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장충 성곽마을 ‘모이소’에 뭐 있소?

시민기자 강민지

발행일 2018.10.16. 09:30

수정일 2018.10.16. 15:16

조회 1,242

한양도성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에서는 다양한 성곽마을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양도성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에서는 다양한 성곽마을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와 ‘마을’은 어색한 조합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힘들고 삭막한 시대일수록 사람에게 거는 희망과 기대가 커지게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서울에서는 단순한 거주가 아닌, 사람답게 살고자 ‘마을’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웃들과 온기를 나누며 마을 공동체를 복원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광희장충 성곽마을을 탐방하는 시민들의 모습

광희장충 성곽마을을 탐방하는 시민들의 모습

지난 10월 4일에 열린 ‘광희장충 성곽마을 탐방’을 시작으로 한양도성 성곽마을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성곽마을은 한양도성 안팎에 자리 잡은 9개 권역 22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성곽마을의 주민들은 성곽마을의 역사적, 입지적 특성과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온 다양한 자원들을 활용하고자 주민 공동체를 조직하였다. 또한 앵커 시설을 중심으로 각 마을의 고유한 가치를 공유하며, 이웃 마을과 함께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를 만들어 마을의 여러 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기자는 그 중 ‘광희장충’의 마을 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해 사명대사 동상, 장충단비, 이준열사 동상, 장충 체육관, 미로 골목 등 마을의 다양한 역사, 문화 공간을 둘러보았다.

지역재생활동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마을을 탐방하며, 광희장충 마을이 지닌 역사와 가치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모이소’ 입주 작가가 시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는 모습

‘모이소’ 입주 작가가 시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는 모습

광희장충 성곽마을 앵커시설인 ’모이소‘는 마을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공간으로, 중구 마을생태계 조성 지원단, 지역 예술가들이 입주해 함께 공유부엌, 예술 창작 클래스, 마을 탐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광희장충 마을의 ’모이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김종대 광희장충 성곽마을 지역재생활동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광희장충 성곽마을 앵커시설 ‘모이소’

광희장충 성곽마을 앵커시설 ‘모이소’

Q. 광희장충의 ‘모이소’는 어떤 공간인가요?

A. 광희장충의 ‘모이소’는 ‘주민 소통방’이에요. 광희장충은 역사적인 자원이 많은 마을이기도 하고, 어르신들도 많이 계시는 마을이에요. 지난 6월부터 ‘모이소’라는 거점공간을 운영하면서 우리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여러 편의도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주민들이 편하게 와서 서로 이야기도 하실 수 있고, 한 달마다 모여서 반상회도 해요. 독서나 우쿨렐레 수업활동도 하고요. 입주 작가의 미술치료 교실도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 와서 대관도 하시고, 음식도 만드시고, 주민들끼리 어울리는 공간이에요.

Q. ‘모이소’가 만들어지면서 마을에 생긴 변화가 있나요?

A. 일단, 마을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모이소’ 소통방에 오신 주민 분들께서는 커피숍에서 만나는 것보다, 우리 마을의 소통방에서 만나고 교류할 수 있어서 더욱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리의 공간에서 활동하는 거니까 긴장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소통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이나 마을 기관에서 많은 것들을 기부해 주셨어요. 정수기, 테이블, 컴퓨터, 책상, 화이트보드 같은 꼭 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기부해 주셨어요. 또, 이용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역할을 나눠서 청소도 하고 있고요.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공간을 꾸며나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뜻깊은 일 같아요.

또, 장충동 주민센터 주민자치위윈회에서는 10월 31일에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나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이처럼,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서 우리 주변 이웃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도 해요.

소통방은 항상 시민분들게 열려있어요. 오셔서 편하게 즐기시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통방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서울성곽마을 총괄계획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신중진 교수는 “성곽은 우리에게 단절의 벽이 아니라, 전체를 이어줄 수 있는 하나의 매체가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성곽 각각의 마을 사람들은 각각의 색깔, 성격을 띠고 살고 있습니다. 성곽 ‘마을’로서의 성곽이 갖는 가치는 마을 각각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전체를 하나로 이어줄 수 있고, 서울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라며 “성곽 마을은 도심에 있기 때문에 1인, 2인 가구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마을’이라는 친근감과 이웃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한다면, 서울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이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한양도성 성곽마을 탐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성곽마을 주민네트워크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마을 콘퍼런스 뜻밖의 좋은 이웃’ 통합공론장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마을 콘퍼런스 뜻밖의 좋은 이웃’ 통합공론장

한편, 지난 10월 3일, 서울 혁신파크에서는 ‘모두를 위한 마을 콘퍼런스-뜻밖의 좋은 이웃’이 열렸다. 콘퍼런스의 통합공론은 김현경 문화인류학자, 선기영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담당자 등의 발제로 시작되어, 시민들과의 질의 응답시간으로 이루어졌다.

그 후 열린 세부공론장에서는 ‘장애인’, ‘1인 비혼여성’, ‘직장맘·직장대디’에게 ‘마을 공동체’가 갖는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김주미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담당자는 지역 학부모들의 모임인 ‘가만사(가고싶은 놀이터를 만드는 사람)’을 예로 들며 “나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마을 공동체를 만든 사람들이 나중엔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며 마을에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맘인스누’ 전 대표 서정원 씨는 “타 집단과의 연대를 통해 나눔을 통한 상호작용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가정폭력피해여성 지원, 난민여성 출산 지원, 미혼모 단체와 연대 등 다른 집단과 연대하며,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들과 온기를 나누며 마을 공동체를 복원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서울은 더욱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