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마주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꿈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9.03.21. 16:40

수정일 2019.03.21. 18:02

조회 1,842

전태일기념관 전시장에 진열된 재봉틀

전태일기념관 전시장에 진열된 재봉틀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청계천을 지날 때면 떠오르던 전태일 열사를 이제 평화시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더 기릴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20일,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지상 6층으로 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임시개관했다.

청계천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건물, 전태일기념관. 외벽에는 그가 남긴 자필편지가 부착돼있다

청계천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건물, 전태일기념관. 외벽에는 그가 남긴 자필편지가 부착돼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 담당자는 4월 예정된 정식개관을 앞두고 시민 의견 청취를 겸해 임시개관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청계천 멀리서도 전태일 기념관은 쉽게 눈에 띄어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외벽에는 그가 남긴 자필편지를 텍스트 패널로 디자인해 부착해 놓았다.

전시관은 총 6층으로 4층부터는 회의실과 서울노동권익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1층 로비 왼쪽에는 전태일을 기념하는 다른 공간들이 큰 지도로 붙어 있다.

앞으로 노동인권 도보 프로그램으로 계획될 이곳들은 종로에 있는 ‘전태일 동판거리’ 와 ‘전태일 다리’, ‘전태일 동상’, ‘전태일 재단’ 및 중구에 위치한 ‘평화시장’과 ‘분신항거 장소’ 들이 표시돼 있다.

기념관 2층에 위치한 공연장, 울림터. 이곳에서 상반기동안 7개 공연이 열린다

기념관 2층에 위치한 공연장, 울림터. 이곳에서 상반기동안 7개 공연이 열린다

2층은 공연장으로 ‘울림터’ 라는 이름의 공연장과 휴게 공간 등이 위치하고 있다. 임시 개관일인 3월 20일~31일까지 열리는 개관특별공연 ‘태일’은 인터넷으로 무료신청을 받고 바로 마감이 되었다. 그렇지만 4월부터는 개관축하공연으로 어린이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이 계획돼 있다. 신청은 전태일기념관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가능하다.

3층에 들어서면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만날 수 있다. 3층에 내려 왼쪽에 놓인 팜플렛과 함께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자. 연도표를 따라 마련된 관람동선은 한층 더 이해를 돕는다.

3층에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3층에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전태일 열사의 시선을 따라 도달하는 곳은 1.5미터가 안 되는 낮은 작업장이다. 잠깐 들어가 있기도 힘든 곳에서 눈이 빠지도록 열 몇 시간을 일한다는 건 상상조차 어렵다. 열사에 관련한 자필편지 등은 물론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유품 등 관련한 전시품이 480여 점에 달한다.

어머니 이소연 여사의 유품 등도 전시되어 있다

어머니 이소연 여사의 유품 등도 전시되어 있다

“당시는 모두가 일본어였죠. 미싱, 시다 같은 말이었으니까.” 설명을 하던 재단 관계자는 전태일 열사가 직접 만들어 돌렸던 설문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설문 문항을 보세요. 이때 풀빵 하나 못 먹고 허리도 못 펴고 일하던 사람들에게 교양서적을 보느냐 묻잖아요. 전태일 열사가 꿈꾸던 삶이었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 할까. 개관특별전으로 ‘모범업체:태일피복’이 열리고 있다. 3월 20일~6월 30일까지 3층 꿈터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전태일 열사가 바보회의 활동이 좌절되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모범업체 ‘태일피복’을 꿈꾸었던 내용을 담았다. 모범업체 ‘태일피복’에 대한 상세한 사업계획서 일부가 전시되고, ‘태일피복’ 공장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관계자는 정식개관이 되면 설명도 좀 더 곁들이고 옷감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관특별전은 특별하게 팜플렛이 재단용지처럼 크다.

전태일기념관은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전태일기념관은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전시 마지막에는 20~30대 시인 8명이 쓴 전태일에 관한 시를 볼 수 있다. 시대는 달라도 같은 청년들의 마음을 들을 수 있다. 출구에는 시인들이 직접 녹음한 시 몇 편을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고, 옆에 마련된 시가 예쁘게 적힌 종이를 가져갈 수 있다.

또한 4월 15일까지 인스타그램 등 SNS 사진 공유이벤트를 진행해 추첨을 통해 기념품 세트를 받을 수 있다.

천장이 낮은 작업장, 빼곡한 재봉틀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다

천장이 낮은 작업장, 빼곡한 재봉틀이 유독 슬프게 느껴졌다

우리는 재봉틀이 아니라고 외친 전태일 열사다. 그렇지만 전시장은 당시 일본어인 미싱으로 불린 재봉틀이 유독 많이 나온다. 어쩌면 그래서 더 그 슬픔이 크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묘하게도 기념관 건너편에는 서울청년일자리카페가 위치하고 있었다.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 운영시간 : 하절기(3월~10월) 10시~18시, 동절기(11월~2월) 10시~17시30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설날 및 추석 당일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318-0903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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