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빈틈에 ‘작은 여행’을 선물한 동네 책방

시민기자 전은미 시민기자 전은미

Visit803 Date2018.07.11 16:45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에서 최재원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에서 최재원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팔지 못한 오래된 책과 따끈한 신간 잡지의 냄새와 함께 정 많은 주인아주머니가 반겨주던 우리 동네 책방. 책을 사러 가는 건지, 이야기를 하러 가는 건지 계산대 앞에서 책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때. 그 시간이 좋아서 월급날이면 서너 권씩 구입해와 책장에 꽂아두면 뭐라도 된 듯했었다. 그러다 빠른 인터넷과 커다란 대형서점에 밀려 하나 둘씩 사라졌었던 그 책방들이, 그 시절 동네책방들이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우리 동네 책방에 작가가 놀러왔다(이하 우.책.작)’의 이름으로 말이다. ‘우.책.작’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16곳 동네 책방에서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는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네 책방이 지역 독서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의 독서문화의 저변이 넓어지기를 기대하는 프로그램이다.

방배동 골목 안쪽에 있는 여행 전문 책방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방배동 골목 안쪽에 있는 여행 전문 책방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동네 책방에서 옛 그리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우리 동네 책방에 작가가 놀러왔다’가 가까운 옆 동네에서 열린다 하여 서울도서관 블로그에서미리 신청을 해보았다.

책방 옆에는 알록달록한 계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방 옆에는 알록달록한 계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여행작가 최재원 씨의 ‘우책작’은 방배동 골목 안쪽(방배역 3번 출구 방향)에 있는 동네 책방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지도 보기)에서 열렸다.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는 여행 인문학을 주로 다루는 책방이면서, 인도 전문 테마여행사이기도 하다. 여행 관련 인도의 소품과 음료 등을 소개하기도 하고, 책모임, 북토크, 전시회나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여는 공간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작가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할 수 있도록 준비해둔 메모판(좌), 작가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시민들(우)

작가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할 수 있는 메모판(좌), 작가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시민들(우)

작가와의 거리가 바로 코앞. 좁은 공간이지만 참가자들은 우리 동네까지 와준 작가를 모두 반기는 얼굴들이다. 최재원 여행작가와 함께 하는 시간, 평범한 동네 서점은 놀랍고 신기한 여행지로 바뀌는 마법이 일어난다.

의 최재원 여행작가

<작은여행, 다녀오겠습니다>의 최재원 여행작가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의 최재원 작가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여행자의 마음으로 휴식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버스 한 두 정거장, 모르는 동네로의 여행은 새로운 관점으로 ‘작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작은 여행은 인도사람을 만나면 망원동도 인도가 되고, 베를린사람과 걸으면 합정동도 베를린으로 보이는 착각을 가져다 준다. 일상의 빈틈에 작은 여행을 껴 놓음으로써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멀어지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이렇게 작은 여행을 전파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여기 서울의 작은 골목도 파리 에펠탑 못지않은 여행지가 된 듯했다.

어둑해진 시간에도 ‘우.책.작’의 열기는 뜨겁다.

어둑해진 시간에도 ‘우.책.작’의 열기는 뜨겁다.

여름 해가 길어 훤할 때 시작된 작가와의 시간은 골목길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이어졌다. 지나가던 동네 분들은 창문 밖을 서성이며 ‘뭐하는 걸까’ 궁금해 하는 얼굴들이다.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에게도 정겨운 동네 서점의 풍경으로 기억될 듯하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작가들이 우리 동네 책방에 직접 놀러온다니! 아직 여러 번의 ‘우리 동네 책방에 작가가 놀러왔다’ 프로그램이 남았다. 도서관의 흔한 경험이 아닌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다른 시민들도 한번 누려보길 바란다.

문의 : 서울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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