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안에 임시정부 역사의 현장 있다?!
발행일 2018.08.27. 15:25
8월 29일. 지금으로부터 142년 전인 1876년, 백범 김구 선생이 태어난 날이다. 이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면 김구 선생을 모르는 사람은 적을 터. 그만큼 김구 선생은 많은 국민이 존경하는 인물들 중 한 명이다.
서울시에서는 백범 선생에 대한 흔적들이 많이 있다. ‘백범 김구 선생 묘’, ‘백범 김구 기념관’ 등 그의 흔적과 발자취를 볼 수 있다. 그 중 그의 생생한 모습들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경교장’이다.
사적 제465호인 경교장은 광복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 무대였다. 그 전에는 일제강점기 광산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최창학에 의해 1938년 건립됐지만 1945년 11월 2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환국한 이후 경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정)의 활동 공간 및 김구 주석과 임정요인들의 숙소로 사용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로 쓰이기도 했다.
김구 선생은 경교장에서 임시정부 요인들을 모아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반탁운동과 남북협상을 주도하는 등 해방 후 혼란한 나라를 수습하는 데 애썼다. 1945년 12월 3일, 중국에서 환국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 김구와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 이승만을 비롯한 임시정부 가교들은 이곳에서 국무위원회를 개최했다. 국무위원회는 임시정부의 정책을 결정하고 심의하는 기구였다. 이는 환국 이후 첫 번째 국무위원회였고 그 장소가 경교장이었다.
이 외에도 신탁통치 반대 운동을 추진하고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남북협상에 참가하는 등 최후의 노력을 기울였다. 경교장은 김구 선생의 고뇌와 흔적들이 담겨 있는 생생한 현장이다.
경교장은 김구 선생의 마지막 숨소리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1949년 6월 26일, 대한민국 육군 소위이자 주한미군방첩대(CIC) 요원인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서거한 곳이 경교장이다. 현재도 김구 선생이 흉탄을 맞은 곳과 당시 입고 있던 핏기가 서려 있는 옷 등이 전시돼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서거한 이후, 경교장은 중화민국 대사관저, 월남대사관으로 이용됐다. 1968년에는 고려병원(現 강북삼성병원)이 개원하면서 병원시설로 사용됐다. 2001년 4월 6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되면서 현대사 문화재로 관심 받기 시작했고 2005년 6월 13일, 국가 사적 제465호로 승격하면서 부분적으로 복원했다. 2010년 6월 30일, 강북삼성병원이 경교장 복원을 위해 병원시설을 이전하면서 경교장은 건물 복원 및 내부 전시공사를 거쳐 지금의 경교장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시는 각종 사료들을 근거로 해서 경교장을 원형 복원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당시의 모습으로 각 방들을 재현했다. 경교장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을 되살려 시민들의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복원된 경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나온 역사를 유물과 영상, 정보검색코너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 경교장은 지하 제1, 제2, 제3 전시실을 비롯해 지상 1층(응접실, 귀빈식당), 지상 2층(응접실, 김구 거실)으로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당시, 보일러실과 부엌 등으로 사용된 지하 공간은 경교장의 역사,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걸어온 길, 백범 김구와 임시정부 요인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유물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여기서 속옷에 쓴 밀서, 백범일지 초간본과 서명본, 흉탄을 맞은 김구 선생의 혈의 등 70여 년 전 긴박했던 모습들을 생생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지상 1층에는 응접실과 귀빈식당이 존재한다. 1층 응접실은 국무위원회 등 임시정부의 대표적인 호의들이 개최되고 김구 선생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접견했던 곳이다. 임시정부의 공식 만찬이 개최됐던 귀빈식당은 김구 선생이 서거했을 때 빈소로 사용됐던 곳이다.
지상 2층은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머물렀던 숙소들이 있다. 숙소다 보니 욕실로 사용된 공간도 있는데 벽체, 바닥(타일), 천정, 창문 등이 건축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백범 김구 선생의 거실(집무실)이다. 백범 선생이 평소 공무를 보거나 접견 장소로 사용하던 곳인 집무실은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서거한 곳이기도 하다. 서거 당시, 깨진 창문과 김구 선생이 쓰러진 책상, 자리 등 모두 원형이 복원돼 긴박했던 그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경교장은 서울교통공사가 오는 9월 3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서울 지하철 스탬프투어http://mediahub.seoul.go.kr/archives/1175733’의 한 코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근현대사의 기억을 더듬는 역사탐방이라는 주제로 경교장이 꼽힌 것이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생 때 통영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물리 선생님께서 이순신의 숨결을 느껴보라고 하셨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 친구들과 궁금해서 과학적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이순신 장군의 숨이 지구 대류권에 골고루 분포가 된다는 걸 가정했을 때 과학적으로 풀이한 결과 지금도 충분히 통영에서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결론을 맺었다”
정재승 교수가 말하는 과학적 논리라면 백범 김구 선생의 숨결은 현재 경교장에서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력과 김구 선생의 생생한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숨결을 체험해 보는 건 어떨까.
■ 경교장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29 강북삼성병원 ○관람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 가능) ○휴관일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개관) ○관람료 : 무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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