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의 반짝이는 예술작품, 신영동 육교 ‘자하담’

시민기자 문청야, 박남식 시민기자 문청야, 박남식

Visit534 Date2018.12.10 17:05

자하담 프로젝트

신영동삼거리 육교가 공공예술작품 ‘자하담’으로 변신했다

25년 동안 건너다니는 공공시설물의 기능에 충실해왔던 육교가 그 기능을 넘어 새롭게 공공미술 작품으로 변신한 곳이 있다.  종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교이자 신영동, 평창동, 부암동 세 지역을 연결하는 ‘신영동삼거리 육교’이다. 미술작품으로 변신한 육교는 ‘자하담(紫霞談)’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자줏빛 노을이 지는 땅(자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뜻이란다.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합심해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에 걸쳐 완성된 2018 아트페이빙 프로젝트, ‘자하담 프로젝트’ 준공식에 다녀왔다.

준공식이 시작되기 1시간 전에 도착해 먼저 주변을 둘러보았다. 종로구 신영동삼거리 육교 위에 서니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육교 위에서 아름다운 북한산의 산세가 보인다

암석 사이를 흐르는 계곡 모습을 표현한 바닥 작품 ‘자하담돌’

아름다운 북한산의 산세가 보이고 육교 가까이로 시냇물이 흐른다. 개울가에는 노랗게 물든 버드나무가지가 늘어져 있다. 지나가는 주민에게 “여기 살기가 어떠냐?”고 물으니 “이곳은 영화와 드라마에도 많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동네이고 공기도 좋다”고 답한다.

육교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상판의 길이가 110m가 넘는다. 이 보행육교는 세검정초등학교와 연결되어 있고, 아이들의 주 통학로이다.

‘자하담’이 세워진 곳은 지리적으로 주변 북한산을 이루고 있는 지형으로 암석지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현대문화예술인들이 주거하고 있는 집거촌락을 이루고 있다.

지금 육교와 차로가 있는 이곳은, 과거에 맑은 개울에서 종이를 만들던 ‘조지서(造紙署)’ 터였다고 한다. 이런 지리적 배경을 살려 이번 프로젝트에 신영동의 지질 풍경을 이루는 ‘암석’과 ‘모래네’라고 불리던 세검정의 ‘물줄기’를 표현하였다고 한다. 암석 사이를 물줄기가 따라 흐르는 이런 세검정의 풍경은 겸재 정선의 ‘세검정’ 그림에도 담겨 있다고.

정소영 작가는 지역의 지층과 계곡의 모습을 재구성한 바닥패턴의 ‘자하담돌’ 작품을 선보였다. 낮에는 태양빛을 흡수했다가 밤에 반짝이며 발산하는 축광석 소재를 적용해 밤에 보면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이다.  

자신의 작품을 담아가는 아이

육교 중앙에선 ‘자하담’  앱을 통해 이 지역 어린이들이 그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육교 중앙, 세 개의 갈래길이 만나는 지점엔 ‘증강현실(AR)’이 실현되는 작품이 있다. ‘자하담’ 앱을 다운로드 받은 후, 육교 가운데 설치된  ‘자하담’이라고 표시된 곳에서 앱을 실행하면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떠오른다.

바로 세검정초등학교 92명의 어린이들이 ‘우리 동네를 지키는 상상의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증강현실(AR)로 구현한 ‘자하신화’ 작품이다. 한 아이는 엄마와 와서 자하담에 스마트폰을 대고 자기 작품을 찾아 인증샷을 담아간다. 단, 주의할 점은 GPS 설정을 켜야 증강현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좌)세검정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준공식이 진행됐다, (우)‘자하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작가들과 기획자, 내빈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검정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준공식(좌),‘자하담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학생, 시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우)

오후 5시, 세검정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준공식이 진행됐다. 어린이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모두 모였다. 자하담 프로젝트 준공식에 참여한 시민들이다. 놀랍게도 참석한 시민들 대부분이 이번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서정협 문화본부장과 박인학 지역문화 예술인 대표의 인사말이 있은 후 그간의 진행과정을 담은 영상 감상과 장석준 기획자의 작품 설명이 있었다.

‘일상에서 즐겁게 지역을 바라볼 수 있는 것’, ‘동네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것’, ‘기분 좋은 보통의 감각들을 가지도록 하는 것’, ‘많은 이들이 행복해 할 수 있는 공공프로젝트 만드는 것’이 기획의도였다고 했다. 

육교 위에서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됐다

육교 위에서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됐다

준공식 이후 학생작가와 예술기획자  참석자 사진 촬영이 있은 후 육교로 이동했다. 오후 5시 30분 세검정초 연결부 하단에서 테이프 커팅이 있었고, 육교 위 작품 감상 및 증강현실 시연이 있었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육교 위에서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가상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이 이루어졌다.

육교를 지나는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동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하교감’ 작품도 인상적이다. 지역에 거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삶을 영상으로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어령 문학평론가, 김정원 피아니스트, 하태석 건축가, 박인학 발간인, 안규철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동네에 대한 생각, 삶의 지혜 ,작품 세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육교 뒤로 초등학교 건물이 보인다.

밤이 되면 바닥이 반짝이는 ‘자하담’ 공공미술 작품 .

‘자하담’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두 번째 아트페이빙 프로젝트이다. 아트페이빙이란 단순히 장소나 영역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의미 없이 거니는 일상의 장소에 ‘작품이 가득한 발밑의 미술관’이라는 의미를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첫 번째 아트페이빙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돈의문 박물관에 이어 자하담까지 서울지역 곳곳이 특별해지고 있다. 시설물과 공공미술 작품을 결합한 ‘자하담’의 성공적인 완공과 같이 앞으로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낮에 흡수한 태양빛을 밤에 발산하는 친환경 축광석이 소재로 사용됬다.

낮에 흡수한 태양빛을 밤에 발산하는 친환경 축광석이 소재로 사용됬다.

홈페이지 : 자하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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