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풍경 절정! 운치 있는 덕수궁 돌담길 산책

시민기자 박은영

Visit191 Date2018.11.12 15:36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사람들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사람들

사시사철 한결같이 걷고 싶은 거리가 있다. 바로 덕수궁 돌담길이다. 짙게 물든 단풍이 사라지기 전, 선명한 가을을 두 눈에 담고 싶었다. 시청역 3번 출구로 나와, 덕수궁 대한문을 지나자 본격적인 돌담길이 펼쳐졌다.

덕수궁은 서울시 중구 정동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궁궐이다. 돌담을 사이에 둔 덕수궁은 본래 경운궁(慶運宮)이다. 1907년 순종 즉위 후 고종이 머물기 시작하면서 장수를 빈다는 뜻의 덕수궁(德壽宮)으로 바뀌었으며, 운치 있는 분위기와 다르게 일제 식민시대를 겪으며 대한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단풍이 곱게 물든 덕수궁 돌담길

단풍이 곱게 물든 덕수궁 돌담길

덕수궁 돌담길에 관해 오래전부터 들은 말이 있다. 연인과 함께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것. 이는 어느 정도 사연이 있는 말로, 돌담길 한쪽에 가정법원이 존재했고,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들이 이 길을 거닐었기 때문이다.

11월초, 덕수궁 돌담길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느 장소를 가도 카메라를 들고 있거나 인생 샷을 남기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가을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기 좋은 덕수궁 돌담길

가을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기 좋은 덕수궁 돌담길

그럼에도 번잡하지 않은 것은 자동차보다 사람을 배려한 통행로이기 때문이다.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여유롭게 풍경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서울시는 평일 10시부터 2시까지, 토요일 10시부터 5시까지 ‘덕수궁 돌담길’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가을을 조금 새롭게 느끼고 싶다면 덕수궁 돌담길 옆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를 찾아보자.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시민에게 무료 개방하는 것은 물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망대에서 덕수궁을 바라보니 가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 모습을 바라보고 커피를 마시니 가을이 가슴 속으로 스미는 느낌이었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걷다가 피곤하면 쉬어갈 수 있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걷다가 피곤하면 쉬어갈 수 있다.

정동극장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도 좋고,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정동교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덕수궁 돌담길은 단풍만으로도 마음이 화사해지지만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극장 등 구석구석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서울시는 대한문부터 원형 분수대에 이르는 덕수궁 길 300m 구간을 보행자전용거리로 운영한다. 더불어 4월부터 10월 사이 문화공연과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길목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길목

월요일은 문화가 있는 거리, 화요일은 산책의 거리, 수요일은 ‘도시락 거리’로 기획해 돌담길의 파라솔에서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목요일은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거리공연을 할 수 있는 시민예술의 거리로 변신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덕수궁 페어샵’을 개장해 사회적경제기업, 공정무역, 청년창업가, 여성기업, 장애인기업 등에 힘을 실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는 덕수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는 덕수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시민을 위한 보행자 중심 거리로 재정비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 또한 이어졌다. 자연친화적인 점토블록 및 차도에 석고석 포장(페이빙스톤)으로 안전한 보행권을 확보했으며, 느티나무 외 2종과 130주 식재, 평의자 20개를 설치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전망대 내부 모습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전망대 내부 모습

아울러 덕수궁 돌담길 전면 개방의 날도 머지않았다. 지난 해 영국대사관 앞 덕수궁 돌담길 100미터를 개방한데 이어, 지난 10월 조선의 왕으로 일본의 암살 위협을 받던 고종이 러시아대사관으로 몸을 피했던 ‘고종의 길’ 역시 개방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구세군 중앙회관 왼편으로 120미터의 ‘고종의 길’이 나온다.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오늘, 덕수궁 돌담길은 아름답고 사람들은 기꺼이 행복했다. 격동의 세월과 함께한 돌담길은 여전히 근사하고 정겨운 정서를 품고 있다. 걸으면 서울이 보인다. 비와 함께 서서히 사라질 2018년의 단풍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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