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 코스, 안산자락길 추천합니다!

시민기자 박은영

Visit1,527 Date2019.01.21 15:52

안산자락길을 걸으며 시선 너머의 산을 감상할 수 있다

안산자락길을 걸으며 시선 너머의 산을 감상할 수 있다

걷기에 좋은 계절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추운 날씨 탓에 온종일 실내에 머물러 갑갑하다면, 옷을 단단히 여미고 문밖을 나서보자. 찬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무리하지 않고 산길을 걷기에 좋은 코스가 서대문에 있다. 이동과 접근이 편한 ‘안산자락길’이다. 처음 안산자락길을 들었을 때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산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니었다. 서울의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산으로 ‘산의 생김새가 말이나 소의 등에 짐을 싣기 위해 사용한 길마와 같이 생겼다’하여 ‘길마재’라고도 불린 295.9m의 나지막한 산이다. 조선시대에는 어머니의 산이라고 해서 ‘모악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호랑이가 출몰해 여러 사람을 모아서 산을 넘어가야 했기에 모악산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시작한 안산자락길 초입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시작한 안산자락길 초입

안산자락길의 출발점은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소는 독립문역 4번 출구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이진아기념도서관을 지나 오르는 길이다.

안산자락길 근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좌), 이진아기념도서관(우)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안산자락길 근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좌), 이진아기념도서관(우)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본격적인 안산자락길을 가는 길의 첫 코스는 계단 오르막이다. 파이팅하며 출발해 계단을 오른 후 조금만 가면 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앞으로 걸을수록 평탄한 나무데크 길이 이어진다.

겨울 산에서 느낄 수 있는 호젓한 기운을 받으며 걷다보면 비로서 안산자락길의 마디마디를 느낄 수 있다. 안산을 빙 둘러 이어지는 자락길은 산책과 운동은 물론이고 사색의 길로도 어울리게 구성돼 있다.

안산자락길의 북카페

안산자락길의 북카페

천천히 산책하듯 걷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북카페가 나온다. 넉넉한 벤치와 정자를 갖추고 있는 북카페에서 숨을 돌리고 걷다보면 전망대로 향하는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한산, 인왕산이 다 보인다. 그리 가파른 길을 오르지 않았음에도 먼 곳의 산과 마주하고 있는 거다. 그 기분은 등산의 정상에서 느끼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산자락길 전망대

안산자락길 전망대

안산자락길은 대체로 친절하다. 보통 1.1~1.5km 정도마다 화장실이 있고, 다음 화장실까지 거리가 표시돼 있다. 또한,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전체 구간을 돌 수 있는 무장애 숲길로 조성됐다. 이에 노인, 어린이, 유아, 임산부,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산림욕을 즐기며 편하게 산책할 수 있다. 경사가 완만한 숲길에는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어 따뜻한 차나 간식거리 등을 가져가서 먹기에 좋다.

무장애 숲길로 조성돼 보행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무장애 숲길로 조성돼 보행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안산자락길은 전체 길이 7km 구간을 어느 지점에서 시작해 걷든 노랑과 파랑 중 한 가지 색의 화살표만 따라 끝까지 걸으면 처음 출발지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순하게 이어진 길들을 걷다가 만나는 크고 작은 전망대가 잠깐씩 세상을 내려다보길 권하는 것 같다.

출발지로 돌아가는 자락길은 구간별로 아카시아숲, 메타세콰이아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보듬고 있어 가까이서 자연을 느끼며 숨을 돌릴 수 있다. 또한, 안산 자락길에는 27개의 약수터가 있을 정도로 수맥이 풍부하다.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산길 따라 흐르던 물이 꽁꽁 얼어붙은 모습도 볼 수 있다. 자락길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걷다 힘이 들면 내려설 수 있는 길이 연이어 나타난다는 거다. 이는 안산자락길로 들어서는 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산을 둘러싼 순환형 자락길은 2호선 신촌역과 3호선 홍제역, 무악재역, 독립문역과 가까워 접근이 용이하다.

인왕산과 북한산이 보이는 안산자락길 전망대

인왕산과 북한산이 보이는 안산자락길 전망대

휠체어를 타고 자락길을 산책한다면, 서대문구청 방면의 휠체어 충전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조금 더 내려가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볼 수도 있다. 단 기억해야 할 것은, 안산자락길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은 금지라는 사실이다. 오직 걷기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

추운 공기를 뚫고 걸으며 정자에서 쉬거나 전망대를 내려다보거나 책을 읽거나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안산자락길은 모든 계절, 소확생이 가능한 공간이다. 그러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겨울, 건강한 환기가 필요하다면, 안산자락길을 걸어보자. 걷거나 쉬다 내려다보이는 세상이 작은 위로를 건넬 것이다.

안산자락길 : 서울시 서대문구 봉원동 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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