탑으로 만든 ‘DMZ 평화의 종’이다.

남과 북의 근접 군사시설인 GP는 언제라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작년 12월, 남과 북이 합의하여 시범 철수를 시행했으며, 이제 남은 GP의 잔해는 평화 시대로 가기 위한 상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안규철 작가는 사람들을 갈라놓았던 철조망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종소리가 돼 평화와 치유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진원지가 된다는 의미라 설명했다. 철조망이 사람들이 듣기에 좋은 종소리로 새로이 탄생한다는 의미가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DMZ에는 군인으로서의 삶과 민간인으로서의 삶 두 가지가 존재한다. 그들은 군인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들이며 가족이었다. DMZ 내의 긴박한 상태와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하거나 하는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이 공존하는 C구역이 마음에 오래 남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파주 미 헌병의 모습부터 철원 백골부대원들의 운동하거나 군 병원에서의 수술을 받는 모습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DMZ의 생생한 생활기록이 담겨있다. 또한, 70년대 중반 정부의 이주정책으로 만들어진 민북 마을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전시회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 역시 군인이자 대한의 아들이던 사진 속 인물들에 아주 오래 집중하고 있었다.

함경아 'SMS 디테일과 공들'

함경아 ‘SMS 디테일과 공들’

2층에 위치한 D구역에서는 우리가 갈 수 없었던 DMZ에 대한 풍경을 회화로 표현한 17명의 작가의 작품과 50여점의 DMZ 전시사 아카이브가 전시됐다. 또한, 임민욱 작가가 제작한 DMZ의 역사에 대한 작업이 한 자리에 놓여 실제와 상상이 공존하는 공간을 볼 수 있다.

248km 야생정원, '아름다운 경계 식물표본'

248km 야생정원, ‘아름다운 경계 식물표본’

서측보도에 마련한 E구역에서는 DMZ의 생명환경을 보여준다. ‘284km 야생정원은-아름다운 경계’는 경기 파주부터 강원도 고성에 이르기까지 DMZ 식물상을 축소하여 재구성한 샘플정원이다.

이끼정원은 DMZ 땅굴 지하의 생명환경을 재현하고 있었다. 실제 접경지역에서 채집한 표본을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색다른 공간이었다.

박종우 '인사이드 DMZ – 비무장지대 감시초소',오형근 '기마전'

박종우 ‘인사이드 DMZ – 비무장지대 감시초소’,오형근 ‘기마전’

그밖에 전시는 DMZ에 도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민간인 통제선과 통제구역, 통문, 감시초소 등의 ‘공간적 구성’과 함께 DMZ가 만들어진 과거부터 감시초소(GP)가 없어진 미래의 DMZ까지를 아우르는 ‘시간적 구성’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또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DMZ가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비무장지대와 접경 지역을 정치·사회적, 문화·예술적, 일상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살펴본다.

뿐만 아니다. 비무장지대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학술행사, 북 콘서트, 영화 상영, 접경 지역 특산물인 쌀을 활용한 ‘디엠지 장터’와 DMZ 상품을 선보이는 ‘선물의 집’, 도라산 및 철원 지역의 ‘비무장지대 열차관광’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시 주제인 DMZ는 ‘남북관계 개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때문에 ​비무장지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평화 시대에 대비해 미래의 DMZ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이번 전시는 평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했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문체부는 국방부 협조를 얻어 트럭 2대 분량의 GP 잔해를 받은 뒤 원하는 작가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잔해는 서울 중구 통일로 1번지,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의선 열차의 출발점인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사)에서 재탄생 했다. 비무장지대의 생태와 역사, 미래를 다룬 작품들로 말이다.

DMZ에 대한 풍경을 회화로 표현한 17명 작가의 작품

DMZ에 대한 풍경을 회화로 표현한 17명 작가의 작품

세상은 변했고, 남북관계 역시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가 DMZ 내부를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평화안보 체험길(가칭·평화둘레길)’을 조성해 4월 말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영화나 뉴스에서만 보던 DMZ를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세상을 실감케 한다. 실제 DMZ에서 나온 잔해 중 일부가 평화를 염원하는 작품으로 재탄생한 DMZ 전시처럼, 달라지는 환경이 우리에게 조금 더 특별하고 확실한 느낌으로 다가설 거라 기대해 본다.

김선두, February

김선두, February

■ 문화역서울 284 ‘DMZ’展
○ 전시기간 : 2019. 3. 21 ~ 5. 6
○ 관람시간 : 10:00~19:00 , 매주 월요일 휴관(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21시까지 연장 운영)
○ 관람료 : 무료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1 서울역(본옥) 문화역서울284
○ 지하철 : 1·4호선, 공항철도, 경의선 서울역 2번 출구
○ 문의 : 02-3407-3500 , 문화역서울 284 ‘DMZ’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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