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만날 수 있는 ‘초대길’로 ‘초대’합니다

시민기자 최용수 시민기자 최용수

Visit959 Date2019.02.08 16:22

근현대사기념관 가는 길.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다.

근현대사기념관 가는 길.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차라리 자유민으로 죽으리라”, “국가의 기본은 국민이요. 정치의 대상은 국민의 복리에 있다”, “우리가 믿고 바랄 것은 우리 스스로의 힘 뿐이다” 수유리 순국선열 묘역에서 만난 애국지사들의 얘기다.

삼각산(북한산)을 병풍 삼은 수유리 산야에는 신숙, 서상일, 유림, 김창숙 등 순국선열 묘역이 있다. 이중 조선의 자주독립과 대한민국 정통성 확립의 선구자로서 헌신한 ‘초대(初代) 4인방’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둘레길이 있다. 바로 ‘초대길’이다. 우리나라 초대(1세대) 검사인 이준 열사를 비롯하여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입법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사법부), 초대 부통령 이시영(행정부) 선생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주말, 기자는 ‘초대(初代)길’을 탐방했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강북 01번을 타고 근현대사기념관 정류장에서 내렸다. 기념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태극기 펄럭이고, 보행로 언덕에는 14명의 순국선열·애국지사 흉상이 놓여있었다.

근현대사기념관 전경

근현대사기념관 전경

‘초대(初代)길’ 탐방에 앞서 근현대사기념관을 권하고 싶다. 기념관에서 선열들을 미리 만나면 당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감의 깊이도 달라진다.

기념관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짓밟힌 산하, 일어선 민초들’(A존), ‘시대의 마감, 민주의 마중’(B존), ‘우리가 사는 날, 민주공화국’(C존) 등 3가지 테마로 전시돼 있다. 동학농민운동부터 의병전쟁과 3·1독립운동, 4·19민주혁명에 이르는 우리 근현대사의 다양한 사료와 유물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전시돼 있는 근현대기념관 전시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전시돼 있는 근현대기념관 전시관

특히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3·1운동 100주년이 되기 전에 선열들이 잠들어 있는 ‘초대길’로의 나들이 계획해 보자. 100주년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기자가 초대(初代) 4인방을 소개한다.

조선의 자주독립과 대한민국 정통성 확립의 선구자 ‘초대(初代) 4인방’

조선의 자주독립과 대한민국 정통성 확립의 선구자 ‘초대(初代) 4인방’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초대 국회부의장 ‘신익희’ 선생

기자는 근현대사기념관을 둘러본 후 ‘초대(初代)길’ 탐방을 시작했다. 근현대사기념관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앞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신익희 선생 묘역이 나타난다.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수재로, 1918년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발표를 보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만주·북경·상해 등지를 드나들면서 해외독립운동원의 연락을 맡았고, 국내 민족지도자들과는 독립운동의 방법을 토의하는 등 3·1운동 도화선 역할을 했다. 광복 후에는 초대 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에 공헌하였다. 임시정부시절부터 독립에 대한 일념으로 사신 독립운동가이자 제헌의회 국회부의장으로서 민의의 대변자이시기도 했다. 훗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 받았다.

이준 열사 묘역

이준 열사 묘역

일제 침략의 부당함을 알리고 순국한 제1세대 검사 ‘이준’ 열사

신익희 선생 묘역에서 시계방향으로 탐방로를 따라가면 이준 열사 묘역이 나타난다. 묘소에 들어가는 홍살문 앞 순례길에는 이준 열사에 대한 ‘위훈비’가 서 있다. 1895년 최초 설립된 대한제국 법관양성소를 졸업한 1세대 검사이다. 부정부패와 비리척결에 앞장서던 검사는 ‘신민회’를 조직하여 구국운동을 전개하였다. 1907년 7월 고종으로부터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로 임명되어 일제 침략의 불법성과 을사조약의 무효화를 국제사회에 호소하였다. 일본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치 못하자 연일 애통해 하다가 7월 14일 우국충정의 일념으로 순국하였다. 순국 후 55년만인 1963년 헤이그 공동묘지에 있던 유해를 옮겨와 이곳 선열묘역에 안장했다. 묘역으로 올라가는 숲길 양쪽에는 조국을 향한 열사의 충정이 담긴 오록이 새겨진 빗돌이 설치되어 있다.

대쪽 같은 성품의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선생

세번째 묘역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이다.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은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순창읍 일인보좌청 습격하는 등 구국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광주학생운동, 6·10만세운동, 원산파업사건, 단천노조사건 등 독립운동 관련 사건의 무료 변론을 도맡아 실시하였다. 해방 후인 1948년에는 초대 대법원원장을 지내는 등 대한민국 건국에 이바지 하였으며, 대쪽 같은 성품으로 유명하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 받았다.

이시영 선생 묘역

이시영 선생 묘역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에 힘쓴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

김병로 선생 묘역에서 오른쪽 계곡을 건너면 길게 뻗은 계단길이 나타난다. 그 계단길 끝 언덕 위에 있는 무덤이 이시영 선생의 묘역이다. ​선생은 조선시대 명재상이었던 백사 이항복의 10대손이다. 17세 때부터 형조좌랑 등 여러 관직을 역임했고, 1910년 한일합방이 되자 형제들의 재산을 몽땅 정리하여 만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한인자치와 독립군 양성을 위한 경학사와 신흥강습소를 설립한다. 또한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에 참여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다한다. 1948년 제헌국회에서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에 반대하여 부통령직을 사임하고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을 다하고 1963년생을 마감한다.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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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순국한 애국선열들을 모신 ‘광복군 합동 묘역’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순국한 애국선열들을 모신 ‘광복군 합동 묘역’

독립을 위해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한 광복군 합동 묘역

이시영 선생 묘역으로 오르다보면 좌측 안쪽에 색다른 조형물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일본군과 싸우다가 순국한 애국선열 17위를 모신 ‘광복군 합동 묘역’이다. 중국의 태행산지구전투, 산지성 능천전투 등에서 임시정부 광복군으로 일본군을 무찌르다 전사했거나 지하공작원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애국지사들이다. 1967년 광복군 동지회에서 조성하였고, 1985년 국가보훈처에서 새롭게 단장하였다.

초대길 지도

초대길 지도

북한산둘레길에서 바라본 국립 4.19민주묘지

북한산둘레길에서 바라본 국립 4.19민주묘지

기자가 둘러본 ‘초대(初代)길’은 그리 길지도, 난이도가 높은 코스도 아닌 고즈넉한 북한산 자락에 순례길이다. 약 1.3km 정도의 짧은 구간이여서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고, 인근에 있는 국립4·19민주묘지와 심산 김창숙, 동암 서상일, 몽양 여운형 선생 등의 묘역까지 둘러보아도 반나절이면 넉넉하다. 지금 우리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걸까? 한번쯤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수유리 ‘초대길’로의 나들이를 권하고 싶다.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 근현대사기념관
○위치 : 서울시 강북구 4.19로 114
○관람 : 화-일요일 오전9시~오후6시(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연휴 휴관)
○관람료 : 무료
○오시는 길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4번 출구에서 정류장 도보 2분 이동 → (마을버스) 강북 01번 승차 → 근현대사기념관 정류장 하차 → 근현대사기념관 도착
○홈페이지 : https://www.mhmh.or.kr/
○문의 : 근현대사기념관 02-903-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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