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먹세권' 망원동에서 즐기는 만원의 행복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8.11.01. 16:06

수정일 2018.11.01. 18:49

조회 2,547

서울함 선미에서 바라보는 풍경

서울함 선미에서 바라보는 풍경

호호의 유쾌한 여행 (113) 망원동

아침 공기에서 바스락거리는 단풍 냄새가 느껴집니다. 잎사귀들이 노랗고 붉게 빛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요즘입니다.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든 서울에 취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시작된 오늘의 여행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동입니다.

망원동은 주택가 골목을 개조해 카페, 레스토랑, 숍으로 꾸며진 서울 대표 명소 중 한 곳입니다. 망원동+경리단길에 빗대어 망리단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요. 골목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오래된 상점, 주택들과 어울리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나가고 있습니다.

추울 때 생각나는 칼칼한 빨간 어묵

추울 때 생각나는 칼칼한 빨간 어묵

망원동에서 제일 처음 들른 곳은 망원시장입니다.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정겨운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장이 바로 나옵니다. 맛있는 먹거리로 가득해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객들에게까지 사랑받는 곳입니다. 가격도 저렴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람도 푸짐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장미여관의 가수 육중완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망원시장에서 장 보는 장면으로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쫀득쫀득 꽈배기가 3개에 단돈 천 원!

쫀득쫀득 꽈배기가 3개에 단돈 천 원!

망원시장이 단순히 TV에 나왔다고 가봐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먹거리 쇼핑이 제격입니다. ‘망원동은 먹세권(먹는 것+역세권의 합성어)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인데요. 망원시장의 추천 메뉴는 빨간 어묵(개당 700원), 고로케(개당 500원), 닭강정(3,000원부터)입니다. 매운 어묵은 칼칼해서 차가운 가을바람에 지친 마음까지 따스하게 녹여줍니다.

끝까지 바삭바삭함을 놓치지 않는 고로케도 인기 메뉴입니다. 500원이라는 착한 가격까지 감동 포인트입니다. 쫄깃쫄깃한 꽈배기는 3개에 천 원으로, 이렇게 팔아서 남을까하는 괜한 걱정마저 앞섭니다. 신선한 닭을 튀겨 만든 닭강정 위에는 튀긴 떡을 올려주어 별미입니다. 매콤닭강정, 달콤닭강정, 과일닭강정 등 취향에 맞게 닭강정을 고를 수 있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망원시장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는 음료만 구매하면 맛있는 시장 먹거리를 편하게 자리에 앉아 즐길 수 있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과의 만남이 독특한 망리단길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과의 만남이 독특한 망리단길

망원시장 쇼핑이 끝났다면, 망리단길을 따라 걸어볼까요? 빈티지한 매력으로 가득한 골목길은 이렇게 찾기 힘든 장소에 와줘서 고맙다는 듯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낡은 주택을 개조해 만든 트렌디한 음식점, 개성만점 소품 숍, 스튜디오, 공방 등이 자리 잡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독특한 인테리어는 기본, ‘해치지 않으니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는 재치만점 문구까지. 사람의 이목을 끄는 방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서울함공원 전경

서울함공원 전경

망리단길을 거쳐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망원한강공원에 위치한 서울함공원입니다. 서울함공원은 30년간 우리나라의 바다를 지켜 온 ‘서울함’을 비롯하여 ‘참수리’, ‘잠수함’ 등 3척의 퇴역 군함을 중심으로 조성된 테마 공원입니다.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한 3척의 군함의 자태가 무척 늠름합니다. 서울에 과연 이런 곳이 있었나 싶습니다.

입장료 성인 3,000원 어린이 1,000원을 내면, 서울함을 비롯한 세 척의 군함에 입장해 직접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해군이 된 듯 세일러복과 해군 모자를 대여해주기도 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끕니다. 매일 11시와 오후 2시 30분에는 도슨트 투어도 이루어지고, 5,000원을 내면 신나게 배 모형을 조립해볼 수도 있습니다. 토요일에는 오후 4시에는 거리 공연도 펼쳐지는 등 소풍을 즐기기 좋은 다채로운 행사들로 가득합니다.

서울함 프로펠러

서울함 프로펠러

서울함공원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체험은 바로 건빵과 군용 식량입니다. 서울함의 사병식당에서 신청 가능한데요. 건빵은 1,000원으로 쌀과 밀 중 선택할 수 있고, 군용식량은 4,000원으로 메뉴는 비빔밥과 짬뽕입니다. 군대에서 먹는 식사를 체험해볼 수 있어 이색적이고 가격도 저렴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배와 군인에 관심 있는 아이들이라면 무척이나 좋아할 장소입니다. 서울함의 생활공간과 업무 공간을 거치면 맨 꼭대기에 있는 조타실에서는 서울함을 이끄는 함장이 된 듯 앉아 조종해보는 폼이 그럴싸합니다.

한강공원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서울함을 직접 조종해볼까요?

한강공원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서울함을 직접 조종해볼까요?

안내센터가 있는 3층 전망대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망원시장에서 구매한 아이템을 차려 놓고 우아한 소풍을 즐기기에도 제격입니다. 오늘 하루 종일 망원시장에서 빨간 어묵 700원, 감자 고로케 500원, 과일 닭강정 3,000원, 망리단길에서 커피 2,000원, 서울함공원 입장료 3,000원을 썼습니다. 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 종일 즐겁게 소풍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해집니다.

군함위에 올라서니 붉은색 아치가 매력적인 성산대교가 저 멀리 보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예쁜 단풍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한강과 석양이 만나면 더욱 아름다움을 뽐낸다고 하는데, 다음에는 해 질 무렵 방문해 봐야겠습니다.

■ 여행정보
○ 망원시장
– 주소 : 마포구 포은로8길 14
– 문의 : 02-335-3591
– 이용시간 : 08:00~22:00
– 가는법 :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 도보 7분
○ 서울함공원
– 주소 : 마포구 마포나루길 407
– 문의 : 02-332-7500
– 이용시간 :
· 하절기(3월~10월) 10:00~19:00(토, 일, 공휴일 10:00~22:00)
· 동절기(11월~2월) 10:00~17:00(토, 일, 공휴일 10:00~18:00)
(단,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 가는법 :
·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마포09(마을버스) /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마포16(마을버스)
· 관람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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