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바다로 풍덩! 정독도서관에서 여름나기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18.08.10. 15:12

수정일 2018.08.10. 16:19

조회 2,488

정독도서관, 등나무 덩굴 아래 조성된 벤치

정독도서관, 등나무 덩굴 아래 조성된 벤치

안국역에 내리면 이색적인 공간이 풍성하다. 인사동과 삼청동, 그리고 북촌까지 어디를 향해도 특별하다. 이 매력적인 명소 사이, 빠질 수 없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정독도서관’이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친 오후, 오랜 세월 서울시민과 함께 한 도서관이자 휴식처인 정독도서관을 찾았다.

정독도서관에 가기 위해서는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돌로 만들어진 담장이 멋스럽게 이어진 감로당 길을 걸어도 좋고,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골목으로 향해도 좋다.

어느 골목을 골라도 후회하지 않을 아늑하고 세련된 풍경이 펼쳐진다. 작고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달콤한 맛집 사이, 한복을 입고 거니는 나들이객 역시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한다. 때문에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은 꽤나 흥미롭다.

옛 경기고등학교 교정에 자리잡은 정독도서관

옛 경기고등학교 교정에 자리잡은 정독도서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은 1977년 1월, 옛 경기고등학교 자리에 터를 잡았다. 52만여 권의 장서와 1,200여 종의 연속간행물, 1만5,500여 점의 시청각자료, 1만2,800여 점 이상의 교육사료를 보유하고 있다. 도서대출, 자료실 및 열람실 이용 외에도 매월 작가초청 강연회와 사진전 그리고 독서회, 인형극, 음악회, 댄스공연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입구, 나무데크로 된 계단을 밟으면 작게 들뜬다. 오랜 동안 함께 한 공간이 주는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 때문일 거다. 학창 시절 100원의 사용료를 내던 시절부터였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지만, 이곳에서 마음의 피로를 풀며 작은 여유를 느끼기도 했다. 정독도서관은 그만큼 편안함이 공존했다.

도서관이지만, 지역주민 사회에서 문화와 쉼터의 장소로 제공되는 곳 또한 이곳 정독도서관의 역할이었다. 덕분에 결혼 후에도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어린이실에서 책을 읽어주고,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공원처럼 조성된 쉼터에서 한가하게 쉴 수 있으니 말이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 정독도서관 정원은 주민들의 여유로운 쉼터이기도 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연못, 정독도서관 정원은 주민들의 여유로운 쉼터이기도 하다

곳곳에 나무가 우거졌으며 넓은 잔디밭과 등나무 덩굴 사이의 벤치에 앉으면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곳은 실제로 역사적인 장소였다. 겸재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리기 위해 인왕산을 바라봤던 자리가 바로 이곳, 정독도서관의 정원이라고 한다.

연못에는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그 주위엔 원두막이 있어 지역 주민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실외 테라피는 물론,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놀다가 배가 고프면 ‘소담정’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금상첨화다. 착한 가격에 집밥과 같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찾은 소담정엔, 많은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더 많은 주민이 쉴 수 있도록 공간을 넓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아도, 날이 덥거나, 날이 몹시 좋아서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정독도서관은 최적화된 장소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어문학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어문학실

식사 후 쉬다가 지루하면 시원한 도서관 건물 안에서 책을 빌려 읽거나 공부를 해도 좋다. 어문학실과 인문사회과학실, 디지털 자료실과 청소년관, 어린이실 등에는 방대한 자료가 보관돼 있으니 말이다. 곳곳에 식수대와 음료 자판기, 휴대폰 충전기가 있으며, 휴게실이나 열람실 곳곳에서 회원가입을 할 수 있도록 PC가 준비돼 있다.

정독도서관 청소년관

정독도서관 청소년관

밤 9시 40분, 문을 닫기 20분 전 열람실을 빠져나오니 밤 풍경 또한 그윽했다. 도서관을 비추는 달빛 아래 앞으로 보이는 남산도 근사했고, 부분조명을 받은 나무 사이를 거닐며 한여름 밤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감로당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운 좋으면 매력적인 목소리를 지닌 아마추어 가수의 거리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밤거리에 빛나는 정독도서관 입구

밤거리에 빛나는 정독도서관 입구

정독도서관은 서울시민에게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교양·학습 등을 지원하여 문화발전 및 평생교육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주변 환경이다. 수많은 책들 사이 자연에 둘러싸인 드넓은 공간과 거기에 어울리는 정감 있는 식당까지. 무더운 도심 한 가운데 존재하는 휴식은 이것만으로도 기꺼이 충분하다.

■ 정독도서관
○홈페이지 : 정독도서관 홈페이지
○문의 : 02 2011 5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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