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나이 먹는 가게 ‘노포’를 응원합니다

시민기자 김창일 시민기자 김창일

Visit61 Date2018.11.26 12:40

11월 16일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내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

서울의11월 16일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내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지배하는 서울의 거리. 저녁 때가 되면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트렌드를 따라 인테리어를 한 가게, 소박한 소품으로 아기자기한 멋을 추구한 가게, 지역에 상관없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프랜차이즈 가게 등 다양한 가게가 손님을 기다린다.

기분에 따라 찾는 가게가 다르겠지만, 때로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노포를 찾고 싶을 때가 있다. ‘노포’라고 하면 ‘허름한 집에 세대를 거쳐 생업을 이어온 가게’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자로도 老(늙을 노)에 鋪(가게 포)를 써서 노포(老鋪)라고 한다.

금요일 저녁, 서울도서관에서 강의를 듣는 시민

금요일 저녁, 서울도서관에서 강의를 듣는 시민

우리가 말하는 노포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프로그램이 있어 다녀왔다. 서울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서울탐방 프로그램 ‘서울의 노포를 이야기하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나’가 11월 16일부터 시작했다.

11월 16일은 박찬일 셰프가 ‘세월을 이기고 전설이 된 서울의 가게들’이란 주제로 서울도서관에서 강의를 했고, 11월 17일은 권기봉 작가와 함께 서울도서관-을지로-명동 일대를 돌며 ‘근대의 역사를 품은 서울의 맛집 골목 이야기’를, 11월 24일에는 박찬일 셰프가 을지로-명동 일대의 노포를 찾아다니며 ’오래된 서울, 오래된 가게를 찾아서‘란 강의를 진행했다. 마지막 강의 때는 서울의 노포 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노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박찬일 셰프

노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박찬일 셰프

첫날 강의에서 노포에 대한 정의를 내려 봤다. 평균 업력 50년 이상, 변치 않는 맛과 인심, 함께 늙는 직원과 단골 등이 노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100년 이상 지속한 가게가 1만5,000곳 이상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약 80년 된 식당들이 가장 오래된 노포 축에 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된 노포가 존재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장사가 힘들기 때문에 세대를 이어 전승되기 힘들다. 노포 주인도 “우리 아들은 00대학교 나와서 대기업에 다니고 있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일을 자녀가 이어서 하길 바라지 않는다. 또한, 한국전쟁도 우리나라에서 100년 이상 된 노포를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전란으로 피난 다니기도 힘든 시기에 노포가 지속될 순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도 전통과 역사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고, 노포에서 근무하는 주인도 대를 이어 자식이 물려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노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 중 하나는 가게 상호에 ‘SINCE’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도 ‘서울미래유산’을 인증하고 있는데, 상당수의 노포가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돼 있다.

한국 요식업 평균 근속 연수 4.1년, 대학민국 상위 3만개 기업 평균 업력 16.9년, 음식업 폐업률 3년 내 90% 육박 등 노포가 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다.

노포 운영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박찬일 셰프

노포 운영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박찬일 셰프

박찬일 셰프는 평균 업력 50년 이상 된 노포 창업주들에게 가게를 지속하는 비밀을 물어봤다고, 그들이 무엇이 다르고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주인이 매일 맛을 확인한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닫는다 ▲직원, 거래처와 수십 년간 함께 일한다 ▲정해진 양만큼 팔고 더는 욕심내지 않는다 ▲단골의 얼굴과 취향을 기억한다 ▲손님이 노포에 조언을 한다 ▲재료비 셈을 중히 여기지 않는다 등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또한, ‘배포’, ‘뚝심’, ‘사람’을 노포를 지속할 수 있는 세 가지 키워드라고 했다.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이 모일 일이 많아진다. 이번 연말에는 세대를 이어 가업을 승계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노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서울탐방 프로그램 ‘서울의 노포를 이야기하다’는 이미 완료되었지만, 서울도서관에선 시민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관심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수해보자.

문의 : 서울도서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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