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담장 넘어 '용산공원 갤러리' 직접 가보니...

시민기자 최용수, 김윤경

발행일 2018.12.03. 15:55

수정일 2018.12.05. 13:39

조회 2,411

폐쇄되었던 용산 미군기지 내 ‘용산공원 갤러리’가 조성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폐쇄되었던 용산 미군기지 내 ‘용산공원 갤러리’가 조성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2018년 8월 평택기지 이전 후, 폐쇄되었던 용산 미군 ‘캠프 킴(Camp Kim)’ 부지 내 USO(주한미군 미군위문협회) 건물에 ‘용산공원 갤러리’가 오픈했다. 110년 전인 1908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약 616㎡ 규모의 건물이다. 일제강점기엔 일본군 사무소로, 6·25전쟁 이후에는 USO에서 사용했던 건물로서 역사적·건축사적 가치가 큰 건물이라는 평가이다.

담장 안은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이었으나, 이번에 용산공원 갤러리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담장 안은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었으나, 이번에 용산공원 갤러리로 시민들을 맞았다.

근처를 지날 때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해 담장 안을 살짝 들여다보곤 했었다. 그동안 다른 미군 기지처럼 이곳 역시 민간인 출입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디어 지난 11월 30일, ‘용산공원 갤러리’가 개관식을 갖고, 시민에게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았다. 지하철1호선 남영역에서 도보 5분 거리, 고층빌딩 사이 한강로에 야트막한 담장과 기와지붕, 바로 ‘캠프 킴(Camp Kim)’ 안에 있다.

옛 USO(주한미군 미국위문협회) 건물은 100여년의 시간을 품은 '역사교과서' 같은 곳이다.

옛 USO(주한미군 미국위문협회) 건물은 100여년의 시간을 품은 '역사교과서' 같은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호기심과 함께 약간의 긴장이 감돌았다. ‘용산공원 갤러리-서울시와 주한미군의 공동전시관’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가 주한미군사령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갤러리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고자 추진되었다.

서울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 용산문화원, 개인 등이 소장한 사진, 지도, 영상 등 60여 점의 전시물이 전시중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 용산문화원, 개인 등이 소장한 사진, 지도, 영상 등 60여 점의 전시물이 선보이고 있다.

용산기지 역할 및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 지도, 영상 등 60여 점이 전시 돼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부터 해방 이후 정전협정, 한미상호방위조약, 대한군사원조 프로그램, 공사 중인 USO 건물,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 지난 73년 간 한·미 동맹의 상징인 용산기지의 역할과 6·25전쟁 이후 서울과 주한미군이 어떻게 공생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캠프 킴(Camp Kim)’이란 이름이 붙여진 사연도 재미있다. 과거 이곳엔 한국노무단이 오랫동안 위치해 있어 한국인이 많았다고 한다. 미군들이 보기에 한국군대 같은 인상을 주어 이름 역시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김을 사용했다고 한다.

김홍렬 주문관은 지도의 용산 지형 경계를 유심히 살펴보길 추천했다

김홍렬 주무관은 지도의 용산 지형 경계를 유심히 살펴보길 추천했다

용산공원 갤러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홍렬 주무관은 자세하게 관람 안내를 해주었다. “이곳에서 특히 추천드리고 싶은 전시물은 바로 옛 지도인데요, 이 옛 지도를 보면서 용산기지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전쟁 이후 용산기지 경계가 잡혀가며 하나의 시가지를 형성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김홍렬 주무관(용산공원전략팀)은 “이번 전시는 용산공원 조성사업에 앞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정보를 시민과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용산공원 갤러리 안에 별도의 ‘소통공간’을 운영할 계획입니다”라고 덧붙였다.

70여 년의 용산기지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볼 수 있다.

70여 년의 용산기지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를 볼 수 있다.

그 첫 프로그램으로 버스를 타고 용산 미군기지 내 역사적 장소를 둘러보는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용산기지 버스투어’는 버스는 이곳 용산공원 갤러리에서 출발하여 114년 동안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기지 내 역사 및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 7곳을 둘러보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한켠에 마련된 용산FM 마을라디오 방송국

한켠에 마련된 용산FM 마을라디오 방송국

갤러리 안쪽엔 용산 마을라디오 팟캐스트, 1인미디어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시민공간도 보였다. 갤러리는 크지 않은 공간이었으나, 사진과 영상 등을 보기에 충분했으며 앞으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용산기지는 부지반환 협상, 환경조사 등의 협의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반환된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계기로 용산기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한결 높아졌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미군이 사용하는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이 직접 살펴볼 기회가 적었다. 첫 개관한 용산공원 갤러리와 소통의 공간은 2005년부터 추진 중인 ‘용산기지 국가공원화 사업’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남영역에서 가까운 용산공원 갤러리를 이용해보고 주변 전쟁기념관 등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 달에 접수 시작후 1분 만에 마감되었다는 ‘용산기지 버스투어’는 2019년 계속된다고 하니, 함께 이용해보자. 용산기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 용산공원 갤러리 및 버스투어 관련 안내
○ 용산공원 갤러리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1가 1-1, 캠프 킴(Camp Kim) 부지 내 옛 USO 건물

- 교통 : 지하철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 관람시간 : 월~금요일 10:00~16:30 (주말·공휴일은 휴관)

- 전시해설 : 화·목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 문의 : 다산콜센터 120

○ 용산공원 버스투어

- 내용 : 용산기지 내 근현대 문화유산 가치가 있는 시설 투어 (※'18년 프로그램 종료, '19년 준비중)

- 코스 : 용산공원 갤러리(출발점), 일본군작전센터, 일본군 위수감옥, 둔지산 정상, 한미연합사령부, 한미합동군사업무단, 일본군 병기지창, 조선시대 남단터, 드래곤힐 호텔(종착점)

- 문의 :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02-213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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