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람기③] 여기가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 핫플레이스'
발행일 2018.11.16. 16:25
패션의 완성은 구두라죠! 멋지게 차려 입은 수트며 드레스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발까지 편안한 구두를 찾고 있다면 ‘성수 수제화 거리’를 방문해 보세요. 장인의 수십년 세월이 담긴 수제화에선 대량으로 만든 공장 기성품에선 느낄 수 없는 품격과 개성이 느껴집니다. 시민기자단이 전하는 6편의 ‘성수 수제화 거리’ 이야기 중 세번째 시간, 수제화 매장 외에도 볼거리 많은 성수동 핫플레이스를소개해드립니다. |
낡고 오래된 듯 보이는 벽돌건물은 창고나 작은 공장부지 같았다. 그래서 처음엔 눈여겨보지 않았다. 카페인지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을 그곳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칫거린 것도 그 때문이다.
문을 여니 감각적인 세상이 펼쳐졌다. 채광이 비치는 높은 천장에 탁 트인 공간은 시원스러웠고, 거친 느낌의 벽과 대비되는 액자는 세련된 조화를 이뤘다. 군데군데 들어찬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마저 근사해 보인 이곳은, 50여 년간 정미소와 창고로 쓰였던 성수동 카페 ‘대림창고’다.
성수동은 거의 그랬다. ‘기타누락자 지은탁’에게 소환된 ‘도깨비’가 기대어 책을 읽은 담벼락의 장소이기도 했고,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촬영한 이색적인 분위기를 지닌 카페의 동네이기도 했다. 다양한 문화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성수동 거리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수제화 부자재를 구경하는 재미 ‘연무장길'
성수동의 원조는 두 말 할 것 없다. ‘수제화’다.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으로 제작한 고급진 구두, 그 명품의 생산지이다. 성수역 4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연무장길’만 걸어도 그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성수사거리를 지나 뚝섬역까지 가로지르는 긴 연무장길엔 수제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존재한다. 가죽 원단부터 세공, 밑창, 장식품까지 갖가지 부자재 상가가 즐비해 있는 국내 최대 수제화 산업지역이다. ‘연무장길’에는 하루도 쉼 없이 원단이나 자재를 실은 화물차들이 상가 앞에 멈춰 짐을 나르거나 출발하기를 반복했다. 성수동의 근본이 수제화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이곳은 부지런하고 활기찬 거리다.
성수동이 한층 매력적인 것은 기존 공장을 허물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살린 채 리모델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입주한 예술가들이 그곳을 갤러리나 작업장, 카페 등의 예술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며 더욱 빛을 발했다.
성수역 4번 출구 따라 쭉 걸어가다가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어반소스’는 공장을 개조한 카페로 널찍한 공간이 특징이다. 인쇄공장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개조한 ‘자그마치’ 카페도 책, 나무, 조명 등이 잘 어우러지는 따뜻한 장소였고, 향이 좋은 커피와 케익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주변에서 드물게 주차 공간을 갖고 있어 마이카족들에게 인기가 있다.
미국 브루클린이 공장들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처럼 아직 기계 소리 멈추지 않은 공장들과 전문가들의 손길을 받아 새롭게 탄생한 건물들이 공존하는 성수동 거리는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성수역을 중심으로 어느 골목을 걸어도 젊은이들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성수동 거리의 독특함 때문일 것이다.
성수동 거리의 특징은 분위기 넘치는 카페나 시선을 끄는 이색적인 건물들뿐만 아니다. 이 독특한 동네와 어우러진 벽화거리도 있고 걷느라 출출해진 속을 달래줄 먹거리도 풍성하다. 짬뽕, 족발, 순대국, 빵, 피자 등 국적 불문하고 식욕을 당기는 먹거리가 다양하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저 자기 입맛에 맞는, 또는 그날 기분에 끌리는 대로 골라 먹기만 하면 된다.
젊은 커플들이 데이트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한 성수동. 성수역에서 뚝섬역 근처까지 사진 찍기 좋은 카페에서 인생샷 남기고 멋진 수제화도 구경하고, 맛집에서 배도 채웠다면 낙엽 떨어진 성수동 공원에 앉아 가을 분위기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한 발 더 내딛어 보자. 공장이 밀집한 좁은 골목길을 지나 탁 트인 골목 끝에는 서울에서 가장 큰 공원인 서울숲이 있는데 그곳에 이르는 길에는 ‘언더스탠드에비뉴’라는 곳도 있다.
규모가 크거나 작은 116개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언더스탠드에비뉴’에도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아기자기함이 가득하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이곳은 아래를 뜻하는 ‘언더(Under)’와 세우다, 일어서다의 ‘스탠드(Stand)’를 결합해 낮은 자세로 이해와 노력을 통해 취약계층이 자립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다. 공연 및 전시, 아트상품 편집샵, 청소년 및 여성의 직업 교육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는 이곳 역시 성수동의 핫플레이스이다. 연간 150만여 명이 방문한다는데 주로 찾아오는 세대는 2030세대라고 한다.
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유명한 카페와 멋진 볼거리, 입맛 당기는 맛집이 골목골목 예상치 못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성수동은 마치 숨은 그림을 찾는 것 같았다. 거리마다 결이 다른 공간들이 시선을 끌었고, 낡은 공장의 담벼락과 녹슨 철문을 남겨 둔 채 새로운 감각으로 변신하고 있는 성수동 거리는 나름의 질서 속에 자유분방함이 공존했다.
과거와 현재가 상생의 길을 걷고 있는 상수동. 오래된 건물과 개발된 건물 사이에서 수제화를 중심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가는 곳, 그 곳에서 자신의 삶을 지탱해 온 상인들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동네가 되길, 그래서 지역과 주민 모두가 행복한 동네였으면 좋겠다.
■ 성수 수제화 거리 길찾기 팁 성수동 거리는 지하철 성수역과 뚝섬역 일대에 걸쳐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그래서 처음 간 사람들에게는 길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한 시대, 내 손안의 컴퓨터를 이용한다면 가고 싶은 곳을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성수 수제화 거리 홈페이지(www.seongsushoes.or.kr )엔 성수 수제화 거리 전체 지도가 있다. 제조, 판매, 유통, 기타로 나뉘어진 이 지도를 활용하면 성수동 길찾기 도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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