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자립을 응원해” 아동복지재단 일일찻집

시민기자 김창일

발행일 2018.11.06. 15:31

수정일 2018.11.08. 13:13

조회 1,432

11월 3일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신망원’ 퇴소 아이들의 자립기금을 마련을 위해 일일찻집이 진행됐다

11월 3일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신망원’에서 퇴소하는 아이들의 자립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이 진행됐다

지난 11월 3일, 무연고 및 위탁 아동을 돌보고 있는 ‘신망원’에서 퇴소하는 아이들의 자립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이 열렸다.

일일찻집은 우리나라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서 진행됐다.

신망원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설립된 고아원이었다. 나주에서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을 돌보다 원생이 많아지면서 서울로 이전, 1960년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보육에 들어갔다.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88서울올림픽 당시 이주하여 현재 양평에 있다. 현재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영유아 및 부모가 맡기고 간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신망원 아이들의 자립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명희 신망원 원장

신망원 아이들의 자립에 대해 이야기하는 박명희 신망원 원장

박명희 원장은 신망원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다수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망원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온 아이들이에요. 사회로 나가기 전까지 돌보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가면 생수 살 돈도 없을 만큼 아이들 생계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퇴소해서 성실하게 사회생활하고 가정을 잘 꾸리는 것이 바라는 점인데 그게 힘들어요. 안좋은 경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만 18세가 되면 법에 따라서 퇴소를 해야 한다. 그러나 박명희 원장은 아이들이 퇴소한 이후에도 도와주고 싶어했다.

“경제적인 것도 그렇지만 정서적 지지도 중요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관계를 갖고 어려움이 있을 때 의논상대가 돼 주는 멘토들이 계세요. 행사 때 후원해주시는 분, 평소에 같이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다양하게 도움을 받고 있어요."

박명희 원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변에서 아기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어리광 피우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는데 신망원을 통해 입양된 아이라고 했다. 신망원 행사에는 신망원을 통해 입양한 가족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일찻집에서는 접시·티 등 다양한 물품이 판매됐다.

일일찻집에서는 접시, 티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문득 만 18세 이후 정착을 위한 지원이 없는지 궁금했다. 지자체마다 자립정착금이 지원되는데, 이는 지자체에 따라 다르다. 후원금과 자립정착금이 시설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전부이다. LH공사와 연계해 주택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신망원 측에서는 입양을 연계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 입양됐고, 올해도 한 명이 입양을 준비 중이다. 입양의 경우 영유아가 입양되는 경우가 많지, 초등학교 고학년에 입양되는 경우는 드물다.

박명희 원장은 신망원을 나온 아이들 중 사회복지사가 되어 신망원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었다며, 이렇게 건강하게 잘 크는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기쁘다고 한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들이 버려지면, 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되고 여러 기관에 아이들이 보내진다. 신망원은 관악구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이 주로 가는 기관이다. 4년 사이 50여 명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졌고 신망원에 입소했다.

장소를 제공한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조윤주 본부장

장소를 제공한 식품명인체험홍보관 조윤주 본부장

장소를 제공한 조윤주 본부장은 아이들과 두 달에 한 번 정도 고추장 만들기 같은 체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은 일일찻집을 하고 있어요. 퇴소하는 아이들 자립자금을 위한 활동이죠. 신망원과 인연을 맺은 지 5년 저도 됐고, 콘서트나 행사, 체험 등 장소제공을 하기도 하고, 재능기부를 하기도 해요.”

한원선 신망원 이사장

한원선 신망원 이사장

한원선 신망원 이사장은 이 일이 그저 주어진 사명이라고 했다. 어렸을 적엔 어려서 예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또 예쁘단다. 아이들 공부를 시키기 위해 대학에 입학한 아이들의 등록금을 대 주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부족함을 채워주긴 쉽지 않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가?’, ‘왜 나를 버렸는가?’를 생각해요. 퇴소하고 부모를 찾으려고 노력해요. 무연고 아이들의 경우 찾을 부모가 없어요. 부모를 찾은 아이들은 전화 통화만 하고 못 만나기도 해요. 아이도 다 크고, 부모와도 떨어진 시간이 길어서 같이 살진 못하더라고요. 부모도 여유가 없어 화합하기도 힘들고요.”

행사 당일 따뜻한 날씨 덕분에 야외 파라솔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었다.

행사 당일 따뜻한 날씨 덕분에 야외 파라솔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었다.

신망원 일일찻집 행사에는 뜻을 함께 하는 봉사자가 많았다. 가수, 목사, 군인, 대학생,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원봉사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퇴소 아이들을 위한 자금마련에 뜻을 보탰다.

베이비박스의 아이가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좀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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