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진축제가 던지는 물음, ‘멋진 신세계’란?

시민기자 박은영

Visit148 Date2018.11.26 13:04

2018 서울사진축제가 ‘멋진 신세계’라는 주제로 내년 2월 10일까지 열린다

2018 서울사진축제가 ‘멋진 신세계’라는 주제로 내년 2월 10일까지 열린다

문명의 발달과 인간의 행복은 비례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성찰을 다룬 전시회가 있다. 중계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가 그것. 서울사진축제는 사진 문화의 저변 확대와 서울시민을 위한 축제로 2010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멋진 신세계’는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발표작인 소설의 제목이다. 얼핏 들으면 빛나는 미래를 상징하는 듯하지만, 과학의 발달로 만들어지는 미래 사회의 어두운 지점들을 조명한다. 서울사진축제의 주제, ‘멋진 신세계’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6개국 1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6개국 1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회는 6개국 19명 작가들(김명수, 노순택, 백승우, 박선민, 박진영, 윤향로, 한성필, 김경태, 코바야시 켄타, 고 이타미, 하타케야마 나오야, 가와우치 링코, 코야마 다이스케, 미즈타니 요시노리, 요시다 카즈오, 장커춘, 키트라 카하나, 알레한드로 카르타헤나, 세실 에반스)이 참여한다.

메인 전시는 과학 기술과 경제 개발로 인해 생기는 문제부터 체제와 이념, 미디어 독재에 관한 문제 제기 등 인간이 일으키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살핀다.

박진영 작가의 작품. 일본 후쿠시마의 폐허현장에서 찾아낸 카네코 마리씨의 사진첩과 박 작가의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박진영 작가의 작품. 일본 후쿠시마의 폐허 현장에서 찾아낸 카네코 마리씨의 사진첩과 박 작가의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중 현실 속 개인의 구체적인 아픔을 들여다본 박진영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는 일본 후쿠시마의 폐허 현장을 찾아 사진을 찍었고, 그 와중에 바람에 흩날리는 사진첩을 발견한다.

박 작가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사진의 주인공 카네코 마리 씨를 찾기 위해 일본의 여러 시민단체, 언론 등에 편지를 보내며 노력을 이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주인을 찾지 못한 사진들은 ‘2018 서울사진축제’에 전시됐다. 전시회장에는 카네코 마리 씨를 찾기 위해 보냈던 박진영 작가의 편지도 함께 선보인다.

이 사진을 전시할 것인지, 태울 것인지 일본에서도 많은 논의 끝에 전시할 수 있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6개국 19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

6개국 19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

전시장에는 ‘마오 쩌뚱의 사진을 들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 허난성 2012’의 작가 장커춘의 작품, 그리고 산업화의 원료를 얻기 위해 채굴되는 석회암 산의 폭발 장면을 담은 일본의 하타케야마 나오야 작가의 폭발 시리즈 작품들이 선보였다.

미즈타니 요시노리는 한때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가 이후 많이 버려진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형광색 앵무새들을 사진에 담았다.

미국의 키트라 카하나 작가는 자본주의로 무장한 거대 미국의 멋진 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남겨진 찌꺼기와 같은 이질적인 모습을 포착했고, ‘산타바바라 일자리를 돌려다오’를 선보인 알레한드로 카르타헤나는 휴양도시인 미국 산타바바라의 불안한 이면을 조명한다.

작품 ‘현기증’으로 우리나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포착한 노순택 작가는 한국분단과 이로 인해 발생되는 정치폭력의 의미를 추적하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박선민 작가는 초고속 시대를 달리는 고속도로를 조명한다.

이는 자본이 몰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동시에 다른 지역을 단절시키는 상징이며 빠른 속도로 도달하기 위해 파괴되는 것들이기도 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외부전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외부전경

2018년 서울사진축제에 참여한 19명의 작가들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의 원리로 운영되는 현대 정보 시스템의 관리 상태를 소재로 변화하는 세계정치와 사회, 환경문제에 대한 개인의 대응과 저항의 일면을 선보인다.

전시된 작품은 총 74점이며 북서울미술관과 예술영화 상영 전문관 아트나인에서는 전시 주제와 관련된 영화들도 상영한다.

자세히 봐야 느낄 수 있는 지점의 것들이 있다. 과학기술과 매체의 발달이 진행된 미래 세계에서도 사람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살아갈 수 있을 거다. 공중전화나 손 글씨 편지 따위는 사라졌지만, 시대의 변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외부 공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외부 공간

진화의 마디마디 마다 사라지거나 확산되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문명의 발달은 산업과 물질사회를 변화시킴과 동시에 인간의 가치 개념을 새롭게 채우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의 생활은 편리해지고 더 나아지지만, 이 가운데 소외되는 개인의 삶에 초래할 변화를 사진으로 짚어보는 것은 반면 쓸쓸한 느낌이기도 하다.

‘멋진 신세계’는 신기술의 등장과 이로 인한 영향은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더불어 인간 중심의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음을 가만히 암시한다. 미래 사회가 ‘멋진 신세계’가 되려면 기술의 진화와 아울러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가치 회복이 우선돼야 함을 말이다.

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는 ‘플랫폼 창동 61’과 ‘아트나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는 ‘플랫폼 창동 61’과 ‘아트나인’에서도 함께 진행된다

7호선 하계역 1번 출구로 나와 등나무 근린공원 쪽으로 5분 남짓 걸으면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이 있다. 2018 서울사진축제 ‘멋진 신세계’의 전시는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지며,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외에 SeMA 창고, 아트나인, 플랫폼창동 61 등에서 함께 진행된다.

조금 낯설지만, 무한히 발전하는 인류에게 의미 깊은 울림을 남기는 이번 전시는 관람효과와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을 연계 운영한다.

국내외 대표 기관 및 연구자의 전문성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는 ‘해외 초청세미나’와 작품에 대한 세부경향을 살펴보는 ‘작가와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봐도 좋다.

문의 :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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