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마당 삼은 ‘은평한옥마을’ 하루 힐링 코스

시민기자 채경민

Visit1,117 Date2018.06.04 16:18

‘한옥 전망대’에서 바라 본 은평한옥마을

‘한옥 전망대’에서 바라 본 은평한옥마을

“와, 그림 같은 북한산을 매일 볼 수 있겠구나. 여기 서울 맞아?”한옥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중년 부부는 탄성을 연발했다. 지난 주말, 은평한옥마을(지도 보기)
에는 북한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온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한옥을 구경하고 담장 너머로 핀 꽃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했다. 다른 한 켠에선 나무를 다듬질하고 두드리는 기계 소리가 요란했다. 얼핏 봐도 10여 곳이 넘는 곳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원주택 바람 타고 6년 만에 ‘완판’

은평한옥마을은 북촌, 서촌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한옥 주택단지다. 한옥의 현대적 매력을 뽐내는 전원 마을로 인기가 높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서울시는 2008년 ‘한옥 선언’을 발표하며 한옥 보급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2011년 은평뉴타운 내 3만㎡ 부지에 한옥 마을 조성 계획을 확정하고, 이듬해인 2012년 9월 분양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측과 달리 땅이 팔리지 않았다. 한옥 건축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아파트처럼 보편적인 거주 공간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대중성’이 떨어졌던 것.

이처럼 지지부진했던 한옥마을 사업은 2년 전부터 반전을 맞았다. 전원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문의가 늘어나더니 최근 156필지가 모두 팔리는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달 준공 승인을 받은 가구 48가구는 입주를 시작했다. 은평구는 내년 말이면 마을 전체가 입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은평한옥마을 내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풍경

은평한옥마을 내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풍경

은평한옥마을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입지다. 한국의 100대 명산인 북한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깊은 산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맑은 날에는 북한산 원효봉, 백운대, 의상봉, 문수봉, 비봉, 향로봉 등 14개의 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이고, 북한산 둘레길 9구간과 가까워 산책하기도 좋다.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의 산 조망이 가능해 자연을 그대로 느끼기엔 제격이다.

이처럼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교통 인프라도 우수한 편이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나 연신내역과도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여서 출퇴근도 불편하지 않다는 게 입주자들의 설명이다.

이곳이 특별한 건 전통 한옥의 단점을 보완한 현대식 한옥 단지라는 점에서다.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의 장점을 접목해 단열, 방음, 보안 등의 측면에서 아파트 못지않은 편리성을 갖췄다. 한옥 사이를 걷다 보면 ‘건축상’을 받은 한옥들도 만날 수 있다. 현관과 주차장을 만들어 양옥의 장점을 접목시켜 놓은 독특한 형태의 한옥에선 과거와 미래의 공존이 느껴져 흥미로웠다.

담장 너머 핀 장미꽃(좌), 한옥마을 인근의 단독주택(우)

담장 너머 핀 장미꽃(좌), 한옥마을 인근의 단독주택(우)

한편 한옥마을 옆으로는 단독주택단지가 자리하고 있는데, 제각기 다른 모습의 주택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미술관, 전망대 등 문화시설 속속 들어서

은평한옥마을에는 역사문화 시설이 풍부하다. ‘진관사’, ‘삼천사’ 같은 고찰과 세종대왕의 여섯째 아들 금성대군을 모신 ‘금성당’이 매우 가깝다.

한옥으로 만들어진 삼각산 금암미술관, 한문화 관련 전시가 주로 열린다

한옥으로 만들어진 삼각산 금암미술관, 한문화 관련 전시가 주로 열린다

지난달에는 ‘삼각산 금악미술관’, ‘너나들이센터’, ‘한옥 전망대’가 문을 열면서 명실상부 ‘한(韓)문화체험특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현재 개관을 기념한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으니 시간을 내어 둘러볼 것을 권한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전경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전경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단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2005년 은평뉴타운 개발과 함께 출토된 다양한 유물과 한옥과 관련한 전시를 볼 수 있어 마을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기획 사진전인 <한옥, 모태적 평온 속에서>는 한 점의 추상화 같은 한옥의 벽과 이를 한지로 재구성한 공간 설치로 한옥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한다.

특히 박물관 옥상에 마련된 ‘한옥 전망대’는 마을 전체를 조망하기에 적합하다. 전통적인 정자의 누마루 형식으로 지어졌는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북한산 풍경은 과히 일품이다.
바로 옆에는 한옥으로 만들어진 ‘너나들이센터’가 있다. 한문화체험특구 전반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2층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한옥 형태의 커피숍

마을 입구에 자리한 한옥 형태의 커피숍

주민들의 주거 공간인 점을 감안해 마을을 둘러볼 때는 최대한 정숙을 유지하고, 담장 안쪽을 들여다보거나 근접 촬영을 하는 등의 행동은 삼가할 것. 담소를 나누고 싶다면 마을 입구에 있는 커피숍 등을 이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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