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숨은 그림찾기 ‘신청사 예술작품 투어’ 코스

시민기자 김진흥

Visit496 Date2018.08.31 15:58

김봄의 ‘남산’을 감상하는 사람들

김봄의 ‘남산’을 감상하는 사람들

알고보면 서울시청 신청사에서도 유명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청 입구에서부터 직원들이 다니는 복도까지 시청 곳곳이 문화공간이다. 이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숨은그림찾기’다.

‘숨은 그림 찾기’ 브로슈어(좌), 전수천의 ‘메타서사-서벌’

‘숨은그림찾기’ 안내서(좌), 전수천의 ‘메타서사-서벌’

서울시는 2012년 10월 신청사 개청 이후, 복도 벽면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왔다. ‘숨은그림찾기’는 많은 이들에게 전시를 알리고, 이를 공유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3번째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8월 한 달간 매주 화, 수요일 오후 2시에 열렸다.

‘숨은그림찾기’는 대학생 도슨트가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로 예약한 시민들(최대 10명)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서울시청 예술작품 해설프로그램이다. 시청 1층부터 8층까지, 누구나 갈 수 있는 장소부터 직원들만 다닐 수 있는 장소까지, 우리가 평소 보지 못하거나 몰랐던 예술작품들을 하나하나 볼 수 있다.

‘팔방거’를 타고 있는 시민들, 이 작품은 직접 타도 된다.

‘팔방거’를 타고 있는 시민들, 이 작품은 직접 타도 된다.

숨은그림찾기는 1층을 시작으로 8층, 4층, 3층 순으로 진행됐다. 1층은 총 7개 작품들로 꾸며져 있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을 비치했다.

서울시청 입구에서부터 가장 눈에 띈 작품이 있었다. 바로 박길종의 ‘팔방거’다. 이 작품은 하나의 불빛을 중심으로 8개의 외발 자전거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이는 중앙의 지향점인 태양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형상을 표현했다. 서울의 정책방향을 의미하는 ‘팔방’은 예로부터 전 세계, 우주를 품으려는 정신성의 한 측면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배려를 담아내는 은유로 자리해왔다.

김봄의 ‘남산'(위), ‘한강'(아래)

김봄의 ‘남산'(위), ‘한강'(아래)

서울시청 직원들이 드나드는 1층 복도에는 두 개의 그림이 있었다. 김봄의 ‘남산’은 하늘에서 땅을 바라보는 조감법을 사용해 남산을 중심으로 서울의 주요 지역들을 한눈에 담았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 개인의 기억 등이 중첩되어 익숙한 장소지만 낯선 서울의 그림지도를 표현했다.

이 작품은 2010년에 완성됐는데, 숭례문이 없다. 숭례문이 2008년 화재로 소실돼서 그림 그리는 당시 서울엔 숭례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는 서울의 역사와 아픔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한강’은 김봄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현장 곳곳의 모습을 그림 지도의 형식을 빌려 표현했다. 서울의 한강 주변에 즐비해 있는 아파트와 수영장, 요트장이 갖춰진 현시대의 한강 풍경을 파노라마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도슨트는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먹으로 먼저 칠한 후, 아크릴로 덧칠하는 형식으로 작업했는데, 이로써 동·서양을 아우르는 현대적인 느낌을 주었다”고 말했다.

8층에는 하늘광장 갤러리가 있다. 하늘광장 갤러리란 도시재생, 기후환경 등 서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예술 작품을 통해 만나보는 전시공간이다.

현재 하늘광장 갤러리에는 한국보태니컬아트 협동조합이 주최하는 ‘꽃DAY서울’이 전시되고 있다. 보태니컬 아트란 식물의 실제 모습에 초점을 두고 이를 예술적 관점에서 그림으로 표현한 분야로,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계속된다.

예술작품 사이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나간다.

예술작품 사이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나간다.

지금까지 누구나 볼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감상했다면 이제 직원들만 다닐 수 있는 업무공간 속에 있는 작품들을 만날 차례다.

8층 다목적홀 맞은편 공간은 복도 갤러리로 꾸몄다. 한쪽 벽면에 비치된 윤병운의 ‘Windows’. 이 작품은 45개의 작은 캔버스들이 모여 하나의 창밖 풍경을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건물은 과거 배재학당을 모티브로, 내리는 눈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4층에는 공공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정확히 말하면 1층부터 5층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예술품이었다. 작품은 전수천의 ‘메타서사-서벌’. 이것은 생명의 용오름처럼 순백의 물방울이 하늘을 향해 회오리치는 것을 표현했다. 공개경쟁을 통해 탄생하게 된 공공미술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2000년간 서울에 담겨진 이야기와 함께 서울의 비전을 25만 개의 은빛 막대로 표현하고 있다. 제목의 ‘서벌’은 서울의 옛말로,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달리 영구 설치돼 있다.

복도 갤러리에 꾸며진 작품들

복도 갤러리에 꾸며진 작품들

마지막으로 3층은 8층처럼 복도 갤러리로 꾸몄다. 여기에는 양 벽면에 미술 작품들이 있다. 이상원의 ‘서울을 달리다’와 박능생의 ‘도시비행’이다. ‘서울을 달리다’는 서울 곳곳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통해 동시대인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내 자신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도시비행’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을 한국화 전통기법과 서양의 재료를 혼합하여 현대적인 도시산수로 표현했다. 중간에 번지점프 하는 사람의 형태가 있는데 그것은 이 작품 속에 빠져보라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작품들을 관람한 한 서울 시민은 “서울시청에 이렇게 많은 예술작품들이 있는 줄 몰랐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바라보니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됐다”라고 흐뭇해했다.

올해 여름에 실시했던 프로그램은 지난 29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와 다른 작품들이 전시돼 색달랐다. 방학 때마다 열리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음 ‘숨은그림찾기’는 내년 1월쯤 다시 열릴 예정이다. 미술작품 관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료로 작품을 볼 수 있는 ‘숨은그림찾기’를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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