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이 입장권? 커피 나눠주는 ‘문화역284’ 이색 전시

시민기자 박미선 시민기자 박미선

Visit2,078 Date2019.01.16 17:14

문화역284 중앙홀에 전시된 ‘커피, 케이크, 트리’ 대형 작품

문화역284 중앙홀에 전시된 ‘커피, 케이크, 트리’ 대형 작품

미술관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다가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입장을 거부당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시 관람의 일부가 되는, 카페처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있다.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에서 2월 17일까지 열리는 ‘커피사회’ 전시가 바로 그 주인공. 이곳에선 전시 입장권이 컵이고, 컵을 들고 다니다보면 지정된 장소에서 커피를 나눠주기도 한다. 다양한 카페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입장부터 커피 시음까지 모두 무료라 더 매력적이다.

커피에 대한 이색 전시 ‘커피사회’가 2월 17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커피에 대한 이색 전시 ‘커피사회’가 2월 17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커피사회’ 전시를 통해 커피를 중심으로 우리사회의 변화를 돌아볼 수 있다. 전시는 ‘커피의 시대’, ‘근대의 맛’, ‘윈터 클럽’, ‘문화역 카페 설명서’,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픽 디자인, 회화, 사진, 영상, 설치, 건축 등 다양한 작품이 모여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19세기 후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커피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 입장권으로 나눠주는 커피컵, 지정된 장소에서 무료 커피 시음도 가능하다

전시 입장권으로 나눠주는 커피컵, 지정된 장소에서 무료 커피 시음도 가능하다

입구로 들어가면 중앙홀에는 대형 트리를 떠올리게 하는 ‘커피, 케이크, 트리’라는 작품이 반겨준다. 입구에서는 ‘커피사회 입장권’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종이컵을 나눠주고 있었다. 1층의 윈터클럽(3등 대합실), 오아시스(서측 복도), 커피 바(서측 복도), 2층 근대의 맛(그릴)에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고 적혀 있다.

관람객이 직접 책을 읽거나 시소를 타는 등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윈터클럽’

관람객이 직접 책을 읽거나 시소를 타는 등 커피를 매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윈터클럽’

중앙홀을 지나 옛 3등대합실 안으로 들어가니 ‘윈터클럽’이라는 전시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커피는 일종의 매개체로, 커피를 구실 삼아 일어나는 인관 관계를 표현한 곳이라고 한다. 탁구대에서 탁구를 치고 시소를 타고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등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경성 최초의 서양식 레스토랑이 있었던 2층, 전시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이들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경성 최초의 서양식 레스토랑이 있었던 2층, 전시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이들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역사 2층에 있었던 경성 최초의 서양식 레스토랑 ‘그릴’ 공간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로스팅 카페 6곳이 참여해 ‘근대’를 주제로 새롭게 만든 커피를 무료 제공하고 있었다. 전시장 안에는 기분 좋은 커피향이 가득했다. 누구든 커피 한 잔을 받아 아무곳에나 앉으면 전시공간 속에 섞이게 된다. 카페에 갈 때 느끼는 어떤 감정, 나와 관련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나누는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이어서 커피가 등장하는 다양한 문학작품들과 잡지, 영화 등을 비롯해 믹스커피를 담는 비닐봉지를 활용한 개성 있는 작품도 만났다.

국내 대표적인 로스팅 카페 6곳의 원두를 구입할 수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로스팅 카페 6곳의 원두를 구입할 수도 있다

전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전시의 일부로서 구성한 것도 특이했다.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 전시공간에선 로스팅 원두뿐만 아니라 포스터, 카드, 달력, 컵받침 등 다양한 디자인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퍼포먼스와 라이브 콘서트도 10회 이상 진행된다.

19세기 후반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커피는 다방, 찻집, 카페로 진화하며, 한국의 사회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옛 서울역의 대합실, 레스토랑 공간 또한 커피문화가 시작된 공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커피사회> 전시는 평소 즐겨마시던 커피에 대해 다시 한 번 음미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저녁 무렵 ‘커피사회’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서울로 7017의 반짝이는 조명이 눈에 들어온다.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와 함께 서울로 7017 야경까지 관람해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로 7017과 문화역서울284의 야경

서울로 7017과 문화역서울284의 야경

■ ‘커피사회’ 전시
○장소 : 문화역서울284
○시간 : 10시~19시(입장마감 18시), 매주 월요일 휴관, 매달 마지막 수요일 21시 연장 운영
○관람정보 : 무료 입장, 전등급 관람 가능
○문의 : 문화역서울284(02-340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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