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건강돌봄 어벤져스 ‘서울케어-건강돌봄’ 출동!

시민기자 김윤경, 전은미

발행일 2019.03.08. 17:06

수정일 2019.03.15. 15:30

조회 2,404

서울케어-건강돌봄 선포식에서 만난 성동구 건강돌봄팀

서울케어-건강돌봄 선포식에서 만난 성동구 건강돌봄팀

#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여 바깥 출입은 거의 못하는 상태이다. 집안에서도 지팡이로 생활하고 있고,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지내고 계신다. 혈압도 높지만 약도 드시지 않고 뇌졸중으로 우측 편마비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병원에 가시지 않는다. 왜 병원을 안 가실까?

심한 내리막, 심한 오르막 울퉁불퉁한 길, 하늘과 맞닿은 곳이 할아버지의 집이다. 사실 할아버지는 병원을 가려고 나서 보았지만 크게 낙상사고를 당한 뒤에는 집에만 계시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유이다.

집안은 안전할까? 턱이 많은 집, 미끄러운 세면장… 할아버지에겐 자신의 집 위험한 바퀴의자에 앉아 믹스커피를 하루 5잔 마시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사례에서 언급한 할아버지에게 이젠 보건소 ‘건강돌봄팀’이 찾아간다. 의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정신건강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돌봄 어벤져스다.

할아버지 집으로 방문한 의사는 그동안 혈압을 방치한 이유를 탓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환자의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이 할아버지에겐 고혈압·뇌졸중 약은 물론, 건강돌봄팀의 가정 방문을 통해 영양 불량과 사회적 고립감을 해결해줄 의료복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정상적인 약 복용지도로 정상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노인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여 일상생활 수행도 지원한다. 또한 할아버지에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지역공동체에 진입시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말벗도 만들어 준다. 주5일 요양보호사가 식사를 해결하여 영양이 골고루인 집 밥을 드시도록 도와드려 허약을 해결한다. 집안 안전바 설치와 전동침대 대여로 실내생활에 대한 안전도 확보해 준다.

이는 지금 관악구 마을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계성 원장의 건강돌봄사업의 실제 사례이다.

매주 목요일 휴원을 하고 직접 지역마을노인을 찾아가시는 마을의사

매주 목요일 휴원을 하고 직접 지역마을 노인을 찾아가는 마을의사

이제 마을의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정신건강요원 등 전문 인력이 배치된 보건(지)소 ‘건강돌봄팀’이 가가호호 찾아간다. 진료상담‧영양‧재활 서비스부터 집밖 프로그램 연계까지, 서울시민 누구나 살고 있는 정든 지역에서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통합 지원하는 ‘서울케어-건강돌봄’이 전국 최초로 추진된다.

서울케어 건강돌봄팀이 소개되는 선포식의 모습

지난 7일, 서울케어-건강돌봄 선포식이 열렸다

‘서울케어-건강돌봄’이란 간단히 말해 마을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보건소 건강돌봄팀이 건강관리를 필요로 하는 어르신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후 대상자에게 ▲진료상담 ▲영양재활 서비스 ▲안전바 설치 ▲말벗 ▲집밖 프로그램 연계 ▲재돌봄 사후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2022년까지 전 자치구로 확대해 촘촘한 서울케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지난 3월 7일 오후 4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서울케어-건강돌봄 선포식’이 개최되었다.

선포식에서 있었던 ‘우리집에 왜 왔니’ 퍼포먼스

선포식에서 있었던 ‘우리집에 왜 왔니’ 퍼포먼스

선포식에서 서울의료원의 이혜원 과장은 “퇴원 후, 지역사회로 돌아간 환자가 어떤 상황을 겪는지 병원에서는 모른다”며 “회복하려면 약만으로는 어렵고 환자의 의지와 환경, 주변 지원 등이 필요한데 대부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다시 건강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서비스 대상은 다음과 같다. ▲혈압·혈당 조절이 어려운 만성질환자 ▲치매, 정신상담 및 관리가 필요한 분 ▲독거, 은둔 등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분 ▲질병으로 인해 식생활 관리가 필요한 분 ▲퇴원 후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가정 등이다.

절차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지역사회 신청 발굴 및 시립병원 의뢰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해 방문 약속을 잡게 된다. 이후 마을의사를 포함한 건강돌봄팀이 방문, 건강평가 관리계획을 세워 약 3개월 간 집중관리서비스를 연계, 제공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대로 끝이 아니라 대상자를 3개월 후 재평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데 있다. 또한 퇴원 후 48시간 내에 방문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주치의와 협력해 집중 모니터링으로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복귀를 돕는다.

‘서울케어-건강돌봄’의 다양한 캐치프레이즈

‘서울케어-건강돌봄’의 다양한 캐치프레이즈

현재는 그 1단계로 서비스 대상자가 복합만성질환자와 재입원 고위험군이나 2021년 2단계에서는 장애인, 여성, 아동이 포함된다. 2022년 3단계로 확대되면 장기요양탈락자와 간병가족까지 아우를 계획이다.

이에 대한 준비도 마련했다. 2015년 메르스 이후, 특수구급차를 지원했는데 실질적으로 필요시 연계하도록 하며, 올해부터 마을의사와 대상자, 돌봄팀에 대한 키트를 각각 마련했다. 행사장 밖에는 각 키트들이 진열돼 있었는데, 간단하면서 필요한 걸 살뜰하게 챙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경을 하던 시민들은 특히 약 파우치를 보며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건강돌봄팀 진단키트

건강돌봄팀 진단키트

또한 개개인 맞춤형 플랜이 눈에 띈다. 처음에는 건강돌봄팀이 함께 방문을 하지만 영양이 필요한 분께는 영양사가 방문 하는 등 정기적인 방문 인력은 각 대상자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는 데 있다. 사회와 오래 떨어져 지낸 대상자를 궁극적으로 마을에 나가 공동체 일원으로 살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특징이다.

성동구 건강돌봄팀의 발표

성동구 건강돌봄팀의 발표

지난해 시범지역이었던 성동구에서는 여러 일을 하시며 열심히 살아오다가 도박에 빠지는 바람에 이혼을 하고 혼자 살게 된 독거 어르신 이야기를 들려줬다. 혈압이 높은데 양 손이 혈압이 다른데다가 의사표현이 없어 혈압 약을 받지 못했고, 복지관에서 도시락이 와도 이가 나빠 인스턴트만 먹은 채 집에만 있었던 어르신이었다. 관리를 해줄 사람도 없어 술에 찌든 습관이 계속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찾아간 건강돌봄팀은 함께 문제를 진단하고 12주간 혈압 약 처방 및 영양 개선, 치매 전문센터에 연계 및 진료 의뢰 등을 했다. 또한 향후 인지기능저하 예방활동 및 한글배우기 등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계획도 세웠다.

이미 한국은 고령사회로 진입을 했고 독거노인 등이 많아 앞으로는 더욱 돌봄과 지지가 필요하다. 얼마 전까지 잘 걸으시던 어머니마저 무릎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조차도 힘들어 하시니, 서울케어야 말로 어르신들에게 꼭 적합한 복지라는 데, 고개가 끄떡여진다. 실질적인 보건의료 서비스야말로 마을 사회 지역 공동체로 나가는 첫걸음이다.

덧붙여 6월 2일 청계천에서는 서울시와 서울시 의사회가 함께 시민건강 축제를 계획 중이라니, 함께 참여해보고 서울케어에 대해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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