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의 백미 '에이피 사진전' 보고 왔어요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9.01.14. 15:50

수정일 2019.01.14. 17:27

조회 1,221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이피 사진전’ 중 프레디 머큐리 사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이피 사진전’ 중 프레디 머큐리 사진

서울시민들의 문화와 예술을 책임지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작년은 40주년을 맞이하면서 굵직굵직한 공연 여럿을 무대에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이 뮤지컬, 클래식연주 등 공연만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종문화회관의 상징적인 중앙계단 옆으로 미술관이 있다. 1978년 개관 이래로 복합문화공간의 전시공간으로 그 역할을 해오며 국내외 우수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따뜻한 감성을 일으킬 <에이피 사진전-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를 만나볼 수 있다.

매일 2,000개, 연간 100만 개의 사진이 세계의 톱뉴스에 올라오는 AP통신은 영국의 로이터, 프랑스의 AFP 등과 함께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이다. 1848년 뉴욕의 6개 신문사가 입항하는 선박으로부터 유럽의 뉴스를 공동취재하기 위하여 설립한 이래로 전례 없는 뉴스 수집을 통해 광범위한 주제를 세상에 알려오고 있다.

이번 에이피 사진전은 총 200점의 사진이 6개의 테마로 나눠 전시된다. 첫 번째 테마는 ‘너의 하루로 흘러가’. 시간대별로 배치된 입체적인 공간에선 새벽부터 아침, 정오, 밤에 일어난 수많은 순간이 나타난다. 오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아들을 안고 있는 남자’도 눈에 띈다. 그렇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의미한다. 전시장 곳곳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진들을 발견할 수 있어 유독 흥미롭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이란의 모습을 담은 ‘소금호수’ 시리즈

정치적으로 불안한 이란의 모습을 담은 ‘소금호수’ 시리즈

두 번째 테마는 ‘내게 남긴 온도’. 카메라는 역사의 사건이나 진실보다 자신에게 묻어있는 온도를 기억한다. 보도사진이라는 편견을 깨고 하나의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도 전통에 따라 엄격히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미망인 도시, 브린다반의 축제에서 찍은 ‘보라빛으로 물든 맨발의 미망인’이나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이란의 ‘소금호수’ 시리즈는 더욱 강렬하다. 이 사진들은 이번 전시의 메인 사진이기도 하다.

‘네가 들려준 소리들’ 세 번째 테마 전시관에선 사진을 보면서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힌두 여성의 절규’를 보고 있자니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폭설 속의 여인’을 보고 있으면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보고 있노라면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가 나는 듯한 ‘폭설 속의 여인’

보고 있노라면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가 나는 듯한 ‘폭설 속의 여인’

전시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장 오랫동안 붙잡는 곳은 아마 네 번째 테마 ‘키워드로 만나보는 AP와 함께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올겨울을 뜨겁게 강타하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의 사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디 머큐리와 퀸, 비틀즈, 마릴린 먼로, 에디트 피아프 등 슈퍼스타들부터 히로시마 폭격,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 등 동시대의 역사적인 사진들이 키워드별로 전시되어 있다.

히로시마 폭격의 순간을 담은 사진

히로시마 폭격의 순간을 담은 사진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테마는 특별전으로 꾸며진 ‘북한전’이었다. 2018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를 물들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유원지에서 뽑기를 한다거나 수영장의 모습, 지하철의 모습 등 소소한 주민들의 일상에서부터 아름다운 풍경까지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들이 낯설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북한 주민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은 ‘북한전’에 전시된 사진들

북한 주민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은 ‘북한전’에 전시된 사진들

마지막 테마는 ‘기자전’. 퓰리처 수상작품으로 알려진 사진들부터 세계의 숨겨진 사이드라인들을 찾아다녔던 기자와 사진작가들의 뜨거운 현장을 엿볼 수 있다. 반전운동부터 최근 이슈인 난민 현장까지 보도사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순간들을 체험할 수 있다. 200점의 사진들은 예술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보도사진들이기에 사진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광화문광장,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홍보탑

광화문광장,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홍보탑

전시 관람 후 광화문 광장에 새롭게 세워진 탑도 놓치지 말고 둘러보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홍보탑으로 희망 메시지를 적어 넣을 수도 있다. 내친김에 길 건너 대한민국역사박물관까지 관람한다면 에이피 사진전과 함께 한국 근대사를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 세종문화회관 에이피사진전

○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
○ 일시 : 3월 3일까지 오전 11시~ 오후 8시
○ 전시 해설 : 오후 2시, 4시(주말 및 공휴일 운영 안 함)
○ 문의 : 1661-5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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