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빵 구운 과자점, 서울 미래유산 되다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722 Date2019.02.11 17:07

나폴레옹 과자점 외부 전경

나폴레옹 과자점 외부 전경

단 한입에 행복해지는 맛이 있다. 국민 간식 ‘빵’이다. 살짝 배가 고픈 상태에서 빵 굽는 냄새를 맡으면, 그 향을 쫓아 갓 구워낸 빵조각을 한 입 베어 물고 싶어진다.

아빠가 퇴근길 사 오신 크림빵을 먹고 자란 아이가 성인이 돼 부모님께 드릴 단팥빵을 구입하듯, 빵은 우리의 추억과 함께 한다. 동네에 오래된 빵집이 있다는 건 그래서 더 푸근한 정서를 담고 있다.

때문에 오래된 빵집은 빵집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채 우리와 함께 한다. 그 노고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제과점이 있다. 바로 3대에 걸쳐 빵을 만든다는 ‘나폴레옹 과자점’이다.

서울 미래유산은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서울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가치가 있는 자산을 발굴하여 보전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 중 국가·서울시 지정·등록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서적, 건물, 예술품, 시장, 골목 등 유형 자산뿐만 아니다. 기술, 음악, 경관 등 무형 자산도 선정 대상이 될 수 있다. 미래유산 후보를 신청하면 서울시가 현황 조사를 실시한 후, 5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유산보존위원회가 후보를 심사해 적합한 것을 선정한다.

☞ 2018년도 서울미래유산 목록

나폴레옹 과자점 과거 모습

나폴레옹 과자점 과거 모습

나폴레옹 과자점은 4호선 한성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보인다. 서울 3대 빵집 중 하나로, 3대에 걸쳐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운영됐다.

입구에 들어서니 고기 집이나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주차를 돕는 직원이 먼저 보였다. 이곳은 주차를 돕는 직원이 있는 빵집이었다. 단 주차요금은 따로 있다. 기본 주차요금은 천원이고 20분까지 주차가 가능하다. 대신 2만 원 이상 구매를 하면 무료다.

나폴레옹 과자점은 1968년 개업, 지난 해 50주년을 맞았다. 1층엔 제과점, 2층은 카페로 구성된 베이커리 카페로 매장이 굉장히 넓은 편으로 1인석부터 단체석까지 다양한 좌석이 준비돼 있다.

나폴레옹 과자점의 빵은 당일 생산, 당일반죽으로 만들어졌다.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으며 풍미가 뛰어나고 더 부드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나폴레옹 과자점에서만 볼 수 있는 ‘상미기간’이란 말이 생소했다. 상미기간이란 제품이 생산된 날부터 소비자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며, 이는 타사의 유통기한과는 차이가 있었다.

자연우유 생크림만 사용하며, 크루아상을 만들 때는 세계최고등급의 버터와 초콜릿을 사용한다는 점도 50년의 전통을 지킨 빵집의 자존심 같은 거라 생각됐다.

50년 된 빵의 목록을 보여주는 매장 내 포스터

50년 된 빵의 목록을 보여주는 매장 내 포스터

나폴레옹 과자점은 제과 제빵 사관학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까지 많은 제과업계의 인물들이 이 과자점 출신이기 때문이다. 2010년까지 뽑힌 제과명장 10명중 리치몬드 과자점, 코른베르그 과자점, 김영모 과자점, 마인츠돔 과자점의 명장이 나폴레옹 과자점 출신이다.

나폴레옹 과자점 출신의 제과 명장이 이렇게 많아진 이유 중 하나는, 대표가 제과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방법이 있었다. 종종 기술자들을 프랑스, 일본 등으로 유학을 보냈던 거다.

제과제빵 유학이 흔치 않았던 70~80년대에 선진 제빵 기술을 배워 온 기술자들은 나폴레옹 과자점에서 일을 한 후 독립을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현재 한국의 제과업계에 나폴레옹과자점 출신이 많아졌다.

그런 것 같다. 오래된 빵집의 공통점은 창업자, 또는 계승자들이 지닌 한결같은 열정과 성실함이다. 주인이 그 가게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고, 가장 열심이며, 가장 애정이 깊은 사람인 가게가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폴레옹 과자점도 마찬가지다 운영자의 이러한 열정으로 긴 세월 명성을 이어간다.

‘수요미식회’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는 초코빵과 사라다빵

‘수요미식회’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는 초코빵과 사라다빵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치 있는 것은 이렇듯 골목마다 존재하는 오래된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래되고 의미 있는 가게들은 이를 지키고 가꾸려는 노력을 거듭해왔다.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서울의 반세기를 함께 한 나폴레옹 과자점이 서울 미래유산으로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으니 반갑다. 이러한 명소는 지역을 활성화하는 기업이자 살아있는 문화재인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그 자리를 빛내주기를 바란다.

나폴레옹 과자점 내부 전경

나폴레옹 과자점 내부 전경

■ 나폴레옹 과자점(2018년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
○유형 : 제과점
○개업년도 : 1968년
○위치 : 서울 성북구 성북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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