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맘에 클래식꽃이 피었습니다" 서울시향 공연 관람기

시민기자 최창임, 김창일

발행일 2019.04.05. 10:18

수정일 2019.04.05. 17:48

조회 6,036

지난 4월 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음악 이야기’ 교육 공연이 열렸다.

지난 4월 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음악 이야기’ 교육 공연이 열렸다.

음악은 다양한 장르와 협업이 가능한 공연예술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흐르는 OST는 영상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고조시키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음악과 미술이 만난다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음악과 미술의 특별한 만남이 돋보이는 공연이 있어 다녀왔다. 4월 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콘서트홀에는 연주자나 공연에 대한 포스터가 있기 마련인데, 롯데콘서트홀 로비에는 이젤에 올려 둔 학생들의 그림이 자리하고 있었다. ‘학생’, ‘그림’ 그리고 ‘음악’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주제로 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콘서트홀 로비에 전시돼 있다.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주제로 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콘서트홀 로비에 전시돼 있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시내 초·중등학교 학생 3,000여 명을 초청한 공연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해설과 함께 러시아 대표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작품을 탐험할 수 있었다. 공연에 앞서 학생들이 ‘전람회의 그림’을 주제로 직접 그린 작품들 가운데 선정한 36작품의 그림 전시도 함께 이루어졌다.

서울시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러한 시도를 이어오며 학생들을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단순히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닌 공연장 현장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공연 예절을 배우고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며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을 친근하게 가르쳐 준다.

학생들이 로비에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좌), 한 학생이 공연 예절 및 감상법 등을 다룬 리플릿을 보고 있다(우)

학생들이 로비에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좌), 한 학생이 공연 예절 및 감상법 등을 다룬 리플릿을 보고 있다(우)

클래식 공연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리플릿은 클래식을 한 단계씩 알아가는 계단이 된다. 이 날 공연을 하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설명과 악기들의 자리 배치도를 보여주는데, 현악기군, 목관악기군, 금관악기군, 타악기군 네 가지 악기군이 모여 만드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다.

음악회를 관람할 때, 가장 민망할 때가 어느 부분에서 박수를 쳐야 하는지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음악연주 관람 시 궁금한 점까지도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리플릿에는 다 담겨있다. 학생들이 편안하게 박수치며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공연장에선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 그림’ 연주와 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 그림’ 연주와 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4월 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선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공연이 열렸다. 오전 11시 공연은 서울시내 초등학생 1,600여 명이 참가했으며, 2시 공연은 초·중등학생 1,500여 명이 참여했다.

공연은 양준모 배우가 무소륵스키가 되어 ‘전람회 그림’을 작곡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음악극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알아보자. 무소륵스키에게는 ‘빅토르 하르트만’이란 친구가 있었다. 39세의 젊은 나이로 빅토르 하르트만이 죽고 만다. 무소륵스키는 하르트만의 추모전에 다녀와 친구의 유작 10작품을 음악으로 만든다. 바로 이 곡이 ‘전람회의 그림’이다.

연주곡 중간 ‘프롬나드(Promendade)’가 있는데, 이는 천천히 걷는 걸음이란 의미다. 곡 중간에 프롬나드를 둔 건, 친구와의 추억을 곱씹었던 무소륵스키의 마음은 아니었을까?

친구들이 그린 작품들을 감상하는 학생들

친구들이 그린 작품들을 감상하는 학생들

연주 중에는 무대 위로 학생들이 그린 그림 작품들도 같이 등장했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자신이, 친구가 그린 그림에 환호했다. 친근한 그림 작품의 등장으로 아이들은 음악에 더욱 공감하는 듯했다.

롯데콘서트홀 로비에서도 학생들의 그림을 만나볼 수 있었다.

콘서트홀에서 바라본 석촌호수

콘서트홀에서 바라본 석촌호수

서울시향에서는 ‘생애주기별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교과서음악 영상콘서트’, 서울시내 초등학교를 찾아가 연주하는 ‘음악수업 2교시’, 서울시향 리허설룸에서 음악의 빠르기를 이해할 수 있는 ‘타임’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4월 13일에는 홈스쿨링 학생을 초청해 ‘교과서음악 영상콘서트’를, 4월 15일~16일은 ‘음악수업 2교시’를, 5월 11일에는 ‘타임’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 밖에도 미취학 아동과 부모가 공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 100세 시대에 맞춰 ‘노년기 음악 프로그램’ 및 ‘병원을 찾아가는 콘서트‘ 등 다양한 ’생애주기별 교육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공연도 5월 2일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5월 2일 공연에는 바흐 ‘G선상의 아리아’와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 : 1악장’, 비제 ‘카르멘 서곡’ 등을 만날 수 있다.

클래식을 접해 본 사람이 클래식을 다시 찾는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찾은 클래식 공연.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찾는다면 아이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봄꽃 피듯, 아이들 마음에 클래식 선율이 가득 피길 바래본다.

■ 서울시립교향악단
74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시향은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 이후,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리더십 아래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성장했다.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와 마르쿠스 슈텐츠, 세계적 명성의 객원지휘자, 협연자가 함께하는 정기연주회는 탁월한 음악적 성과와 프로그래밍으로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주도하고 있다. 정기공연 외에도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공익 음악회와 교육사업 등을 펼치며 서울시민과 호흡하고 있다.

홈페이지 : www.seoulph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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