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광화문광장의 더위를 책임질 '이것'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8.06.08. 14:06

수정일 2018.06.08. 16:51

조회 1,554

이순신장군 동상 앞 광화문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이순신장군 동상 앞 광화문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근처에 있는 바닥분수는 여름이 되면 아이들의 물놀이장이 된다. 아이들은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분수를 향해 돌진하다 부모들이 미처 말릴 새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든다. 래쉬가드까지 단단히 챙겨 입고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지만 준비 없이 와도 괜찮다. 신나게 놀고 나서 젖은 옷은 한 낮 볕에 말리면 되니 말이다.

물놀이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린이

물놀이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린이

여느 해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니 휴일을 맞아 광화문 광장을 찾은 사람들 얼굴이 더위로 발그레 했다. 광장에 있는 분수는 높았다 낮아졌다를 반복하며 시원한 물줄기를 만들어 냈다. 아이들은 공중으로 솟구치는 물줄기 사이사이를 뛰어다니기도 하고 온 몸으로 물줄기를 막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처음엔 물이 무서워서 망설이던 아이들도 금세 생쥐 꼴을 한 아이들과 친구가 됐다. 외국인 여행객도 예외는 아니어서 물 속에 들어가겠다는 아이와 말리는 부모 사이에 즐거운 실랑이가 이어졌다. 엄마가 재빠르게 바지를 벗기자 아이는 팬티 바람으로 분수 속으로 뛰어들었다.

외국인 아이들도 물놀이가 즐겁다(좌), 물에 젖은 옷은 뜨거운 햇볕에 금세 마른다(우)

외국인 아이들도 물놀이가 즐겁다(좌), 물에 젖은 옷은 뜨거운 햇볕에 금세 마른다(우)

물 속에서 시원하게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멈춰 서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도 보였다. 분수 양 옆 차양 아래엔 부모들이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포구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아이가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서 여름이 되면 광화문 분수를 자주 찾는다”며 “어른들은 아이스 커피 한 잔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쿨링포그

지난 6월 1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쿨링포그

이제, 어른들의 무더위를 식혀 줄 새로운 시설물도 생겼다. 바닥분수 바로 옆에서 안개비를 내리는 ‘쿨링포그’다. 수돗물을 고압으로 분무하여 작은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주위의 온도를 낮춰주는 시설이다. 미세입자 형태로 물을 분사하기 때문에 몸이나 옷이 물에 젖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1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쿨링포그는 광화문 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의 더위를 식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촘촘하게 심어진 분수 사이로 안개비가 끊임없이 내리니 시민들은 손을 뻗어 안개비에 손을 적시거나 머리와 몸을 내맡겼다. 유모차를 탄 유아부터 노인들에 이르기 까지 누구나 반겼다. 2중 여과시설을 통과한 수돗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반가웠다.

몸으로 안개를 직접 맞는 것도 시원하지만 안개가 분사되는 장면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다. 실제로도 분무된 물이 열을 빼앗아 주위 온도를 2~3도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쿨링포그에 손을 대고 더위를 식히는 어린이

쿨링포그에 손을 대고 더위를 식히는 어린이

광화문에서 여름나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분수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하늘에서 안개비가 내려 땀을 식혀주며, 주말엔 차 없는 거리가 된다. 이번 여름은 길고 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듣고 여름나기가 걱정이라면 광화문 광장에서 도심 속 휴양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 여름을 좀 더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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