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 위에 그리는 '디자인 스터디' 수업 체험기

시민기자 조성희

발행일 2018.06.27. 11:25

수정일 2018.06.27. 17:27

조회 834

헌 책 위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새롭게 디자인 작업 중이다

헌 책 위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새롭게 디자인 작업 중이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모두의 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디자인 스터디'를 체험하러 다녀왔다. 모두의 학교는 옛 한울중학교 자리에 들어선 서울의 새로운 '평생학습센터'인데, 뭔가 지금까지의 학교와는 다르다!

모두의 학교는 하나의 시민학교인 동시에 또 다른 시민학교를 발굴, 육성하는 '시민학교 플랫폼'이라는 신개념을 가지고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공교육이나 평생교육에서 얻지 못했던 배움을 직접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매년 '시민학교 스타트업'을 공모해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모두의 학교에서 약 1개월간 시범 단계 시민학교(새싹틔움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 후에 그 결과를 토대로 우수 스타트업을 선정해서 다음 학기에 정규 단계 시민학교(푸른잎새학교) 운영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2018년 상반기 공모에서 선정된 시민학교 스타트업들 중에서 '디자인 스터디'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보았다.

디자이너들의 모임에서 시작해 시민 참여 수업으로 확대된 ‘디자인 스터디’ 수업 현장

디자이너들의 모임에서 시작해 시민 참여 수업으로 확대된 ‘디자인 스터디’ 수업 현장

'디자인 스터디'는 헌 책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스토리북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3회차 수업 중 마지막 회차에 참여한 터라 2회차를 진행하는 동안 시민학교 참여자들이 작업해온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모두의 학교에서는 어떤 것이든 기획한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는  열린 시스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공간을 처음 설계할 때도 이곳 주민들과 어린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설계되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시민들이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의 학교'는 연간 프로그램 계획서라는 게 없다. 계속 시민들의 제안을 통해 개발되고 회의를 통해 만들어지면 모두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하는 형태인 것이다.

처음 들어간 ‘디자인 스터디’ 교실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도 그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존 다른 곳의 강의실과는 다른 구조로 기다란 타원형으로 둘러앉아서 헌 책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서 재료를 함께 사용하며 새로운 책을 탄생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디자인 스터디' 수업은 그래픽, 편집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캐릭터,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결성한 모임에서 시작했다. 이미 우리의 일상을 통과하여 옛것이 되어버린 헌책 위에 오늘의 이야기를 적어보는 수업이다. 글, 그림, 사진 꼴라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헌책 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으며 나를 기록하고 표현하는 활동이다.

키우는 강아지를 주제로 헌 책 위에 표현해 본 시민 작품

키우는 강아지를 주제로 헌 책 위에 표현해 본 시민 작품

디자인 스터디의 느슨한 연대감이 좋다는 이보람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로서의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각자의 작업, 스터디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또 헌 책을 활용한 공동작업을 하면서 시민들과의 소통도 힐링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모두의 학교'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각자의 개인 작업에도 아이디어나 팁을 얻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 정보를 나누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니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3회의 작업을 통해 헌 책을 자신만의 스토리북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을 함께 나누며 나 자신을 알아가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또 다른 소통의 시간이었다. 나만의 스토리북을 만들면서 만난 나 자신과 타인의 일상 속 스스로를 표현한 내용과의 만남은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완전히 새로운 것들로의 세계로 나아가는 에너지를 주고받는 바람에 끝나야 하는 저녁 7시를 넘겨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완성한 디자인 스토리북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소통의 시간

완성한 디자인 스토리북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소통의 시간

'모두의 학교'의 약 1개월간 시범단계 시민학교(새싹틔움학교)로 운영되었던 '디자인 스터디' 수업에서 만든 시민들의 작품은 전시회를 열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책으로 엮어도 손색 없을 만큼 스토리도 가득했다. 

시민에 의해서 기획되고 시민이 참여해서 시도하는 '모두의 학교'는 이미 만들어진 정형화된 커리큘럼을 가진 것들과는 전혀 다른 학교라는 게 이번 '디자인 스터디' 체험을 통해서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미래의 학교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훌륭한 예를 본 것 같아서 더욱 뿌듯하였다. 서울시민들의 평생교육을 업그레이드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이런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 바로 '모두의 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민이 직접 가르치고 배우는 모두의 학교에서는 현재 여름학기 프로그램 신청을 접수 중이다.

시민이 직접 가르치고 배우는 모두의 학교에서는 현재 여름학기 프로그램 신청을 접수 중이다.

서울시 '모두의 학교'는 여름학기를 앞두고 야심찬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만화 속 요리 따라하기 ▴가족과 옥상텃밭 가꾸기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베이킹 ▴기록 전문가와 함께하는 아카이빙 등 이색 프로그램을 가지고 7월 2일부터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7~8월 여름학기 수강생 모집이 6월 25일부터 시작되었으니 관심 있는 서울 시민들은 '모두의 학교'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 할 수 있다.

또한 7월 7일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칠월칠석 모두의학교 개강파티’도 개최된다. 지난 봄학기에 진행된 수업들을 전시로 만나볼 수 있으며, 독립출판 작가들과 함께하는 북토크, 북갤러리 행사 등도 준비돼 있다.

배움에 대한 버킷리스트가 있는가? 새로운 배움을 원하는가? 서로 배움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모두의 학교'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서울시민들의 작지만 새로운 배움이라면,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모두의 학교'에서 제안하여 배우고 성장해보자!

■ 모두의 학교
○위치 : 서울시 금천구 남부순환로128길 42 (지도 보기)

○교통 :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1·6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또는 신림역 5번 출구에서버스 500·651· 5528번 등 환승 후 KT구로지사 정류장 하차 도보 5분

○사이트 : http://smile.seoul.kr/moduschool

○문의 : 02-852-7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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