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여성 독립운동가

시민기자 조시승

Visit606 Date2018.08.14 15:20

독립운동가의 아내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 이은숙 선생의 회고록 ‘서간도 시종기’

독립운동가의 아내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고 이은숙 선생의 회고록 ‘서간도 시종기’

오는 8월 15일 열리는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행사’에서 <서간도 시종기(西間島 始終記)>의 저자이자 여성 독립운동가 고 이은숙 여사(1889∼1979)에게 건국훈장이 추서된다.

고 이은숙 여사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아내로 만주를 거점으로 한 독립운동을 지원했지만, 그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남편 이회영은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으니 이보다 56년 늦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는 셈이다.

“‘하루 잘 해야 일중식(日中食 : 아침, 저녁은 굶고 점심만 먹음)이나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절화(밥을 짓지 못함)하기를 한 달이면 반이 넘으니 생불여사(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한 어려운 삶)로다’라고 적었다. 이런 환경에서도 수시로 집에 방문하는 독립운동가들을 대접하며 지원했다.”

고 이은숙 여사의 손자인 이종걸 의원의 부인 정락경 여사가 그 시절을 회상하듯 낭랑하게 <서간도 시종기>를 읽어내려갔다. 매 글귀마다 당시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들렸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당시 극한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글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목메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고 이은숙 여사의 친손자인 이종찬·이종걸 의원이 낭독자로 참여하고 있다.

고 이은숙 여사의 친손자인 이종찬·이종걸 의원이 낭독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명동 YWCA에선 뜻깊은 모임이 있었다. 이름하여 ‘서간도 시종기(西間島 始終記) 낭독회’이다. ‘서간도 시종기’는 우당 이회영의 아내였던 영구(榮求) 이은숙(李恩淑) 선생의 회고록이다. 이 ‘서간도 시종기’를 왜 서울시에서 3·1운동 100주년 맞이 기념사업의 하나로 선정하였고, 이곳 명동 한복판에서 낭독하였을까? 그만큼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사료적 가치가 높았고 이곳이 바로 우당 이회영의 집터였기 때문이다.

우당 이회영(友堂 李會榮)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와 활동한 독립운동가였다. 이회영과 여섯 형제들은 명재상 백사 이항복의 자손으로 집안대대로 정승과 판서가 끊이지 않은 집안이다. 재산도 많아 무병장수하던 집안 내력으로 조선 최고 명문가 삼한갑족(三韓甲族)이라 일컬어진 집안이다.

그런 집안이 지금시가로 환산하면 2조 가량의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해, 전 가족이 항일 독립운동을 펼쳤다.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형이 동생이다. 여섯 형제 중 넷째인 우당은 간도용정촌(龍井村)에 교포 교육을 위한 서전서숙(瑞甸書塾)을 설립하고, 독립군 양성소 ‘신흥무관학교’, 만주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 등 국외 항일운동에 깊숙이 관여한 독립운동가였다. 우당 이회영과 여섯 형제의 삶과 행동은 나라가 어려울 때 ‘배운 자’, ‘벼슬한 자’, ‘가진 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보기 드문 귀감이다.

<서간도 시종기>는 당시 파란만장한 고생과 역경을 겪은 여인의 삶이 묻어있는 이회영 선생의 아내 이은숙 선생의 육필 에세이이다. 이 글과 서적이 남다른 점은 그녀가 독학으로 공부하여 한문을 익혔고 일본식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그 문체와 문어가 조선후기의 고문(古文)으로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서간도 시종기 낭독회에 참여중인 패널들

서간도 시종기 낭독회에 참여중인 패널들

‘서간도 시종기 낭독회’는 올해 10월까지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6월 26일 첫 회에서는 ‘서울을 떠나는 이회영과 6형제’라는 부제로 독립운동을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망명길에 오르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낭독회가 끝나고 시민들과 함께 ‘명동 우당길’ 답사도 하였다.

서강도 시종기 낭독회에 참가한 후 명동 우당길을 답사한 후 기념촬영하는 시민들

서간도 시종기 낭독회에 참가한 후 명동 우당길을 답사한 후 기념촬영하는 시민들

서간도 시종기 낭독회는 우리네 독립운동가들의 슬픈 역사와 가족사를 다시 한번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의 가족과 자녀들이 어려운 생활 속에 힘들게 번 돈을 다시 독립운동자금으로 보내면서 함께 이룬 자유 대한민국이 아닌가! 지금 이 시대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잊혀져가는 우리 여성독립운동가분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을 가진다. 그분들의 헌신으로 지금 우리가 누리는 행복과 안녕이 지속되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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