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사랑한 건축치료사 '훈데르트바서'를 만나다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19.01.16. 11:40

수정일 2019.01.16. 17:42

조회 1,360

경향신문사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경향신문사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이며 건축가였던 훈데르트바서의 특별 전시가 지금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훈데르트바서 서울특별전 - the 5 skins’는 2월 24일까지 계속된다.

‘자연을 사랑한 건축치료사’로 불리는 훈데르트바서는 나(피부)-옷-집-정체성-지구환경 ‘다섯 개의 피부(the 5 skins)’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한다. 그는 우리의 첫 번째 피부인 몸에 이어 우리가 입는 옷을 두 번째 피부라고 보았고, 사람들이 사는 집을 세 번째 피부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정체성’과 ‘지구환경’ 역시 우리를 구성하는 피부로 여겼다.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력 있는 세계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신념은 작품 속에서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하나의 모티브로 귀결된다.

1전시관에서 내다본 돈의문박물관마을 풍경

1전시관에서 내다본 돈의문박물관마을 풍경

1전시관에서는 ‘네 번째 피부 정체성’과 관련된 환경 포스터와 우표 시리즈, 그래픽 원화들을 만날 수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보호, 산림운동, 반핵운동 등을 위해 세계를 돌아다닌 환경운동가로, 그의 포스터는 자연 보존과 보호를 위한 활용 전략의 하나였다. 이 전시실에서는 그의 조언도 만날 수 있다. “파라다이스는 오직 각자가 자신만의 창조적 방식으로 자연과 더불어야만이 가능하다.”

훈데르트바서 그래픽 원화 중 ‘대중교통을 즐겨라’ 작품

훈데르트바서 그래픽 원화 중 ‘대중교통을 즐겨라’ 작품

사진으로 만나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사진으로 만나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3전시관에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자 한 훈데르트바서의 건축에 대한 영상과 사진, 드로잉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마당 있는 집을 개조한 4전시관에는 그의 예술학교인 ‘핀토라리움’을 재현해 놓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면 초록 식물들 사이의 테이블 너머 포스터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자연보호단체에 기부한 이 작품을 포함해 그의 포스터들은 효과적인 캠페인의 도구가 되었다. 그는 포스터 판매 수익 역시 환경보호에 사용했다.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이 담긴 예술학교 ‘핀토라리움’을 재현해 놓은 공간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이 담긴 예술학교 ‘핀토라리움’을 재현해 놓은 공간

4전시관을 나서 조금 위로 올라가는 서대문 여관에서는 훈데르트바서로부터 영감을 얻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박물관 건물 외벽에는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그의 작품을 활용한 작품들이 미디어 아트로 상영된다. 훈데르트바서가 생명의 본질로 보고 그토록 즐겨 사용했던 나선을 그려보며 자연의 창의성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마당 있는 집을 개조한 4전시관

마당 있는 집을 개조한 4전시관

‘자연을 사랑한 건축치료사,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만나다’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 특별전은 연령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관계자는 “서울의 100년 역사를 보존한 가운데 과거와 미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며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정체성과 창의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돈의문 전시관 주변에는 역사문화유적이 가득하다

돈의문 전시관 주변에는 역사문화유적이 가득하다

전시실을 찾아다니다보니 결과적으로 돈의문 박물관마을 산책이 되기도 했다. 다만 전시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건물에서 진행되므로 관람 전에 미리 동선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엄마는 계단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했다.

내친 김에 돈의문 전시관에 들러 지금은 사라진 ‘서대문’의 옛 자취를 짚어보았다. 1915년에 일제의 도시 계획에 따른 도로 확장으로 철거되어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는 돈의문이 사진 속에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돈의문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고즈넉한 시간이었다.

마침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딜쿠샤와 호박목걸이’전이 열리고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전시를 보고 실제 딜쿠샤를 찾아 성곽쪽으로 올라가도 좋을 것 같다.

■ ‘훈데르트바서 서울특별전’ 안내
○장소 : 돈의문박물관마을

○기간 : 2월 24일까지 화·목·토·일요일 10시~18시, 수·금요일 10시~20시,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정보 : 무료 입장, 연령제한 없음

○문의 : 02-549-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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