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보건지소, 건강검진 체험기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18.06.22. 11:42

수정일 2018.06.22. 17:23

조회 3,267

성북구 동선보건지소

성북구 동선보건지소

지난해 일이다.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았다. ‘보건소’라던 남자는 나의 건강기록을 알고 있었고, 무슨 검진을 받으러 오라고 했다. 흔쾌히 가겠다한 것은 친절한 목소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 건강상태를 알고 챙겨주는 누군가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런 전화를 다시 받은 것은 일주일 전쯤이다.

작년, 검진을 받으러 가지 못했기에 이번엔 가리라 마음먹고 자세하게 듣고 물어봤다. ‘동선보건지소’로 성북구 보건소의 지사라 했으며, 대사증후군을 검사한다고 했다. 다른 직원의 목소리였지만 한결같이 친절했다. 위치를 알려주며 공복상태 8시간만 지켜서 오라고 당부했다. 오전에 가면 될 일이었다.

검진을 위해 동선보건소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검진을 위해 동선보건소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동선보건지소는 성신여대역 5번 출구에서 멀지 않았다.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이었다.  서울시는 보건소와 별도로 동 단위에 '보건지소'를 설치하여 시민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편하게 공공보건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북구에는  현재 동선보건지소와 정릉보건지소를 운영 중이며, 7월 내 장위석관지소를 곧 추가 개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건물 앞 주차장엔 장애인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앞에는 전동휠체어도 준비돼 있었다. 검진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도우미분은 우선 편한 신발로 갈아 신으라 했다. 이어 안쪽으로 들어가 검진표 작성을 해야 했다.

검사를 통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혈액검사

혈액검사

9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이미 사람들이 검진을 받고 있었다. 곧이어 혈액을 검사했다. 손가락에서 몇 방울의 피를 뽑아 검사하는 기계였다. 아프진 않았다. 혈압을 재고 키와 몸무게 측정을 하니 인바디 검사로 이어졌다.

기계에 올라 발바닥을 맞추고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음악이 멈출 때까지 서 있으면 됐다. 2분이 안 돼서 체지방과 근육량, 비만도와 신체 균형의 수치가 출력됐다. 할 때마다 느끼지만 좋은 세상이다.

키와 몸무게, 인비다 검사를 하는 기계(좌) 혈압 측정 기계(우)

키와 몸무게, 인비다 검사를 하는 기계(좌), 혈압 측정 기계(우)

검사는 끝이고 곧바로 상담이 시작됐다. 사람들이 있어도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다. 공복일 것을 알고 두유도 하나 주셨다. 상담을 도와주신 분은 체질량 지수,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 기본 검사 수치를 지난 건강검진 결과와 비교 분석하며 설명해 줬다. 꼼꼼하고 세심했다. 최소 3장 이상의 팜플렛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건강검진 후 이렇듯 자세한 설명은 처음이었다.

끝난 줄 알았지만, 상담부분은 이제 시작이었다. 결과지를 들고 의사상담실에서 상담을 받은 후 운동상담실에서의 상담이 시작됐다. 나이에 비해 어떤 부분이 약한지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설명했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궁금한 것을 죄다 물어봤다. 난, 단백질을 먹어야 했고, 근력 운동이 필요했다.

검진결과를 통해 어떠한 운동이 필요한지를 상세히 상담해 준 운동상담사, 내 몸에 필요한 영양에 대해 설명 중인 영양 상담사

검진결과를 통해 운동상담사는 내 몸에 필요한 운동을(좌), 영양 상담사는 내 몸에 필요한 영양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우).

집에 갈 준비를 했지만, 상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양상담사 분이 옆방에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음식 섭취에 대해 전문가와 이렇게 오래 얘기한 적이 있나 싶었다. 나이 들면 말이 많아지는 게 분명하다. 상담사 분은 나트륨과 칼로리 계산기, 팔토시를 선물로 주셨다.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인 검진결과를 설명해 주는 장소와 별도로 상담실은 모두 6개가 있었다. 의사상담실, 만성질환관리실, 운동상담실, 금연상담실, 생활스트레스상담실, 영양상담실이다. 상담실마다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6개월 후에 예약 날까지 잡았고 미리 연락을 준다고 했다.

운동삼담실에서 상담을 받는 사람

운동삼담실에서 상담을 받는 사람

지난해에 이어 전화를 받았기에, 모든 구민에게 연락을 하는 거냐 물었다. 그렇지는 않았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추후 건강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동의를 한 사람에게만 연락을 한다고 했다. 자세히 읽지도 않고 동의를 했으나 이렇듯 도움을 받게 되는구나 싶었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았으면 몰랐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동선보건지소에서 대사증후군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다

동선보건지소에서 대사증후군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의 건강과 수명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을 밀착 관리하고 있다. 이에 보건소 건강관리센터를 조성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성동, 강북, 동작, 강동, 중랑, 성북, 은평, 금천, 영등포, 관악, 송파구 보건소에서 실시 중이며 올해 안에 모든 보건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개인별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혈액, 혈압, 비만, 흡연 등 건강위험요인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거다. 20세 이상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단, 검사 전 공복 8시간만 지키면 된다.

모든 검사가 끝나면 가장 먼저 상담을 받는 장소

모든 검사가 끝나면 가장 먼저 상담을 받는 장소

만병의 근원을 스트레스라 했으니,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다. 그 다음은 검진을 제때 받는 거다. 1년에 한번은 기본이지만, 6개월에 한번 건강을 관리해 주는 보건소의 관리명단 안에 내가 있으니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몰랐다면, 집에서 가까운 보건소의 건강관리센터를 통해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받아보자. 건강관리를 받는 것만으로 건강해 지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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