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답다는 지하철역 ‘녹사평역’의 대변신

시민기자 최은주, 김윤경

Visit1,275 Date2018.08.31 15:50

아름다운 지하철역으로 꼽히는 녹사평역에 공공미술작품들이 설치된다

아름다운 지하철역으로 꼽히는 녹사평역에 공공미술작품들이 설치된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하철역 중 하나로 알려진 ‘녹사평역’에 다녀왔다. 정중앙 천장에 큰 유리돔이 설치돼 있어 햇빛이 지하4층 대합실까지 들어온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기다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이곳이 지하철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아름다운 녹사평역이 지금보다 한층 매력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계획이다.

녹사평역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한 시민들

녹사평역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한 시민들

지난 30일, 녹사평역 지하4층에서 <서울은 미술관>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행사가 열렸다. 서울시 관계자를 비롯해 시민 100여 명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했다.

녹사평역 전시작품을 둘러보는 시민들

녹사평역 전시작품을 둘러보는 시민들

지하4층 대합실에 흰 천으로 가리워졌던 가림막이 걷히자 이번 사업의 취지와 과정, 앞으로 변해갈 녹사평을 미리 보여주는 커다란 전시벽이 나타났다. <서울은 미술관>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녹사평역이 어떻게 ‘지하예술정원’으로 변모할 것인지 전시되어 있었다. 12월에는 실제로 설치된 ‘지하예술정원’을 만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녹사평은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 장소로 선정돼 관련 착공식이 열렸다.

녹사평은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 장소로 선정돼 관련 착공식이 열렸다.

메인홀은 ‘빛의 형상’을 주제로 꾸며진다. 국제 지명 공모를 통해 유리나루세와 준이노쿠마의 빛의 바구니(Basket of Light)가 선정됐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빛이 움직일 때마다 다른 공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얼른 작품을 만나보고 싶어진다.

대합실에 마련된 ‘식물상담소’, 전문가에게 반려식물 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합실에 마련된 ‘식물상담소’, 전문가에게 반려식물 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날 행사에는 시민프로젝트도 함께 했다. 반려식물을 체험하는 ‘식물상담소’ 프로그램과 ‘녹사평 예술포럼’ 등이 열렸다. 전부터 반려식물에 대해 궁금했던 터라 서울은 미술관 페이스북을 통해 예약을 하고 참가했다.

개막식을 본 후, 지하 1층으로 올라가자 대합실 한편이 온통 푸른 식물로 가득했다. 여러 종류 식물 중 두 개를 선택해 예쁜 화분에 옮겨 심은 뒤, 화분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심은 화분 두 개 중 하나는 집으로 가져오고, 나머지 하나는 녹사평역 예술정원에 전시해 두었다.

직접 식물을 심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직접 식물을 심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기자가 고른 건 자금우(천냥금)와 테이블 야자였다. 집안이 환기가 되지 않아 식물 키우기가 어려운 까닭에 식물상담소 담당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현재 우리집 환경을 얘기하자 자금우를 추천해주었다. 손가락 한마디를 흙속에 넣어보았을 때 건조하거나 말랐다는 게 느껴지면 물을 줄 시기라는 유용한 팁도 얻었다.

시민이 직접 심은 화분 중 일부는 녹사평역에 전시된다.

시민이 직접 심은 화분 중 일부는 녹사평역에 전시된다.

역을 지나던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화분에 식물을 심고 사진을 찍었다. 선택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적은 종이도 함께 받았다. 시민들은 지하철을 타러 왔다가 참여했다며 생각 못한 즐거움에 웃음을 지었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지하4층 세미나실에서 ‘지금의 가치를 만드는 공공미술’을 주제로 한 녹사평 예술포럼이 진행됐다. 김아연 교수(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홍경한(미술평론가), 이어니(드로잉 작가)가 도시의 생태 및 공공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아연 교수는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연결해주는 속도의 공간에서 예술적으로 자아를 볼 수 있는 느린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서울 푸른 비전의 출발역이 될 보타닉 스테이션(식물 역)이 공공미술을 통해 던지는 의미와 메시지를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공미술을 주제로 녹사평 예술포럼도 열렸다.

공공미술을 주제로 녹사평 예술포럼도 열렸다.

녹사평역은 용산구민인 기자가 종종 이용하는 역이라, 평상시 크고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상 녹사평역은 자연채광을 한 돔이며, 원통형 구조 및 좌우 대칭 에스컬레이터는 예술적인 모습을 더해,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사용된 만큼 아름다운 역이다.

서울시는 2016년 6월 ‘비전 2030, 문화시민도시 서울’을 통해 2018년 상징적인 공공공간에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부서와 기관이 제안서를 받아 특이한 구조와 조형 등을 고려해 6호선 녹사평역으로 결정됐다.

이태원, 경리단길, 해방촌 등 주변 핫플레이스와 이어진 녹사평역

이태원, 경리단길, 해방촌 등 주변 핫플레이스와 이어진 녹사평역

지하 4층은 녹색 예술정원으로 꾸며 시민들이 직접 식물을 가꾸고 분양도 할 수 있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녹사평역 주변 예술가, 조경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발표하는 공간과 식물상담소, 식물연구소, 반려식물 분양, 가드닝 등 다양한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공공미술 작품 착공식에 참석해 전시작품 투어를 하고보니 녹사평역 프로젝트에 기대감이 생긴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역에 공공미술이 가진 예술적 상상력을 가미되면, 지하철역이 따분하고 무미건조한 공간에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공미술의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바뀔 녹사평의 모습이 궁금하지만 작품은 12월까지 설치 예정이다. 그 때가 되면 녹사평역은 지하철역이자 미술관이고, 예술정원으로써 이 일대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이다. 그 때 이곳은 명실상부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이름 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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