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여니 신록이 한가득, 여름 쉼터 ‘정독도서관’

시민기자 김종성 시민기자 김종성

Visit624 Date2018.06.14 15:41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

아직 6월인데 벌써부터 폭염주의보 소식이 들려온다. 동네 길을 지나다 ‘무더위 쉼터’라고 써 있는 곳을 유심히 보게 된다. 도심 속 무더위 쉼터 가운데 제일은 공공도서관이 아닐까 싶다.

서울 종로구 화동에 있는 정독도서관은 왠지 책을 읽다가 졸면 혼날 것 같은 엄격한 이름을 가졌지만 시민들의 무더위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서울 전철 3호선을 타고 안국역에서 내려 정독도서관을 향해 걸어가는 골목길은 다채롭기도 하다. 한복을 차려입고 거니는 국내외 관광객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화사해진다. 이정표 길 이름도 ‘화개길’, 꽃 피는 길이다.

나무가 우거진 도서관길

나무가 우거진 도서관길

정독도서관이란 딱딱한 관공서 같은 도서관 이름과 달리 도서관의 너른 마당에는 푸른 나무들이 참 많이 서 있다. 봄에는 흐드러진 벚꽃을 만날 수 있고, 이맘때면 까맣고 동글동글한 열매 버찌가 나는 왕벚나무도 많다. 도서관 마당에 사는 수백 년 묵은 향나무도 빼놓을 수 없다. 정원 한쪽엔 옛날엔 관아였다는 조선시대의 건축물도 있어서 도서관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눕거나 기대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공간

눕거나 기대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공간

햇살이 비켜가는 무성한 나무 아래로 천천히 걷자니 무더운 날씨에 달구어진 머리와 등짝이 시원해진다. 나무 그늘이 많다보니 다른 곳과 달리 야외 열람실이 있다. 눕거나 기대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재밌는 공간이다. 도서관 마당엔 편안하게 앉아 쉬거나 책 일기 좋은 벤치가 많은데, 등나무 덕에 그늘이 생겨 한여름에도 더울 것 같지 않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원한 원두막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원한 원두막

알고 보니 정독도서관은 원래 경기고등학교 교정이었던 곳으로 학교가 다른 동네로 이전 하면서 1977년에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이전에는 비운의 혁명가 김옥균의 집이었으며,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훈민정음 창제에 공헌한 성삼문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또 경기고등학교의 전신인 관립중학교가 자리잡은 곳이기도 했다.

족보실에서 자료를 찾는 시민

족보실에서 자료를 찾는 시민

정독도서관엔 흥미로운 자료실이 있는데 바로 ‘족보실’이다. 족보실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문의하니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옛날 족보엔 여성들의 이름이 없는데 특이하게도 전주 이씨 집안의 족보엔 여성들의 이름도 빠짐없이 들어가 있단다. 자기 성의 본관과 파만 알고 족보실로 오면 우리 집안 족보를 볼 수 있다. 조상들의 초상화와 무덤 위치가 들어간 족보도 있어 흥미로웠다.

겸재 정선 그림비

겸재 정선 그림비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여기 정독도서관 자리에서 인왕산을 바라보고 ‘인왕제색도’를 그렸다고 한다. 나도 저 앞의 인왕산을 바라보며 나름의 구도를 잡고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물레방아가 있는 연못

물레방아가 있는 연못

작은 연못 주위로 돌돌돌~ 물소리를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원두막도 정독도서관의 여름 명소다. 물가에 있어서 그런지 시원한 기분이 더하다. 책만 읽기에는 아까운 도서관이구나 싶다.

홈페이지 : 정독도서관
문의 : 02 2011 5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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