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예술가 반딧불이를 만나다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8.06.19. 13:40

수정일 2018.07.04. 16:55

조회 1,984

반딧불이 체험관, 자신의 소원을 적은 반딧불이 카드를 걸고 있는 어린이

반딧불이 체험관, 자신의 소원을 적은 반딧불이 카드를 걸고 있는 어린이

반딧불이는 맑은 1급수가 흐르는 계곡에서만 서식할 수 있어 환경지표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는 반딧불이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세 종류이다. 그 중 길동생태공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애반딧불이로 이름 그대로 크기가 작아 유래된 이름이다. 지금 6월 중순이 애반딧불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시기이다.

멀리 산이나 시골에서만 반딧불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데 바로 ‘길동생태공원’이다. 올해도 반딧불이 축제를 한다고 하여 첫날 발걸음을 향했다.

입구 맞은편에는 ‘반딧불이 체험관’이 있다. 이곳에선 반딧불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배울 수 있다. 반딧불이는 6월 초에 짝짓기를 시작하여 암컷은 약 200~300여 개의 알을 낳고 죽으며, 수컷은 약 15일 정도 더 살다가 죽는다. 알로 지내는 기간은 30일 정도이다. 이 시기에 천적을 피하고 살아남으면 알껍질을 깨고 1mm정도 되는 애벌레로 된다. 물속의 애벌레는 도저히 먹기 힘들어 보이는 다슬기, 물달팽이, 우렁이 등 연체동물을 먹고 산다. 여러 마리의 반딧불이 애벌레가 다슬기 등을 큰 턱으로 문 다음 독침을 꽂으면 몸이 서서히 체액으로 변하게 되며 애벌레는 침을 빨대처럼 사용하여 체액을 빨아 먹는다.

체험관 실내에서 열린 '반디와 아로' 연극공연

체험관 실내에서 열린 '반디와 아로' 연극공연

함께 있는 수족관에서는 반딧불이 유충과 그 먹이가 되는 다슬기 등 여러 종류의 먹이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옛 선조들이 반딧불이 불빛을 이용해 주경야독했다는 유명한 ‘형설지공(螢雪之功)’ 고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기도 마련했다. 애반딧불이 불빛과 동일한 밝기의 LED 전구를 통해 이를 구현했는데 실제 애반딧불이 80마리 정도를 모으면 깜깜한 밤에도 천자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가 된다.

개막행사로 열린 아동극 <반디와 아로>가 ‘반딧불이 체험관’에서 열렸는데 마술공연과 함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였다.

반딧불이 머그컵 만들기에 참여한 아이들

반딧불이 머그컵 만들기에 참여한 아이들

곤충전문가와 함께 하는 ‘생태 특강’, ‘해설이 있는 공원산책’에도 꾸준한 참여가 이어졌다. 생태동화작가 권오준의 ‘북콘서트 - 날아라 삑삑이’도 온 가족이 흥미롭게 들었다. 권오준 작가는 새끼 흰뺨검둥오리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었다.

반딧불이 에코백 만들기 체험

반딧불이 에코백 만들기 체험

공원 입구의 야외광장에서는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부스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다. 반딧불이 머그컵 만들기, 생태울타리 만들기, 천연 모기기피제 만들기, 반딧불이 액자를 만들어 보는 ‘나무공방’, 곤충 모양 ‘천연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자연보존의 소중함과 함께 스스로 참여한 보람과 재미를 선사하였다.

강동구 지역합창단 ‘소리모아'의 열창

강동구 지역합창단 ‘소리모아'의 열창

한편, 야외 무대의 ‘반딧불이 음악 소풍’에서는 강동구 지역합창단 ‘소리모아’, 미추홀 오카리나 ‘앙상블’ 등의 맑고 고운 화음을 들을 수 있었다. 고즈넉한 생태공원의 초저녁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소리에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단비 마술사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비둘기 마술, 카드마술 등도 이 날 인기를 끌었다.

이단비 마술사가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단비 마술사가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반딧불이 군무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반딧불이 야간탐방’이다. 길동생태공원은 2004년부터 반딧불이를 인공사육하였고 2010년부터는 자연서식지를 조성한 길동생태공원이 다음해 7,000마리를 방사한 후 매년 5,00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기자는 첫날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야간탐방에 함께 하였다. 반딧불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에 조용히 다다르자 불빛과 말소리를 금하는 주의사항이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 이내 반딧불이가 여기저기 옯겨 다니며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이 연출되자 여기 저기서 탄성이 나지막하게 울렸다. 정말 공원관계자들의 생태복원과 환경보존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초여름 밤의 생태공원 숲속을 가족, 친지와 함께 거닐며 빛의 예술가, 지상의 별들이 수놓는 아름다운 반딧불이의 향연을 보면서 걷는 것은 빌딩과 아파트 숲과는 다른 환경에서 힐링 체험을 맞는 색다른 경험의 생태체험이었다. 더불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보호하여 공원과 자연 속에서 더 많은 반딧불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기원해 보았다.

한국곤충생태연구소 한영식 소장이 진행하는 ‘반딧불이 생태특강-별을 꿈꾸는 반딧불이’는 6월 23일(토)과 30일(토) 오후 2시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6월 30일(토)까지 매주 주말 오전 10시30분에는 6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지도사가 반딧불이 관련 동화책을 읽어주고 반딧불이 모양 거울도 만들어보는 ‘반딧불이 자연생태동화’가 진행된다.

탐방의 사전 예약은 필수. 축제기간 내내 총 30회 운영하며, 1회당 20명 또는 40명이 탐방할 수 있다. 평일에는 선착순 신청, 주말에는 추첨을 통해 참여자가 선정된다. 축제 기간 중에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은 6월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 길동생태공원 안내
○ 위치 :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 1291
○ 교통 : 지하철은 5호선 둔촌동역 2번 출구에서 시내버스(3412) 환승 후 길동생태공원에서 하차
○ 홈페이지: http://parks.seoul.go.kr/gildong
○ 문의 : 02-472-2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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