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물에 머리감고 수리취떡 나눠먹고...단오 즐기기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18.06.21. 16:10

수정일 2018.06.21. 16:12

조회 1,283

국립민속박물관 오촌댁에서 창포물에 머리감는 시연이 펼쳐졌다

국립민속박물관 오촌댁에서 창포물에 머리감는 시연이 펼쳐졌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을 알리는 세시절기다.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우리의 조상들은 단오를 큰 명절로 여겼다. 단오는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로도 불리웠다. 단오에는 임금이 신하에게 부채를 선물하며 더운 여름을 잘 보내도록 했고, 단오부적을 만들어 나쁜 기운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해 일년 내내 병이 없고 피부가 좋아지며 벌레가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단오 행사가 열렸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단오 행사가 열렸다

지난 18일이 단오날이었다. 이날은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였다. 서울에서는 한성백제박물관과 서울돈화문국악당 그리고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 단오행사가 개최되었다. 그 중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 직접 단오행사에 참여해 보았다. 올해 단오 역시 창포물에 머리 감기, 창포뿌리로 목걸이 만들기, 단오부적 만들기, 수리취떡 먹기, 단오부채 나눠주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서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수리취떡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무료로 나눠주니 더욱 맛있다

수리취떡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무료로 나눠주니 더욱 맛있다

단오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무료로 나눠주는 단오부채와 수리취떡이다. 매년 단오날마다 잊지 않고 찾는 이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리취를 넣어 만든 단오절식인 수리취떡은 쫄깃하며 맛있다. 수리취 특유의 향이 그 맛을 더해준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단오부채는 다른 부채보다 두 배는 크다. 커서 그런지 시원함도 두 배로 다가온다. 수리취떡과 부채를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니 모두 건강하게 더위를 피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같음을 알 수 있었다.

단오부채와 수리취떡을 받은 아이. 큼직한 단오부채 하나만 있으면 더위도 걱정 없다

단오부채와 수리취떡을 받은 아이. 큼직한 단오부채 하나만 있으면 더위도 걱정 없다

단오에는 단오부적을 만들어 액귀를 물리쳤던 전통에 따라 두 가지 모양의 부적을 만들며 재미를 느껴볼 수 있었다. 노란종이와 하얀종이 위에 스탬프를 찍어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 있기에 더욱 좋았다.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던 창포뿌리로 목걸이 만들기는 창포뿌리를 다듬어 구멍을 뚫고 실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창포뿌리에 알록달록 색을 칠하니 그 모양이 더욱 예뻐 인기 만점이었다.

창포뿌리로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볼 수 있다(좌), 단오부적도 만들어 보았다(우)

창포뿌리로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볼 수 있다(좌), 단오부적도 만들어 보았다(우)

우리 조상들은 단오에는 꼭 창포물에 목욕하고 머리를 감았다. 옛 문헌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창포 달인 물을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고 귀와 눈이 밝아 건망증이 없어지고 정신이 또렷해지며 수명이 길어진다고 쓰여 있다. 먹어도 되고 목욕도 하고 머리도 감으니 창포는 우리몸에 참 좋은 재료다.

창포는 머리결을 부드럽게 해주고 피부를 좋게 만들어준다

창포는 머리결을 부드럽게 해주고 피부를 좋게 만들어준다

이 좋은 재료를 하루종일 달여 만든 창포물에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니 번거로움도 잊고 머리를 놋대야에 담갔다. 시원한 창포물이 머리속을 적시고 머리카락이 흠뻑 젖어 부들부들한 느낌이 들었다. 4살 어린아이부터 90이 넘은 할머니까지 창포물에 머리를 감은 이들 모두 창포의 향긋한 냄새와 시원함에 반했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였다. 그들 문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국적인 것이기에 궁금해 하며 직접 시연해보는 이들이 많았다.

단오에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해보니 단오가 더욱 좋아졌다. 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평안하게 지내며 건강을 유지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는 우리의 소중한 세시절기인 단오, 잊혀지는 전통이 아닌 이어지는 절기가 되어 현대인의 일상을 수놓아주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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