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의 기폭제, 2·1대한독립선언을 아시나요?

시민기자 김진흥 시민기자 김진흥

Visit222 Date2019.02.11 17:06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걸려 있는 대한독립선언서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걸려 있는 대한독립선언서

독립운동하면 어떤 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대부분 3.1운동을 꼽을 것이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3월 1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전국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수많은 전시와 행사, 축제 등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도 이전부터 ‘3.1운동 100년 대한민국 100년’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2.8독립선언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2.8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유학생들이 모여 독립선언을 발표한 사건이다. 3.1운동과 함께 3.1운동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첫 독립선언인 ‘2.1대한독립선언’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서울시는 한 세기 전 이날에 선포했던 ‘무오독립선언서’라 불리는 대한독립선언서를 선포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대한독립운동 현장에는 항상 태극기가 존재했다

대한독립운동 현장에는 항상 태극기가 존재했다

지난 1일, 서울시는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기념식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 위원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 광복회 등이 후원한 이 행사에는 여러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참석했다. 조인래 준비위원장이 대한독립선언서를 낭독했고 박유철 광복회 회장, 조광 국사편찬위원장 등이 축사했다.

기념식 후 서울광장에서 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에서 우리 밀 씨앗 나눠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한독립선언서가 이후 독립선어서의 씨앗이 됐다는 의미로 우리 밀 씨앗 나눠주기 행사를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대한독립선언서 선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종찬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사업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수많은 독립선언들을 발표했는데, 그 중 중요한 독립선언은 3개다. 2.1대한독립선언, 2.8독립선언, 3.1대한독립선언이다. 이 세 개의 선언은 같은 해에 일어났고 모두 연관돼 있다. 그러므로 3.1운동만 중요시 할 게 아니라 2.1대한독립선언부터 우리가 알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행사의 백미는 조소앙 선생(1887~1958)이 기초한 ‘대한독립선언서’ 최초 공개였다. 조소앙 선생이 직접 적은 육필 초고가 조소앙 선생의 직계 손자인 조인래 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 사무총장에 의해 최초로 시민에게 공개됐다.

이 날 기념식에서 최초 공개된 조소앙 선생이 적은 ‘2.1대한독립선언서’ 초고

이 날 기념식에서 최초 공개된 조소앙 선생이 적은 ‘2.1대한독립선언서’ 초고

조소앙 선생은 정치, 경제, 교육의 균형을 통해 개인, 민족, 국가 간 평등을 이루는 삼균주의를 제창했다. 그리고 이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제정 당시 국가 이념으로 삼은 인물이다. 조소앙 선생은 이후 2.8독립선언도 지원했다.

2.1대한독립선언은 중국 동북지역인 지린성(추정)에서 발표했다. 만주와 중국 본토, 연해주와 미주 등 해외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 지도자 39명이 서명해 독립선언을 선포했다. 39명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이 더러 있다. 조소앙 선생을 비롯해 김좌진 장군, 안창호 선생, 신채호 선생, 박은식 선생, 이승만 박사 등이 그렇다.

시민들에게 나눠 준 2.1대한독립선언서

시민들에게 나눠 준 2.1대한독립선언서

대한독립선언서는 일제에 의한 합병이 무효임을 당당히 선언하고 무장 독립으로 완수할 것을 결의한 내용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2.1대한독립선언서 주요 내용
1. 일본의 합병 동기는 범 일본주의를 아시아에 펼치는 것으로, 이는 동양의 적이다.
2. 일본의 합병수단은 사기·강박·불법·무력에 의한 것이다.
3. 일본의 합병결과는 정치적·경제적 압박으로 종족을 말살하고 종교를 협박하며 교육을 제한하며 세계문화를 저해하는 것으로 인류의 적이다.
4. 결론적으로 ‘하늘의 뜻과 인간의 도리와 정의와 법리(法理)에 비추어 (일제의 조선) 합병은 무효’이다.

이처럼 2.1대한독립선언서에는 을사늑약(1905)과 한일합방조약(1910)으로 조선을 침략한 일제에 대해 그 불법성을 지적하고 제국주의의 침략성과 폭력성을 정확하게 설파했다. 그리고 독립의 당위성과 무장 독립 투쟁의 결의를 당당히 선포했다.

또한 이 독립선언이 의미 있는 것은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 종전과 1919년 1월 18일 전후 처리를 위한 파리강화회담 개최 이후 전 세계 피압박 민족 가운데 한민족에서 최초로 나온 독립선언서라는 점이다.

조인래 조소앙선생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2.1대한독립선언서 중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국민의 본령은 독립이며 사람은 한 번은 죽는 것이니 목숨을 아끼지 말고 육탄혈전(肉彈血戰)으로 독립을 완수한다’라는 내용이다”라고 손가락을 가리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1대한독립선언서 공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날에 대해 잘 알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조소앙 선생 후손들과 시민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소앙 선생 후손들과 시민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민들은 처음 본 대한독립선언서를 담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애쓴 인물의 친필이다 보니 감격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선언서를 직접 가까이서 보니 뭔가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조소앙 선생에 대해 송구스러웠다. 2월 1일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기 때문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소앙 선생의 대한독립선언서 육필 초고는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기획 중인 ‘대한민국 민주공화정 100년 전시’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2부 학술강연회에서는 대한독립선언서, 조소앙과 삼균주의 등 다채로운 주제에 대해 교수들의 발표가 이어졌고 전문가들의 토론도 진행돼 2.1대한독립선언 뜻을 되새겼다. 시민들도 흥미롭게 지켜보며 자리를 함께했다.

100년 전 2월 1일, 옛 선조들이 처음으로 대한독립선언을 선포했다. 이후 일본 도쿄에서 2.8독립선언을 발표했고 국내에서 전국적으로 3.1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이 일어나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많은 한국인들이 피와 눈물을 머금었다. 이것으로 보아, 2.1대한독립선언은 한국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이 날이 없었다면 2.8독립선언도, 3.1운동도 100년 전과 같은 파급 효과가 떨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이 날을 우리가 확실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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