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리하게' 서울 자전거도로의 진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8.11.13. 16:31

수정일 2020.12.28. 16:41

조회 5,886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를 달리고 있는 시민들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를 달리고 있는 시민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24) 나날이 발전하는 자전거도로

자전거는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으며 보행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최고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녹색교통체계 구축과 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하는 서울시는 당연히 자전거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전거도로다.

자전거는 원칙적으로 차도에서 달려야 하지만 여건에 따라 인도에서 달리기도 한다. 차도에서 달릴 때도 무작정 차도로 내모는 것은 아니고 자동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전거도로를 지정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자전거도로는 전용도로’, ‘보행자겸용도로’, ‘전용차로’, ‘우선도로’ 총 4종류이다.


자전거도로 4종류

자전거도로 4종류


이 중에 ‘자전거 전용도로’는 분리대와 연석을 이용하여 자동차 및 보행자와 분리되어 있으므로 가장 안전한 자전거도로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에서는 마곡지구나 신정3지구, 송파구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서울시 자전거길 안내지도)

그 동안 서울시는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이용을 위해 자전거길 확충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것은 바로 한강 자전거길의 완성이다. 80년대 시작된 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시민공원사업 등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한강에 자전거도로가 신설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안양천, 탄천, 중랑천 등을 통해 위성도시로 뻗어나갔으며, 급기야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과 연계하여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구성하기에 이른다. 지금 인천에서 시작하면 서울을 관통해 자전거로 부산까지 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시작된 것이다.


중랑천 자전거길을 달리는 가족

중랑천 자전거길을 달리는 가족


또한 서울시가 지하철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게 해준 것도 자전거도로 활성화에 기여했다. 기존에는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며 탔기 때문에 녹색교통의 의미가 퇴색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말에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지하철에 탈 수 있으니 좀 더 친환경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자전거도로가 있는 7호선 뚝섬유원지역이나 5호선 여의나루역 등은 자전거 이용자들의 성지가 되었다.

현재 서울시는 자전거 도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울형 자전거도로 설치 및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른 설치를 하고 있다. 기존의 정부지침은 서울시 고유의 특성을 고려하기 어려워 문제가 많았는데, 새로운 서울형 매뉴얼은 서울시의 토지이용 특성과 다양한 교통여건, 이용자 특성을 고려하여 만들었기에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도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자전거도로 구축에 시민 의견을 듣는 것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월 말 서울시 주최로 열린 2018 서울자전거 축제 ‘시민과 함께하는 자전거 도시 서울 공모전’이다.

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책아이디어는 ‘자전거 우선 정지선’을 도입하자는 것으로서, 교차로에서 자전거가 앞에 정지하고, 자동차는 뒤에 정지하는 개념이다. 그러면 자전거는 신호대기 중에 자동차 뒤에서 매연을 맡지 않아도 되고, 자동차는 자전거가 더 잘 보여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 또한 우회전 자동차와 자전거가 충돌할 위험도 줄여준다. 이미 외국에서 ‘바이크 박스’라는 이름으로 시행 중인 이 제도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자전거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애초에 자전거 도로를 일반도로에서 분리시켜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높이려는 서울시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12월 17일까지 계속되는 ‘시민과 함께하는 Eco-Bike Line 아이디어 공모전'이 그것이다.


교량 등을 활용한 입체 자전거도로 예시,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아름다운 경관도 지킬 수 있다

교량 등을 활용한 입체 자전거도로 예시, 보행자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아름다운 경관도 지킬 수 있다


그 동안 서울시는 우선 인도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차도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아예 자전거만을 위한 전용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공간은 ‘도시공간의 입체활용’에서 얻는다.

현재 도시계획에서 고가도로나 고가철도는 기피대상이 되어 있다. 건설비와 유지비가 많이 들고 규모가 커서 햇빛을 많이 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위한 고가도로는 매우 경량으로 건설할 수 있고, 지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더구나 교량 같은 기존 시설물에 자전거도로를 추가하는 방식이라면 비용마저 저렴하게 만들 수가 있다.

즉 평면상에 놓인 자전거도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동차 및 보행자와의 상충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나, 영국, 덴마크 등에서는 항구나 철도 같은 기존 구조물 상부에 자전거 도로를 지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입체 자전거도로는 불편이 해소되고 안전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시원한 경관까지 제공하는 만큼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연계하면 새로운 관광자원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등록자동차수 312만대, 자가용 승용차만 252만대가 넘는 지금 상황에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시키려면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강자전거도로에서 시작된 서울시의 자전거도로 확보 노력이 앞으로 입체 자전거도로라는 혁신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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