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지금? 서울에서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보세요

서울시 직원기자단·이현(서울시 남북협력담당관) 서울시 직원기자단·이현(서울시 남북협력담당관)

Visit2,803 Date2018.10.12 16:30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지(서쪽방향). 평양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 위에 새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지(서쪽방향). 평양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 위에 새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평양의 주요 시가지들과 건축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평양 건축사진 전시회>(이하 사진전)로 영국의 주요 일간지 <가디언>의 건축디자인 평론가이자 사진전문기자인 올리버 웨인라이트(Oliver WainWright)가 평양에 가서 직접 찍은 36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관심과 시선이 가장 쏠려 있는 평양의 도시건축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한 전시회다.

본 사진전에 대해 올리버 웨인라이트는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폐쇄된 북한의 도시 계획적 야망과 국가주의적 기념물들뿐 아니라 현실적인 뒷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전시된 평양의 시가지를 찍은 사진들을 보면 평양이 여러 구획으로 반듯하게 나눠진 계획적인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평양은 대규모 폭격으로 거의 남아 있는 건축물이 없을 정도로 폐허 그 자체였다. 아니, 도시 자체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폐허 위에 새롭게 들어선 것이 지금의 평양이다. 한마디로 평양은 계획도시라고 할 수 있다.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지(동쪽방향). 대동강을 따라 도로가 반듯하게 나 있다

주체사상탑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지(동쪽방향). 대동강을 따라 도로가 반듯하게 나 있다

당초 계획도시로 시작한 평양은 사회주의 이념과 남북한의 체제경쟁이 더해지면서 그 속살을 채워나갔다. 소위 ‘주체건축’으로 표현되는 평양의 주요 건축물들은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한 체제 선전의 상징물들로 규모가 커서 위압적이고 권위적으로 다가온다. 그 대표적인 건물이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기념비적인 연설을 한 ‘5.1 경기장’이다.

5.1 경기장 내부.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경기장이다.

5.1 경기장 내부.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경기장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연달아 유치 및 개최하면서 체제경쟁에 뒤지고 있다고 판단한 북한이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117개국 2만2,000명 참가)이었다. 이 행사를 치르기 위해 대동강 능라도에 새로 건립한 건축물이 ‘5.1 경기장’이다. 처음에 인민대경기장으로 명명됐으나 준공식이 국제노동절인 5월 1일에 열리면서 ‘5.1 경기장’으로 확정됐다. 무려 15만 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경기장으로 얼핏 경이롭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위압적이다.

평양교예극장 전면. 웅장해보이지만 딱딱하고 권위적으로 보인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세종문화회관이 떠오른다.

평양교예극장 전면. 웅장해보이지만 딱딱하고 권위적으로 보인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세종문화회관이 떠오른다.

류경호텔(미완성). 우리나라가 63빌딩을 짓자 북한은 105층 규모의 류경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체제경쟁의 산물인 것이다. 참고로 류경은 평양의 옛 지명으로 버드나무가 많아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류경호텔(미완성). 우리나라가 63빌딩을 짓자 북한은 105층 규모의 류경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체제경쟁의 산물인 것이다. 참고로 류경은 평양의 옛 지명으로 버드나무가 많아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올해 들어 남북관계에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평양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이 평양을 방문하고 와서, 특히 예전에 평양을 방문했던 적이 있는 이들이 다시 다녀와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평양의 변화된, 발전된 모습이다. 여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 등 김정은 시대 들어 새롭게 조성된 평양의 거리는 다른 나라의 여느 대도시 못지않게 마천루가 즐비하고, 지난 ‘고난의 행군(1990년 중후반에 발생한 대기근)’ 시기의 암울한 상황을 대변했던 우중충한 회색빛은 온데간데없이 형형색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어느 도시든 명과 암이 있듯이 평양도 예외는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건물들 바로 뒤편에는 낙후한 건물들이 즐비하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평양의 본모습으로 간주하며 겉으로 드러난 평양의 화려한 외관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낙후한 평양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이것이 평양의 본 모습일까, 아니면 다른 나라의 여느 대도시가 갖는 이면의 또 다른 모습일까

낙후한 평양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이것이 평양의 본 모습일까, 아니면 다른 나라의 여느 대도시가 갖는 이면의 또 다른 모습일까

북한은 여전히 가난한 나라다. 하지만 지금 변화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 주민의 가난, 평양과 평양 이외 지역의 불균형을 이유로 현재 변화 중인 평양을 삐딱하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필자도 14~5년 전에 평양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 당시 평양의 모습은 낮은 회색빛이었고 밤은 암흑이었다. 평양 주민들의 낯빛도 입고 있는 옷도 다르지 않았다. 당연히 그들은 평양의 빛깔만큼이나 주눅 들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에 다녀온 정세현 전 장관은 ‘상전벽해’라는 표현으로 평양의 변화를 설명했다. 평양의 주민들도 이에 못지않게 밝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고층빌딩들. 지난 10년 전만 해도 사진 속 빌딩들 대다수가 시멘트의 회색 바탕 그대로였다. 가운데 쌍둥이 건물이 고려호텔이다

형형색색의 고층빌딩들. 지난 10년 전만 해도 사진 속 빌딩들 대다수가 시멘트의 회색 바탕 그대로였다. 가운데 쌍둥이 건물이 고려호텔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1 경기장에서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라고 했다. 필자도 공감한다. 어쩌면 지금 평양이라는 도시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시작이 평양 주민들에게 과거 주눅 들어 있던 시절의 기억을 떨쳐내고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라면, 그들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세상을 향해 먼저 열린 자세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도시로서 평양의 변화에 불편해하기 보다는 기대를 품는 이유다.

이번 전시회의 실무를 담당한 도시공간개선단의 최태훈 주무관은 “평양의 건축물은 평양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으로 전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건축물 사진을 보며 평양이 도시로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전시는 평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사진으로 먼저 평양의 도시건축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전시된 사진이 36점으로 많지는 않다.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평양의 도시계획, 국가주의적 기념물들, 현실적인 뒷모습을 주제로 전시된 사진을 감상하면 제법 평양의 도시건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회는 10월 19일(금)까지 열린다.

‘평양 건축사진 전시회’ 홍보 포스터

‘평양 건축사진 전시회’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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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직원기자단 ‘홍당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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