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꽃으로 피어나다” 청계천 업사이클 축제

시민기자 김수정, 문청야

Visit489 Date2018.11.26 17:30

강원도 인근 생을 다한 나무들을 가지고 만든 ‘Tree of life’ 작품

강원도 인근 생을 다한 나무들을 가지고 만든 ‘Tree of life’ 작품

생을 다한 나무, 쓰여진 종이, 플라스틱 용기, 낡은 가구.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난 이후 모든 것은 쓰레기가 된다. 그저 서서히 썩어가면서 임무를 완성할 수도 있지만, 다시 재탄생할 수도 있다. 재활용을 넘어 업사이클을 통해 예술작품이 되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제4회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

11월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청계천의 시작인 청계광장부터 광통교 구간에서 제4회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가 진행된다. 2015년 청계천 복원 10주년을 맞아 처음 시작된 페스티벌로 올해 4회째가 되었다.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폐자원과 폐자재를 새활용한 다양한 업사이클 작품이 전시 중이다.

폐모피로 만든 꽃 조형물. 일상 소재를 이용해 예술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김현우의 ‘싱고니움의 기억’ 작품.

폐모피로 만든 꽃 조형물. 일상 소재를 이용해 예술활동을 하는 아티스트 김현우의 ‘싱고니움의 기억’ 작품.

이번 행사의 주제는 ‘꽃의 환상(blossom fantasia)’. 버려진 물건으로 만든 것이 맞나 싶게 화려한 작품 속을 걷다 보면 한 달 앞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청계광장에서 물길 아래로 내려오면 눈이 소복하게 쌓인 듯한 새하얀 나무를 만나게 된다. ‘Tree of life’란 작품으로 강원도 인근 생을 다한 나무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재생지를 활용해 시민이 함께 꽃을 만들며 아트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재생지를 활용해 시민이 함께 꽃을 만들며 아트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청계천의 첫 번째 다리 모전교를 지나면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이다. 재생지로 멸종 위기의 황제펭귄 저금통을 만들거나 연말을 맞아 미니 트리를 만들고 있다. 옆에서는 재생지 나뭇잎 카드에 재생지 사용 활성화를 위한 응원 메시지를 적어 나무에 달기도 한다. 재생지로 만든 양, 기린, 작은 집 등 전시된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착안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The giving tree’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착안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The giving tree’

유유히 흐르는 청계천 한가운데는 굴뚝 위에 꽃 연기가 피어오른다. ‘플라워 스모그’란 작품. 도시인들의 불편함, 불안정감 등의 감정을 꽃 연기로 표현하며 밝고 긍정적인 도시 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연상되는 작품은 ‘The giving tree’.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의 모습을 형상한 것이라고 한다.

양파망에 공을 넣어 작품 ‘쉼표’ 도심 속 겨울꽃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양파망에 공을 넣어 작품 ‘쉼표’ 도심 속 겨울꽃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청계천을 걷다 보니 어디선가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서울거리 아티스트존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흥겨운 노랫소리는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노래를 들으며 걷다 보니 새빨간 양파망 안에 하얀색 공이 들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작품이 보인다. ‘, 쉼표comma’이다. 도심 속 자연, 콘크리트 위 화분 속의 겨울 꽃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이다.

카드 보드지를 활용해 정원으로 꾸민 작품 ‘도심 속 환상정원’

카드 보드지를 활용해 정원으로 꾸민 작품 ‘도심 속 환상정원’

사람들이 다가가 기념사진을 찍는 작품은 ‘싱고니움의 기억’. 식민이 작품과 마주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카드 보드지를 활용해 사슴, 나무, 꽃 등을 만들어 하나의 정원을 만들어낸 작품은 ‘도심 속 환상정원’이다. 시민들이 직접 사진을 찍음으로 완성되는 작품도 있다. ‘꽃봉오리 사진관’. 시민들이 꽃봉오리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으면 꽃봉오리 속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시민들도 직접 폐자원을 이용해 아트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LED 꽃조명 만들기(좌), 재생지로 페이퍼토이 만들기(우)

시민들도 직접 폐자원을 이용해 아트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LED 꽃조명 만들기(좌), 재생지로 페이퍼토이 만들기(우)

전시의 끝부분에 또 다른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LED 조명을 꽃으로 만들어보는 나에게 선물하는 ‘빛나는 꽃’ 만들기. 해가 진 이후에 들고 다니면 청계천을 더욱더 멋지게 만들어줄 듯하다.

꽃을 피우는 샹들리에 ‘빛날 화’(좌), 판소리에서 모티브를 따온 ‘사랑가’

꽃을 피우는 샹들리에 ‘빛날 화’(좌), 판소리에서 모티브를 따온 ‘사랑가’

광통교를 지나면 마지막 전시물을 만나게 된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의 조형물에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의 가사 일부분을 글씨로 쓴 ‘사랑가’와 꽃을 피우는 샹들리에 모양에 화려한 꽃 패턴을 담아낸 ‘빛날 화’. 앞선 작품들에 비해 화려한 분위기의 작품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맘껏 느끼게 해주었다.

11월 29일까지 청계천에서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가 열린다

11월 29일까지 청계천에서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가 열린다

전날 펑펑 눈이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했던 일요일, 많은 시민이 업사이클 작품들 앞에서 인생샷을 찍으며 겨울의 시작을 즐기고 있었다.

■ 2018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 류(流)
○일시 : 11월 24~29일
○장소 : 청계천 청계광장~광통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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