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좋아하는 아이라면 '월드컵경기장 투어'를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18.07.12. 09:57

수정일 2018.07.12. 10:45

조회 1,798

서울월드컵경기장 해설 투어에 참여해 보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해설 투어에 참여해 보았다

대회 28일차! ‘2018 러시아 FIFA 월드컵’의 열기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요즘이다. ‘월드컵’ 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그날의 생생했던 감동이 가슴 깊이 자리한 탓일 것이다. 우리나라 태극전사들이 4강 신화를 기록한 그 역사적 현장과 뜨거웠던 함성을 다시금 느끼고 싶다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해설 투어에 참여하는 것도 월드컵을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슬로건으로 2002년 FIFA 한일월드컵 개막전과 준결승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건립되기까지의 과정은, 한편의 역사와도 같다. 1996년 5월 31일, FIFA는 2002 FIFA월드컵을 대한민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다고 발표하였다.

1988년 하계올림픽을 치룬 수도 서울은,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개막전이 펼쳐질 주경기장을 환경 친화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건설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이곳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쓰레기 처리장으로 15년간 버려진 도시 쓰레기가 거대한 산을 이룬 곳이었다. 어쩐지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이 되질 않는다. 서울시는 사람들이 외면하던 이 악취 나던 공간을 생태적으로 회복시켜, 세계인의 축제가 펼쳐질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1998년 10월 20일 역사적 기공식을 가졌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공법으로 공기를 단축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건설비용을 크게 절약하며, 3년에 걸쳐 완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한지 3년 후, 불결하고 악취가 나서 누구나 싫어하던 쓰레기 산이 서울에서 가장 쾌적한 휴식 공간, 자연과 함께하는 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으며, 그 중심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당당히 자리 잡게 되었다.

경기장 옆 공원, 공원 속 경기장이 멋지게 어울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커다란 사각 방패연의 모습으로 승리를 향한 열정과 21세기를 향한 희망을 띄우고 있으며, 경기장 외관은 한강 마포나루를 상징하는 황보 돛배가 모여 있는 독창적 디자인을 하고 있다.

2002년 태극전사들의 번호판과 얼굴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2002년 태극전사들의 번호판과 얼굴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본격적인 경기장 투어를 위해, 스타디움 투어 출입구를 지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서문 스타디움 투어 대기 공간에서 해설사를 맞이했다. 대기 공간 벽면엔 태극전사들의 사진이 장식돼 있었다. 두근두근, 사진 속 장면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투어의 절반은 마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투어 신청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스타디움 투어 예약안내 접수’를 통해 이루어졌다.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며, 여행사인 경우 회차와 상관없이 예약과 방문을 할 수 있다.

회차 별 총 관람시간은 50여 분으로, 매주 월요일과 명절, 근로자의 날 및 경기행사시에는 휴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투어요금(경기장 관람 입장료)은 현관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성인은 1,000원, 65세 이상 어르신과 12세 이하 아동은 500원이다.

주경기장에 이르자 붉은 악마의 함성과 선수들의 숨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같다

주경기장에 이르자 붉은 악마의 함성과 선수들의 숨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같다

주경기장에 이르자 마음은 이미 2002년도 한일월드컵의 순간에서 멈춘 듯 관중석에서 바라보는 경기장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홍명보, 이영표, 안정환, 박지성 등 푸른 카펫 같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특별한 이유는, 다른 축구경기장과 비교해서 가장 근접하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터치라인 11m, 골라인 17m에 불과하며 지상 6층 꼭대기에서도 그라운드가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했는데, 경기장 남과 북측에 자연색의 고화질 디지털 전광판 2개소가 설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집안 거실에서 스테레오 음악을 듣는 듯한 최고수준의 음향시설과 관람석 일부를 움직일 수 있는 다목적 가변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한 가지! 왜 잔디가 4계절 내내 푸릇푸릇할까? 1년 내내 꿋꿋이 녹색을 유지하는, 이름 하여 ‘켄터키블루그래스(한지형, cool season)’ 덕분이다. 켄터키블루그래스는 서울 기후에 적합하여 월드컵경기장의 잔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선수대기실 라커를 보자 선수들의 땀 흘린 티셔츠와 운동화가 상상이 되었다

선수대기실 라커를 보자 선수들의 땀 흘린 티셔츠와 운동화가 상상이 되었다

이번에는 선수대기실로 이동했다. 선수들 개인별 라커 앞에서, 금방이라도 땀 흘린 수건과 티셔츠를 상상하자 덩달아 가슴이 뛰었다. 2002년 당시 우리 선수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부상 선수들이 치료 받는 공간

부상 선수들이 치료 받는 공간

선수실 옆으로 부상 입은 선수들이 치료 받는 공간이 위치해 있다. 이어서 감독실과 워밍업실을 차례로 방문했다. 감독석에 앉은 히딩크 감독의 전술이 당장이라도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엄숙한 분위기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워밍업실은 방문객들의 메모를 벽에 새겨놓은 것이 눈에 띈다.

히딩크 감독의 전술도 여기서 탄생하지 않았을까

히딩크 감독의 전술도 여기서 탄생하지 않았을까

다음은 영상관에서 한일월드컵 기념영상을 시청한 후에 건립존을 지나 오늘 투어의 종착지인 기념품 숍에서 걸음을 멈췄다. 50여 분의 투어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월드컵의 분위기를 몸소 체험하기에 그만이었다.

실제 운동장을 연상케 하는 워밍업실, 관람객들의 응원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실제 운동장을 연상케 하는 워밍업실, 관람객들의 응원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2003년 영국 축국 전문지 ‘월드 사커’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10대 경기장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선정했다. 월드컵 기간이 아니라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하여 경기장 스탠드 아래 위치한 영화관, 헬스장, 예식장 등 각종 생활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스포츠와 쇼핑문화를 함께 즐기는 즐거움일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설계 때부터 사후 활용도를 염두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을 함께 만든 덕분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 전용 경기장! 세계 최고의 멀티 스타디움! 복합 문화 공간! 이 세 가지 수식어가 아깝지 않기 위해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도 시민의 역할일 것이다.

■ 서울월드컵경기장 스타디움 투어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월요일·명절·근로자의 날·경기행사시 휴무)

○관람요금 : 일반 1,000원 / 장애인·65세 이상·12세 이하 500원(10명 이상 단체관람은 30% 할인)

○홈페이지 : http://www.sisul.or.kr/open_content/worldcup/

○문의 : 서울월드컵경기장(02-2128-2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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