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역에 개성공단 미싱공장이 있다?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8.07.17. 15:10

수정일 2018.07.17. 17:29

조회 1,696

귀빈실에 개성공단 공장의 미싱 테이블을 재현해 놓았다.

문화역서울284 귀빈실에 개성공단 공장의 미싱 테이블을 재현해 놓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과 북이 서로 협력하고, 함께 나가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문화역서울284’에서는 남북교류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주제로 한 <개성공단>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남북 사람들이 10년 넘게 접촉하고 소통했지만 그럼에도 잘 모르는 공간인 ‘개성공단’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겪었던 문화충격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화합하고 소통했는지, 또 어떠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는지 참여 작가의 예술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개성공단 전시가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284

개성공단 전시가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284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284는 옛 서울역사다. KTX의 등장으로 새로운 서울역사가 세워지고 구 서울역사는 전시, 공연, 영화관람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장 내부에서 서울역에 열차가 들어오는 광경을 지켜볼 수도 있다.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중앙홀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 <로동신문> 및 남학 언론들의 보도내용을 모아서 보여준다. 남북이 활발하게 교류하다가 여러 번의 위기를 맞고 2016년 공단이 폐쇄에 이르는 과정까지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이 개성공단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시민들이 개성공단 관련 언론기사들을 살펴보고 있다

옛 서울역 귀빈실에 마련된 이부록 작가의 ‘로보다방’이 호기심을 끌었다. 북측 노동자에게 지급한 로동보조물자에서 이름을 따온 컨셉스토어로, 복지 물자는 처음엔 초코파이로 시작됐지만 이후 봉지커피, 라면 등으로 확대됐다. 자그마한 가판대에 커피믹스를 비롯해 초코과자, 양갱 등이 가득했다.

이부록 작가의 로보다방

이부록 작가의 '로보다방'

로보다방 앞 카페는 개성공단에서 가동됐던 미싱테이블 공장의 일부 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미싱 위엔 ‘질 좋은 제품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자’와 같이 노동을 독려하는 구호들이 자수로 새겨져 있고, 한 켠엔 찻잔이 놓여있었다. 남북 양쪽이 언젠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공단의 잃어버린 시간을 논의할 테이블을 상징한다고 한다.

질좋은 제품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자라는 구호가 자수로 놓아져 있다

'질좋은 제품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자'라는 구호가 자수로 놓아져 있다

이부록 작가의 작품 외에도 문화역서울284 곳곳에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수제축구화 장인이자 북측 노동자에게 기술을 전수했던 김봉학 명장의 영상과 사진을 통해 남북문제와 정치적 현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남겨놓은 생산품인 LED 램프와 낙하산 원단, 로봇완구, 손수건 원단 등으로 만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봉학 수제 축구화 장인의 축구화 설치작품

수제 축구화 김봉학 장인의 축구화를 선보인 설치작품

전시회를 둘러보니 우리가 잘 아는 그 개성공단 이야기였다. 옛 역장실에 가니 개성공단 거주등록증, 차량통행증, 세관등록증 등 개성공단이 활발하게 돌아가던 때를 기억할 수 있는 행정서류들도 볼 수 있었다.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다양하고 심도 깊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북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작가들의 작품과 다양한 자료를 통해 `개성공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작가들의 작품과 다양한 자료를 통해 `개성공단`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공간,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전시는 9월2일까지 계속되고 관람료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284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개성공단’ 전시

○ 장소 : 문화역서울284

○ 전시기간 : 2018. 7. 6.(금) ~ 9. 2.(일)

○ 관람시간 : 10:00~19:00 (매주 월요일 휴관)

*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21시까지 연장 운영

○ 참여작가 : 김봉학프로덕션, 무늬만커뮤니티, 양아치, 유수, 이부록, 이예승, 임흥순, 정정엽, 제인 진 카이센, 최원준

○ 문의 : 02-340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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